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의 성장통
비가 내리면
달봉샘
2010. 5. 4. 21:31
비가 내리면 어떤 사람들은 소주가 생각난다고 합니다.
비가 내리면 어떤 사람들은 헤어진 친구가 생각난다고 합니다.
비가 내리면 어떤 사람들은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합니다.
비가 내리면 어떤 사람들은 괜히 싫다고도 합니다.
비가 내리면 아이들은 비를 바라 봅니다.
비가 내리면 선생님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글을 씁니다.
비가 내리면 선생님은 소주같은 글을 씁니다.
비가 내리면 선생님은 보고싶은 친구같은 글을 씁니다.
비가 내리면 선생님은 다정하신 엄마같은 글을 씁니다.
비가 내리면 선생님은 괜히 싫은 마음을 글로 달랩니다.
비가 내리면 선생님은 아이들과 가만히 비를 바라봅니다.
비가 내리면 비는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비 입니다.
비가 내리면 아이들은 비 소리를 듣습니다.
비가 내리면 아이들은 비 소리를 담습니다.
비가 내리면 아이들은 비 소리를 봅니다.
비가 내리면 아이들은 비가 됩니다.
비가 내리면 머리에도 비가 내립니다.
검은 머리 검은 물감 하얗게 씻습니다.
비가 내리면 손가락에도 비가 내립니다.
손 가락 가락 줄기 줄기 따라 갑니다.
비가 내리면 허리에도 비가 내립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픈 비가 됩니다.
비가 내리면 옥길동에도 비가 내립니다.
창가에 둥근 얼굴 아이들이 열립니다.
비가 오면 빗물 되고
햇볕 들면 꽃잎 되는
아이들은 숨을 쉬는 빗물입니다.
그대로의 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