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의 성장통

지민이 병 문안가기

달봉샘 2010. 5. 4. 21:33

조그만 키에 커다란 눈

왈칵 울음이 쏟아질 것 같은 눈에서

장난꾸러기 지민이가 나옵니다.

지민이는 질경이반 친구입니다.

집에서 책상위에서

장난꾸러기 지민이 장난을 하다

유리에 발가락을 다쳐 병원에 입원을 하였습니다.

지민이 가방장에는 며칠동안 아무것도 없습니다.

"선생님.. 지민이 왜 안 와요?"

"으-응.. 발가락을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단다"

"그래요? 와.. 정말 아프겠다.. "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데.."

"우와.. 지민이 불쌍하다.."

지민이가 보이지 않자

지민이 이야기로 친구들이 분주합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친구들의 안부를 묻는 편지들이 쏟아집니다.

"선생님.. 지민이 한테 안 가요? 지민이 심심하잖아요.."

"가야지.. 언제 갈까 생각 중이다.."

"저도 꼭 데려가세요. .알았죠?

엄마에게 딸기 사달라고 해야지.."

정민이입니다.

쑥쓰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는

동수.. 지민이에 대한 마음이 선생님에게 전해집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창근이..

축구를 좋아하는 창근이..

지민이를 좋아하는 창근이..

꼭 같이 가자고 신신당부합니다.

"지민이가 오늘 수술을 해야 한데요...

그래서 선생님이 오늘 태권도 끝나고 병문안 가기로 했어요..

지민이가 친구들을 보고 싶어해서

친구들도 함께 가기로 했는데

선생님이 고민해서 세 명만 데려가기로 했어요.."

"누군데요? 저도 데려가나요?"

"창근이, 동수, 정민이에요..."

"와...좋겠다.. 저는 왜 안 데려가요?"

"태권도 끝나고 가기 때문에 태권도 하는 친구중에서 골랐고

병원에서 집이 너무 먼 친구는 선생님이 데려가기 힘들어요...

그리고.. 너무 많이 가면 병원에 있는 아픈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니까 딱 세 명만 가기로 했어요.."

"나도 가고 싶은데..."

"이 세 친구들이 친구들 대신 가는 것이니까 다른 친구들은

지민이에게 마음을 보내세요.. 선생님이 잘 전해 줄께요.."

친구들 몰래 편지를 내미는 내경이..

"선생님.. 이거 지민이한테 전해 주세요..."

"그래.. 꼭 전해줄께.."

태권도 시간이 끝났습니다.

태권도 버스가 떠납니다.

"선생님... 우리는 뭐 타고 가요?'

창근입니다.

"음.. 걸어갈꺼다.."

"걸어가요? 병원까지요? 우와.. 다리 아프겠다.."

친구들이 함께 그린 그림편지는 창근이가 들고

엄마를 졸라 산 딸기는 정민이가 들고

동수는 설레는 마음을 들고

선생님, 창근이, 동수, 정민이가 지민이를 찾아 갑니다.

옥길동 언덕을 넘어 갑니다.

"선생님.. 저 조그만 강아지는 왜 맨날 짖어요?"

재활용 센터에 있는 조그만 강아지입니다.

"으-응.. 자기집에 오지 말라고 짖는거야.."

"그럼.. 토끼는 왜 안 짖어요?"

"토끼는 눈으로 짖는다..."

"눈으로요?"

"그래..그래서 눈이 빨갛지.. 눈으로 짖어서.."

"선생님. .정말 걸어갈꺼에요? 병원까지요?"

"아니.. 차 타고 갈꺼야..

선생님이 운전을 못해서 택시 탈거다.."

"이야.. 신난다..."

택시 안 입니다.

"어이구..딸기네요.. 딸기 한 상자에 얼마나 해요?"

택시 기사님이 묻습니다.

"글쎄요..제가 사지 않아서.. 정민아 딸기 얼마니?"

"몰라요.. 엄마가 사서.. 아마 9,200원 할껄요?"

"아니야.. 십만원은 넘을꺼야.."

"아니야.. 그렇게 많지 않아.. "

동수는 뭐가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입니다.

"이야..저기 바람개비있다. .바람개비.."

바람개비가 어디에 있지?

잘 찾아보니 택시 미터기에 있는 주행표시 그림입니다.

"택시가 가니까 바람개비가 돈다.."

"바람개비가 어디있다구.. 참..."

정민이와 창근이는 연신 입씨름을 하고

동수는 가운데 앉아 헤헤 웃기만 합니다.

"선생님.. 저기..야인시대에요.."

신호대기에서 옆에 본 버스광고를 보고

정민이가 말합니다.

