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학교

선생님들의 명상법

달봉샘 2010. 5. 6. 00:17

눈을 감는다.

살아있음을 느끼며

천천히 숨을 쉰다.

숨결 따라 하루를 되짚어간다.

 

순서 없이 아이들 얼굴이 떠오른다.

늘 나를 웃게 해 주는 녀석들이 있다.

만남이 곧 웃음인 녀석들이다.

내게는 그 녀석들이 바로 행복이다.

때 묻지 않은 녀석들

분명 이 녀석들도

때를 묻히며 살 테지만

고운 때만 묻히기를 빌어본다.

 

얼굴이 겹쳐지는 녀석도 있다.

좋으면서도 싫은 표정

새로운 언어를 터득하게 해 준 녀석.

고맙다.

 

또 한 녀석이 떠오른다.

가슴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녀석

하지만 녀석과는 아직

마음 길이 닿지 않고 있다.

못내 안타까운 마음만

가슴에 묻을 뿐이다.

언젠가는 녀석과도

한 마음이 되겠지.

부디 그때까지 선생님이 곁에 있도록

허락해 주길.

 

가만히 생각하면

떠오르지 않는 녀석도 있다.

마치 그림자처럼 형체만 있는 녀석.

오늘 내가 놓친 녀석이다.

다음에는 꼭 가슴에 담아와야지.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욕심만 느나보다.

가슴은 늘 그 가슴인데

담고 싶은 녀석들은

계속 늘어만 간다.

..........

내 죽어 천국에 가지 못한다면

아이들과 이미 천국에서 살다 가기 때문이라

생각할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