달봉샘의 성장통

느낌 나누기

달봉샘 2010. 5. 4. 21:53

비가 오면 비 명상을 합니다.

커다란 창문에 아이들이 걸립니다.

저기 대나무 풀잎들이 보이니?

대나무 풀잎에 반짝이는 것이 보이니?

대롱대롱 보석같은 물방울이 보이니?

비가 오면 풀잎들은 열매를 단단다..

이슬처럼 차고 깨끗한 열매를..

"선생님.. 은서 울어요"

"왜?"

"창근이가 좁다고 은서보고 비키라고 했어요"

"은서야.. 창근이가 그랬니?"

"....."

"창근아.. 은서에게 그랬니?"

"너무 좁아서요..."

"누가?"

"우리가요. 은서는 더 좁아서 은서는 창문이 안 보이잖아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보라고 그랬단말이에요"

"은서를 생각해서 한 말이구나.."

"......"

저기 저 풀잎을 봐 봐....

약하고 조그마한 풀잎에

맑고 깨끗한 방울들이 대롱대롱 열렸지?

작고 약한 풀잎이지만 많은 방울들이 달리도록

자리를 내주고 있지?

풀잎을 보면서 거울놀이를 해 볼까? 풀잎처럼..

그럼 저 풀잎처럼 마음도 깨끗해 질것 같지 않니?

"선생님.. 이거 보세요.. 신기해요"

방울에 방울을 타고 방울에 방울을 더하고

고무줄처럼 지익 늘어다더니 폭 떨어지는

처마끝 방울놀이..

물방울은 우리들 마음과 비슷한것 같네?

방울에 방울을 더해서 커다란 방울이 되니 말야..

"저기..저 풀잎들 좀 봐.. 비를 맞으니까 어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요"

"그렇지? 선생님이 들은 이야기인데

저건 풀잎들이 이야기 하는 거래"

"풀잎이 이야기를 한다구요?'

"응.. 나뭇잎이나 풀잎들은 부끄러움이 많아서

사람들이 볼 때는 절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는거야..

그런데..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때가 있대..

바람이 지나가거나 빗방울을 만날 때는

바람 등을 몰래 타고

빗방울 얼굴에 몰래 숨어 이야기를 한다는 거야..

그래서 바람이 불 때에는, 비가 내릴 때에는 나뭇잎이 흔들리는 거래. 이야기 하느라고... "

매일 아침

때-앵... 하는 종소리와 시작되는 시간

아이들과의 느낌 나누기 시간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하루 중 마음과 가장 가까운 시간입니다.

"눈을 감고 종소리를 들어 봐..

종소리를 따라가면 마음의 문을 찾을 수 있단다..."

매일 아침 마음의 문을 열고

선생님과 아이들은

거울없이 자신을 보고 옵니다.

"선생님.. 선생님 목에 걸린것.. 뭐에요?"

"목에 걸린것?"

"이거요.."

'아..이거? 목소리 주머니.."

"목소리 주머니요?"

"그래.."

"그거 없으면 목소리가 안 나와요?"

"아니.. 이거 없어도 나와.. 하지만 이게 있으면

목소리와 목소리가 더해져서 더 두꺼운 목소리가

나오지.. 그래서 이게 있는 사람들은 목소리가 아주

두껍단다.. "

"나는 없는데요?"

"이건 남자 어른에게만 생기는 거야.. "

"왜 남자 어른에게만 생겨요?"

"글쎄? 선생님이 만든게 아니라서 선생님도 잘 모르겠는데 아마 누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 맞출려고 생긴게 아닐까?"

"보면 알잖아요"

"눈은 알지만 귀는 모르잖니?

귀가 알게 하려면 소리도 달라야지.."

빗방울 얼굴에 몰래 숨어

쉴새없이 수다를 떠는 나뭇잎들처럼

옥길동 아이들의 수다가 시작되는

비가 오는 옥길동의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