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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에 간 달봉이 1.

달봉샘 2010. 5. 5. 10:11

'수목원에 간 달봉이'는

아이들과 함께 일곱 밤동안 수목원에 가면서

오고가는 버스 안에서 들려 주었던

선생님의 즉석 이야기입니다.

달봉이, 칠뜩이, 삼룡이는

동화 속 피터팬처럼 나이를 먹지않는

풀씨학교 어린이들의 영원한 이야기 속 친구입니다.

제목: 수목원에 간 달봉이!

일요일 아침!

일곱 살 달봉이와

여섯 살 칠뜩이와

다섯 살 삼룡이는

선생님과 함께 수목원에 갑니다.

풀씨학교 친구들이 수목원에 가기 전에

수목원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모두가 수목원에 처음 오는 것이라면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수목원 친구들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모두가 길을 잃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30분이나 걸어서 겨우 수목원에 도착합니다.

수목원은 커다란 철문이 지키고 있습니다.

철문을 두드리니 수목원 아저씨께서 나오십니다.

수목원 아저씨: 어떻게 오셨어요?

선생님: 수목원 답사 왔는데요!

수목원 아저씨: 그러세요? 그럼, 어서 들어오세요.

철문이 열리자

폭신폭신 예쁜 낙엽이 깔린 길이 두 눈에 가득합니다.

선생님: 이~야! 멋지다!

달봉이: 별로 안 멋진데요?

달봉이는 조그맣게 뜬 눈으로 수목원 아저씨를 쳐다봅니다.

삼룡이: 형아! 선생님은 수목원 보고 말한거야.

칠뜩이: 맞아! 수목원 보고 말한거야.

달봉이: 수목원 보면서 어떻게 아저씨가 멋진 줄 아냐?

삼룡이: 아~니~ 그 말이 아니라...

달봉이: 다시 봐도 역시 별로 안 멋진 아저씨군.

칠뜩이: 어휴~

수목원 아저씨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향긋한 들꽃 향기처럼 좋은 마음을 만드는 웃음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 두 눈이 풍선처럼 커집니다.

가득하던 웃음이 풍선처럼 펑- 터지는 것이

깜짝 놀란 토끼 얼굴입니다.

수목원 아저씨: 이 아이는 들어가면 안 되겠는데요!

수목원 아저씨가 달봉이를 가리킵니다.

선생님: 아니- 왜요?

선생님의 얼굴에도 깜짝 놀란 토끼가 생깁니다.

수목원 아저씨: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데, 이 녀석은 아무래도 수목원 친구들을 괴롭힐 것 같아요. 수목원에 있다보면 그 정도는 느낄 수 있거든요.

수목원 아저씨의 손가락 끝에

두 눈이 반쯤 감긴 달봉이가 있습니다.

달봉이: 내가 안 멋있다고 하니까 아저씨가 화났나 보다.

달봉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눈만 껌뻑 합니다.

선생님이 달봉이 손을 꼭 쥐며 말씀 하십니다.

선생님: 아니에요. 이 녀석이 장난꾸러기이긴 해도 생명을 함부로 해치지는 않아요. 그리고 수목원 안에서는 더욱 조심하도록 할테니 이 녀석도 들어가게 해 주세요. 네?

달봉이: 선생님! 내 이름은 이 녀석이 아니라 달봉이...

삼룡이가 재빨리 달봉이 입을 막으며 말합니다.

삼룡이: 맞아요. 아저씨! 우리 형이 장난 꾸러기이긴 해도 나무들은 아주 좋아한다구요. 그러니까 우리 형도 들어가게 해 주세요. 네?

칠뜩이: 아저씨! 우리 형도 들어가게 해 주세요. 네?

칠뜩이도 덩달아 거듭니다.

수목원 아저씨가 가만히 달봉이를 쳐다봅니다.

순간 달봉이의 두 눈이 갑자기 커집니다.

달봉이: 나랑 눈 싸움 할래요? 내가 이래뵈도...

삼룡이, 칠뜩이: 안돼!!

삼룡이, 칠뜩이가 달봉이의 입을 막습니다.

수목원 아저씨: 좋아요. 그렇게들 말하시니 이 녀석도 들여 보내지요. 하지만, 만약에 수목원 친구들을 하나라도 괴롭히는 날에는 바로 수목원에서 나와야 합니다. 아시겠죠?

어휴~

그렇게 해서 수목원에 겨우 들어 왔지 뭐에요.

장난꾸러기 달봉이 녀석은

누가봐도 장난꾸러기인줄 금방 알아보나 봐요.

달봉이: 치~ 아저씨! 치사하다. 내가 눈 싸움 잘 할 것 같으니까 그냥 가 버린다.

삼룡이: 형아! 아저씨하고 약속 했으니까 수목원 안에서는 장난하면 안돼. 알았지?

칠뜩이: 알았지?

갸우뚱 갸우뚱

달봉이가 고개를 갸웃 거립니다.

달봉이: 이상하다? 내가 형아인데 꼭 동생같은 말을 하네?

선생님: 이 녀석아!! 수목원 안에서는 장난하면 안 된다구. 알겠지?

달봉이: 알았지? 알겠지? 알았지? 알았지?

선생님: 이 녀석아! 선생님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구!

선생님이 더욱 커진 목소리로 말합니다.

달봉이: 알았다구요. 알겠다구요. 내가 그 정도도 모를까 봐요?

하지만요...

선생님: 하지만, 뭐?

달봉이: 저 아저씨는 정말 안 멋진 아저씨라구요. 눈 싸움도 못하고...

선생님: 뭐?

삼룡이: 어휴~ 우리 형아, 정말 걱정된다. 걱정 돼.

칠뜩이: 걱정된다. 걱정 돼!

달봉이가 과연 수목원 안에서는 얌전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