"야인시대? 그거 어른들이 보는 텔레비젼 아니니?

정민이 텔레비젼 보니?"

"야인시대가 뭐야?"

창근이가 모르는 척 합니다.

"야인시대가 뭐야?"

동수도 모르는 척 합니다.

정민이 난감해 집니다.

"나도 야인시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지?

나 텔레비젼 안 봐요.. 선생님.. 정말요..."

거짓말쟁이 녀석들..

하지만 한 번은 넘어 갑니다.

"자..내리자.."

"여기가 어디에요?"

"병원이다.."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병원에서는 큰 소리로 말하면 안 된다..

아픈 사람들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니까.."

"알았어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조그만 지민이.. 휠체어에 앉아 있습니다..

"지민아..."

수술을 기다리는 지민이와

복도에서 만났습니다.

"안 아프냐?"

창근이가 지민이 발을 만지며 말합니다.

"만지면 안돼.. 아파..."

지민이를 보자마자 가방부터 여는 동수입니다.

편지를 꺼내 지민이 무릎에 놓습니다.

"지민이가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금 기다리는 중이에요.. 친구들이 와 줘서 고맙구나.."

지민이 어머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조그만 환자복을 입은 지민이

커다란 눈으로 쳐다만 봅니다..

"친구들 만나니까 좋지?"

"예..좋아요.. "

장난꾸러기 지민이가 많이 울었나 봅니다.

"자..우리..방에 가서 기다리자.."

지민이는 휠체어에 앉아 있고

친구들은 보호자 의자에 앉습니다.

지민이 어머님께서 바나나를 꺼내 주십니다.

"너희들 바나나 먹을래?"

바나나를 꺼내자 마자 손들이 달려 옵니다.

"이 녀석들.. 놀러 왔냐?"

"괜찮아요.. 아이들은 다 놀러와요.."

바나나를 먹는 녀석들..

과자를 먹는 녀석들..

먹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우와.. 배고파서 계속 들어간다..."

"히히.. 너.. 원숭이냐?"

정민이를 보고 지민이가 말합니다..

"어... 나 원숭이야..끼끼.. "

"지민아. .선생님이 편지 읽어 줄께.."

편지를 뜯습니다.

동수의 편지입니다.

조그마한 인형이 나옵니다.

동수가 말하고 엄마가 써 준 편지가 나옵니다..

지민이 얼굴에 웃음이 번집니다.

창근이 편지입니다.

투명 테이프를 너무 많이 붙여서

편지를 여는대도 한참이나 걸립니다..

"에구.. 열기 너무 힘들다..

보물 편지인가 보다.."

"히히.. 정말.. 또 있네.. 테이프.."

지민이도 신나 합니다.

공룡을 그린 그림.. 창근이가 쓴 편지가 나옵니다.

"공룡을 어떻게 이렇게 잘 그려?"

지민이가 묻습니다..

"쉬워.. 이렇게 이렇게 이빨만 그리면 돼.."

"나중에 지민이 다 나아서 오거든 창근이가 가르쳐 줘라.."

"네.. 그럴께요.."

내경이 편지입니다.

꼬깃 꼬깃 접은 편지안에

내경이 사진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름이 지민이가 아니고 정민이입니다.

"엉.. 정민이라고 써 있네.. 이거 정민이한테 쓴 편지인가?

정민아.. 내경이가 너 좋아하니?"

바나나를 열심히 먹고 있는 정민이..

"아니요? 안 좋아하는데요?"

"으-응.. 안 좋아한데..그럼 지민이한테 쓴 편지 맞나보다..

이름을 잘못 썼나봐.. 지민아..."

지민이는 웃음으로 답합니다.

"정민이 편지는 어디있니?"

"저요? 딸기 있잖아요? 딸기.."

"아.. 그렇구나.. 딸기가 편지구나.. "

"선생님이 주는 편지는 태권도 뺏지야..

지민이가 발을 다쳐서 태권도를 많이 못하니까..

선생님이 뺏지를 가져 왔어..

못하는 동안 잊어버리지 말라고.."

바나나를 먹던 창근이 눈이 번쩍 합니다.

"선생님.. 뺏지 몇개 준거에요?"

"응? 왜?"

"그냥요? 몇 개 준거에요?"

"응.. 다섯개.."

"다섯개요? 정말 좋겠다.."

"너는 몇개 받았는데?"

"하나도 없어요.. 정말 좋겠다.. 지민이는.."

그때부터 창근이는 지민이가 받은 뺏지만 바라봅니다.

"지민이 많이 아프겠다..나도 옛날에 주사 맞았는데

너무 아프더라.."

