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생님은 왜 선생님을 하시게 되었어요?"
중학교 3학년 녀석의 질문입니다.
"직업은 선택인데.. 선생님은 직업이 아닌것 같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선생님은 직업이 아닌것 같아. 선생님은
그래서 선생님인것 같고..."
중, 고등학생들의 직업 1일체험.
오늘은 선생님 탐방입니다.
아홉명의 아이들과 인솔 선생님 두 분
동그랗게 앉습니다.
"선생님은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만족하세요?"
"직업이라.. 글쎄..한 번도 직업이라고 생각 해 본적이 없으니까 만족이니 불만이니 다른 이야기같은데..
내 삶은 내가 선택한 직업이 아니듯이 선생님이라는 것도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닐것이라 생각하는데..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주어진 삶이라고도 할 수 있고..
우스개 소리로 나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돈까지 주니 너무 고맙더라구.. "
"보수는 어느정도 되시나요?"
"생각하기 나름인데 많지도 적지도 않은 만큼 받지..
씀씀이를 월급에 맞추면 적은 것도 아니야.. 그래서 씀씀이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고.. 하지만 비교를 한다면 적은 편이지.. 이번에 취업한 막내동생하고 선생님 7년차인 나하고 월급차가 두배정도 나니까.. 물론 내가 그만큼 적지.. 하지만 일은 급여로 비교하는게 아니야.. 나의 능력이, 나의 삶이 돈에의해 비교된다면 얼마나 슬픈일이야?... 직업이란 것이 내 삶에 등장하면 잘 생각해야 돼. 왜냐하면 내 삶의 반 이상을 그 속에서 보내야 하니까.. 많은 급여로 행복을 찾는다면 나하고는 다른 이야기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너희들이 남들 다 다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닌다면 남들이 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많은 급여를 주는 직장을 선호하게 될꺼야.. 지금이나 어른이 된 나중이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 삶에 있어 소중한 시간들이라는 것이지.."
"선생님은 언제가 가장 힘드세요?"
"지금..."
"왜요?"
"둘러 봐.. 아이들이 없잖아... "
"히히.. 아이들을 굉장히 좋아하시나 봐요.."
"아이들을 사랑하지.. 아이들도 선생님을 사랑하고..
아이들이 내가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 주고.. 아이들이 오늘 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지..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실제로 아무것도 없어.. 교육안이라고 학부모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내가 가르치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오늘 친구들과 선생님과 자연과 함께 경험하게 될 삶을 상상해 본 것이라고나 할까... 뭐.. .그런거야.."
"아이들이 여기서 무엇을 배우나요?"
"나눔을 배우지..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님을 알게 되지.. 친구들을 통해, 자연을 통해..그래서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거야.. 선생님도 이 속에서 그것을 배우고 있으니까.."
"아이들이 말을 잘 듣나요?"
"그말을 들으면 나는 아직 선생님이 되려면 멀은것 같아... 왜냐하면 선생님은 있는듯 없는듯 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강렬하거든..유일한 남자 선생님이고.. 그리고.. 워낙 떠들기를 좋아해서 이야기를 독점하다시피 할 때가 많아.. 선생님은 말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가르치는 사람이기 보다는 함께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 초짜나 다름없지..뭐"
"선생님을 하려는 친구들에게 해 주실 말씀은요?"
"선생님 하지마라!"
"왜요?"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하는 사람 있을걸? 가까운 사람들이 하지말라고 할 때도 있었지만 나 스스로 나에게 그렇게 말할 때도 많았어.. 남들 말에도 휘청거리는 사람은 자신의 말에는 금방 쓰러지고 말껄? 스스로 결정할 문제야.. 그리고 그 결정은 단단해야 하고.."
아이들과 함께 2시간을 넘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였는지..
무엇을 이야기 했는지..
물어보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주저리 주저리..
아이들이 건네준 작은 액자에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글씨들이 빼곡합니다.
선생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선생님은 이렇다고 떠 들 자격이 있는가..
나는 작은 아이들의 선생님이고
난 단지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 해 보지만
아직도 아직도
선생님이 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선생님인가..
당신은 어떠한 선생님인가..
평생동안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