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모양
물 컵의 물이 흔들립니다.
식물박사 슛돌이 지호와
꼬맹이 상담 중입니다.
선생님: 준형이 블럭 왜 부셨어요?
지호: 택형이만 시켜요.
선생님: 그래서 화가 나서 부셨어요?
지호: (그렇다는 반응)
선생님: 요즘에도 화가 잘 나요?
지호: 네~
선생님: 어떨 때요?
지호: 몰라요.(물이 뜨거워 입을 대지 못하는 지호)
선생님: 화 났을 때도 뜨거운 물 마실 때처럼 천천히 하세요.
지호: 건욱이가 친구 집에 오면 매일 매일 발로 차요!(갑자기 다른 말)
선생님: 왜요?
재용이: 야! 답답하지? 뜨거운 물? 나도 그랬는데.(갑자기 나타난 재용이)
지호: 몰라요.
선생님: 발로 차지 말라고 하면 되잖아요.
지호: 정호는 내가 놀리는데 갑자기 끼어 들었어요.
무슨 이야기일까요?
편안한 정호와 생명 건욱이가
식물박사 슛돌이 지호 집에 놀러 갔답니다.
그런데, 노는 중에
정호와 지호가 건욱이를 놀렸다네요?
이러한 상황을 보고
마음 아파 하는 사람이 있어
아이들을 통해 다시 듣는 중이랍니다.
생명 건욱이와
물 컵을 사이에 두고 앉습니다.
건욱: 지호네 가서 자동차, 공룡 갖고 놀았어요.
선생님: 지호랑 정호가 놀렸어요?
건욱이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선생님: 응? 지호가 놀렸다던데요?
건욱이: 모르겠어요.(작아진 목소리)
선생님: 왜 놀렸어요?
건욱이: 모르겠어요.
선생님: 지호가 건욱이가 지호를 발로 찬다고 하던데.. 정말이에요?
건욱이: 나도 잘 모르는데...(물 컵만 만지작 거립니다)
선생님: 친구들이 건욱이 놀리는 거 싫지요?
건욱이: 끄떡 끄떡.
선생님: 안 놀렸으면 좋겠지요?
건욱이: 끄떡 끄떡
선생님: 선생님이 건욱이 도와 주고 싶은데 어떻게 도와줄까요?
건욱이: 몰라요.
선생님: 선생님이 친구들에게 말 해 줄테니까 친구들한테 건욱이도 싫다고 말 할래요?
건욱이는 물 컵만 바라봅니다.
선생님: 그래요. 생각해 봐요. 다음에 또 얘기해요. 물은 천천히 마시고.
이유야 어찌되었든
말을 아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말보다는 표정으로
표정보다는 마음으로 전해 주는 이야기.
선생님은 귀도 커야 하지만
마음도 몸 가까이 있어야 함을 느낍니다.
뜨거운 물을
아주 잘 마시는 녀석도 있습니다.
이런 녀석과의 이야기는
짧게 그리고 자주 해야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목수 동영입니다.
선생님: 엄마가 생활 나눔장에 뭐라고 적었는지 알아요?
동영: 몰라요.
선생님: 동영이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누구인지 궁금하시데요.
동영: 문헌기, 권택형, 최지호, 안재용.
선생님: 엄마한테 말해 주세요. 그런데, 왜 다른 친구들하고는 안 놀아요?
동영: 다른 친구들은 재미없게 놀아요. 재밌는거 갖고 놀지 않아요.
선생님: 그렇구나~ 뜨거운 물 잘 마시네요?
뜨거운 물을 잘 마시는 만큼 말도 참 빠르게 하는 동영이.
선생님이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말을 빠르게 합니다.
동영: 다 먹었어요.
선생님: 벌써요? 알았어요. 다음에 또 해요.
동영: 네~ 가서 놀아도 되죠?
선생님: 그래요... (다음엔 가득 부어줘야겠네~^^)
스무 명의 아이들
스무 개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스무 개의 살아가는 모양들이 있습니다.
거기다 선생님 모양까지 합하면 스물 한 가지.
내 모양을 가지고 다른 모양에 맞추면
딱 맞는 모양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 모양대로 아이들을
만들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는 안 되는 노릇.
내 모양이 어떠하든
그 모양 그대로 담아 내는 것.
그것이 선생님 모양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