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의 성장통

싫은 친구 좋은 친구

달봉샘 2010. 5. 4. 21:42

구름이 내려 왔습니다.

하늘에 있는 하얀구름이

옥길동 초록 세상 나들이를 왔습니다.

둥실 둥실 뭉게 뭉게 구름이

방울 방울 흩어져

나무잎에 걸리고

빨간 장미 뾰족한 가시에 걸리고

새초롬한 사철단풍에 걸립니다.

옥길동의 아침은 하늘풍경입니다.

하늘구름이 안개가 되었습니다.

붕-

아이들의 엉덩이 씰룩되는

YMCA 버스가 들어 옵니다.

허둥지둥 허겁지겁

뭉게구름 하늘위로 찰싹 달라 붙습니다.

방울 방울 하늘로 쏟구치며

잠자던 노란 민들레 톡 치며 톡 톡..

팔 포개고 잠 자던 노란 민들레

활짝 핀 얼굴이 신기합니다.

"선생님.. 제가 자꾸 귀찮게 해요"

"그래? 이리 좀 와 볼래?"

아이들이 한 녀석만 바라봅니다.

"이 녀석이 너희들을 괴롭히니?"

"예.. 하지 말라고 해도 자꾸 귀찮게 해요"

"모르고 했다고 하면서 자꾸 해요"

"그래?"

얼굴을 바라보니 멀뚱 멀뚱 합니다.

"정말 모르고 그랬니?"

"네"

"모르고 했다...."

"....."

"너희들 중에 이녀석이 싫은 사람?"

"저요" "저요"

너도 나도 손을 드는 녀석들..

"그래? 그럼.. 이 녀석이 자꾸 귀찮게 하는데

다른 반으로 보낼까?"

"네"

큰 소리에 선생님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 알았어.. 그럼.. 우리 이렇게 하자"

"어떻게요?"

"친구들이 한 명이라도 싫어하는 녀석은 모두 다른 반으로 보내기로.."

"좋아요.."

한 명씩 선생님 앞에 세웁니다.

"이 친구 싫은사람?"

"저요" "저요"

"음.. 싫어 하는 친구가 있구나.. 저쪽으로 서 있어라"

"이 친구 싫은 사람?"

"저요" "저요"

한 명씩 한 명씩

선생님 앞에서 얼굴들이 찌그러집니다.

마지막 녀석까지 모두 24명

기브스를 하고 집에 있는 지민이를 빼고 모두 24명

모두 한 쪽으로 서 있습니다.

"너희들 모두 싫어하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모두 다른 반으로 가야겠네?"

"싫어요"

"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 "

"어떻게요?"

"좋아하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질경이반에 남기로.."

"좋아요"

한 녀석씩 선생님 앞에 다시 섭니다.

" 이 친구 좋아하는 사람?"

"저요" "저요"

"너는 다시 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럼, 이 친구 좋아하는 사람?"

"저요" "저요"

"너도 다시 자리에 가서 앉고.."

한 명씩 한 명씩

선생님 앞에서 밝은 해가 됩니다.

"어? 모두 앉았네?"

"그럼.. 모두 다시 질경이반인가?"

"네"

"그렇구나.. 그럼.. 처음부터 다시 하자"

"??"

" 이 친구가 싫은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습니다.

" 왜 손을 안 들지?" 아까는 많이 들었잖아?"

"......"

"친구들이 싫다고 하니까 기분이 어때?"

"싫어요" "짜증나요" "미워요"

"그럼.. 친구들이 좋다고 하니까 기분이 어때?"

"좋아요" "신나요" "행복해요"

"그렇지? 그럼 너희들이 싫다고 하면 이 친구 기분은 어떨까?"

"나빠요!"

"그래.. 너희들이 기분이 나쁜것처럼 이 친구도 기분이 나빠..

너희들도 싫어하는 친구가 있는것처럼 이 친구도 싫어하는 친구가 있어.

너희들이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것처럼 이 친구도 좋하하는 친구가 있어

그것은 모두가 다 똑같아.. 하지만 다른 것도 있지.

얼굴도 다르고 목소리도 다르고.. 키도 다르고..

다르기 때문에 싸움도 생기지.. 하지만 서로 다른 것을 안다면

싸우고 나서도 서로 화해할 수 있단다..

그것을 어려운 말로 '이해한다'라고 해.. 어른들은..

이 친구가 너희들을 귀찮게 할 때 너희들이 선생님에게 얘기만 하지 않고

이 친구를 도와주면 이 친구도 알게 돼.. 그것이 얼마나 싫은 것인지.

이 친구에게 직접 얘기 해.. 그것이 이 친구를 돕는거야..

이 친구가 너희들을 돕는것을 모르지? 이 친구는 너희들을 위해

점심시간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통을 씻어 온단다..

너희들이 흘린 음식물 쓰레기를 말야...

이 친구도 너희들을 돕고 있으니까 너희들도 이 친구들 도와 줘..

그럼.. 서로 이해하게 될꺼야.. "

"알았어요"

"너도 알겠니? 친구들 마음을?"

"예..."

가만히 안아 줍니다.

앉아서 선생님을 바라보는 모든 녀석들은 가만히 안아 줍니다.

"그런데.. 이 녀석들아.. 이야기하느라고 밥 먹을 시간이 30분이나

지났잖아?"

"선생님이 얘기했지 우리가 얘기 했어요?"

"뭐라고? 이녀석들이?"

"우히히...헤헤헤"

30분 늦게 밥을 먹기는 했어도

30년을 더 산 어른보다 더 건강한 아이들입니다.

이 녀석들은 알까요?

아침마다 이 녀석들을 몰래 훔쳐보러

하늘에서 하얀 구름이 살짝 살짝 다녀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