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참새
햇빛 들이치는 현관문을 열면
아침 참새들이 짹짹거리며 들어섭니다.
가지가지 색색의 옷을 입은 작은 참새들이
쉴 틈도 없이 조잘거리며
종종걸음으로 달려 옵니다.
" 사랑합니다!~ "
계단을 밟으면
절로 울려나는 인사 말처럼
선생님 품이 열리며
시작되는 아침 인사.
" 김 달 봉~ "
여섯 살 주희입니다
있는 힘껏 달려와 품에 안기고는
엉덩이를 뒤로 빼며 베시시 웃습니다.
" 나 잡아봐라~ "
" 고추 잠자리인가? 어디... 잡았다! "
" 못 잡았지? 못 잡았지? "
주희 뒤로 머리 하나는 작은 녀석이
퉁퉁거리는 얼굴을 내밉니다.
" 돼지 꿀꿀이! "
" 어디? 돼지 꿀꿀이가 어디에 있어? "
" 여기! "
손가락이 코에 걸립니다.
" 나 안 했다~ "
현관문에 붙어 게걸음으로 들어오던
여섯 살 지우가 후다닥 웃으며 뛰어 갑니다.
" 에잉~ 사랑합니다 안아 주지~ "
" 싫어~ "
언제왔는지 주희가 등 뒤로 와서
목 위로 올라섭니다.
" 가발이다~ "
" 가발 아냐~ 진짜 머리야~ "
뒤 이어 들어오던 다섯 살 현수가 말합니다.
" 바바리! "
" 바바리가 아니구 가발이야~ "
" 가발이야~ "
" 아니야~ 진짜 머리래두? "
줄줄이 사탕처럼 아이들이 들어옵니다.
일곱 살 스스로 민재가 모래시계를 들고 옵니다.
" 이게 뭔지 알아요? "
" 어? 모래시계네? 예쁘다~ "
" 아니~ 이거 왜 갖고 왔는지 아냐구요~ "
" 왜 갖고 왔는데? "
" 오늘 그림동화 영인이 생일이거든요~ "
" 아~ 그렇구나. 영인이 정말 좋겠다. 멋진 선물도 받고. "
꼼꼼이 주영이가 옵니다.
" 선생님~ 나 오늘 일찍 일어나서 스스로 옷 입고 밥 먹고 했어요 "
" 이야~ 잘 했다. 엄마가 칭찬 많이 해 주셨겠네? "
" 아뇨~ 칭찬 많이 안 해 줬는데? "
" 그래? 그럼 선생님이 칭찬 많이 해 줄께..어이구~ 예쁜 녀석.. 잘했어요~ "
어제 오지 못한 친절한 효민이가 달려옵니다.
" 저요~ 할아버지 나무 주사 맞는거 봤어요.. 그게 뭔지 아세요? 있잖아요... "
머리 맡 햇볕마냥
쉴새없이 내리쬐는 이야기를 들으며
또 다른 아이들을 맞습니다.
" 어? 사랑하는 세연이네? 오늘도 사랑합니다~ "
" 영인이 집에 갈꺼야~ "
" 와~ 세연이도 갈꺼야~ 영인이 집에? "
" 영인이 집에 갈꺼야~ "
" 세연이는 좋겠네? 초대도 받고... "
" 영인이 집에 갈꺼야~ "
" 읔..그런데..아가씨~ 이 좀 닦고 다니세요~ 입 냄새가 나요~ "
폴짝폴짝 콩콩콩
여섯 살 한혜가 옵니다.
" 뽀뽀 해 줘~ "
" 그래~ 음~ 쪽! "
" 나두~ "
" 그래~ "
" 쪽~ "
깡총깡총 홍민이도 뛰어 옵니다.
" 사랑합니다~ "
" 히히 "
일곱 살 녀석들은
하나같이 수다스럽든지
굼뱅이마냥 슬그머니 기웃거리든지
투명사람 처럼 못 본 척 안 본 척 들어옵니다.
발빠른 일곱 살 녀석들이 모두 들어간 뒤로
여섯 살 아이들이 국통을 들고 옵니다.
걸음마다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납니다.
깔깔 소리나는 신발을 신은 것 마냥.
" 이야~ 힘 쎈 친구들~ 사랑합니다!~ "
둘 씩 셋 씩 한꺼번에 품에 안겨도
한 아름에 안으며,
" 사랑합니다~ "
마지막으로 가장 조그만 녀석들이 옵니다.
다섯 살 녀석들입니다.
걷다 말다 걷다 말다
움직이는 하나 하나가
귀엽고 예쁜 녀석들입니다.
살짝 품에 안겼다
살짜기 빠져 나갑니다.
" 음~ 이제 다 들어왔나? 그런데, 일어나기 싫다~ "
" 왜요? "
언제 왔는지 일곱 살 여자 친구들이
선생님을 포위하듯 둘러싸고 있습니다.
" 햇볕이 너무 따뜻하잖아~ "
" 오늘 뭐 할꺼에요? "
" 보물찾기! "
" 보물찾기요? 어떤 보물인데요? "
" 글쎄? 들어가서 얘기 해 줄께~ "
" 에이~ 얘기 해 줘요~ 얘기 해 줘요~ "
꼼꼼이 주영이와 친구사랑 가현이가
입 맞추듯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 너 가? "
" 나 안 가! "
" 너는? "
" 나 가! "
" 너는? "
" 나도 가! "
" 무슨 소리야? "
궁금한 선생님이 묻습니다.
" 오늘 영인이 집에 초대받았거든요. 영인이 집에 갈 사람 물어 본 거에요"
" 아하~ 그렇구나~ "
" 보물 찾기 가르쳐 줘요~ "
무지개 승하가 계속 졸라댑니다.
" 응~ 교실에 들어가서... 아참, 어제 선생님 신발에~ "
" 똥 묻었어요? "
장난꾸러기 친구 사랑 가현이.
" 여자 친구가 들어왔어요? "
슛돌이 지호입니다.
" 아니~ 은행잎이 들어왔어. 넣은 적도 없는데~ "
" 가을이 들어 왔구나~ "
꼼꼼이 주영이가 놓치지 않고 말을 받습니다.
" 그래~ 맞아~ 가을이 들어왔었어~ "
" 선생님~ 보물찾기 가르쳐 줘요~ "
" 그래~ 그러자~ 자 우리 교실로 들어가자~ "
다리에 매달린 잘 노는 찬이를
데롱데롱 달고서
선생님은 아침 참새들과 함께
새 아침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