"주사 맞는게 아니고 수술하는거야.. "

"우와..그럼 더 아프겠다.."

"아니야..마취해서 안 아파.. 잠만 자는거야..이렇게.."

지민이가 커다란 눈으로 말합니다.

"마취가 뭐에요?"

"몸이 안 아프게 하는 주사야.. 그 주사를 맞으면

수술을 할 때 하나도 안 아파.. 그냥 잠만 자게 되는거야.."

"그렇구나.."

"수술하는거 볼 수 없어요?"

"안돼..의자 선생님은 수술할 때 조용하게 해야 하거든.."

"그럼.. 창문도 없어요?"

"없어.. 수술실에는 의사 선생님.. 간호사 누나 말고는

들어갈 수 없어..."

"에이.. 보고 싶은데.."

창근이는 궁금한게 참 많습니다..

정민이는 계속 바나나만 먹고 있습니다.

동수는 바나나 한개를 두 손에 꼬옥 쥐고 있습니다.

"자.. 이제 수술할 시간이에요.."

간호원 누나가 옵니다.

휠췌어를 탄 지민이를 따라 수술실로 갑니다.

"지민아.. 울지 말고 해..알았지?"

창근이가 엄마처럼 말합니다.

"그만 들어가라.. 저기 뭐라고 써 있는지 봐라..

수술실이다.. 수술실에는 들어가면 안돼..."

수술실까지 들어가려는 녀석들을 붙잡고

지민이와 인사합니다.

"지민아.. 잘해.. 울지마..."

친구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녀석들..

지민이 커다란 눈으로 쳐다 보기만 합니다.

마스크를 한 의사와 간호사 누나들이 보이고

천천히 천천히 수술실 문이 닫힙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너희들도 고맙다.."

"나중에 연락드릴께요.. 안녕히 계세요.."

마스크를 한 간호사 누나가 꼬멩이 세 녀석을 보고

머리를 쓰다듬고 수술실로 들어 갑니다..

짜장으로 그림을 그리며

짜장면을 먹습니다.

선생님과 먹는 맛있는 짜장면입니다.

"선생님.. 만두도 시켜주세요..

저는 짜장면 먹을 때 만두랑 먹어야 해요..

근데.. 배가 아프다.."

정민이 입니다.

어쩐지.. 바나나를 많이 먹더니..

"그럼.. 선생님 ..돈 많이 있어야 하잖아..

선생님. .전 짬뽕시켜 주세요.."

창근이입니다.

동수는 바나나 한 개를 꼭 쥐고 짜장면을 먹습니다.

"너희들.. 친구들에게는 비밀이야.. 짜장면 먹은거.."

"왜요?"

"친구들이 알면 다 사 달라고 할꺼니까..

그럼... 선생님이 다 사 줘야 하니까..

그럼.. 돈이 많이 많이 필요 해..."

"맞아..맞아. .그럼.. 선생님이 부자가 되야 해.."

"성원이 한테는 얘기해도 되죠? 성원이는 제 친구거든요.."

"안돼..성원이도 질경이반이잖아... 질경이반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않기..알았지?"

"네..비밀..비밀... 쉿...."

동수가 손에 꼭 쥐고 있던 바나나..

엄마를 주기 위해 꼬옥 쥐고 있던 사랑이었습니다..

놀이터입니다.

그네를 탑니다.

창근이가 그네를 탑니다.

동수가 그네를 탑니다.

정민이가 그네를 탑니다.

다리를 폈다 오므렸다.. 폈다 오므렸다...

하늘까지 올라 마침내 하늘을 깨뜨렸습니다.

쨍그랑.. 하늘이 깨지면서 하나님이 화가 나셨습니다..

어떤 놈이냐?

정민이요.. 동수요.. 창근이요..

이놈들.. 네놈들..벌로 하늘을 깨끗이 닦아라..

하늘을 닦습니다.

구름을 꾹 짜서 하늘을 닦습니다.

지나가던 비행기 하늘에 낙서를 합니다.

화가나서 비행기 엉덩이를 발로 뻥 찼더니

방구만 뽕 끼며 도망갑니다.

비행기 따라 구름을 던져두고 도망갑니다.

하얀구름 걸레질에 검은구름 생겼습니다..

엄마들을 기다리며 놀이터에서 그네놀이를 합니다.

병문안을 못 가서 아쉬워한 친구들의 얼굴에

친구들을 대신한 세 명의 친구들의 얼굴에

수술을 마치고 곤히 잠든 지민이의 얼굴에

친구들의 얼굴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마음에

밟혀도 밣혀도 다시 살아나 초록잎 푸른

질경이 꽃 예쁘게 길가에 피어 납니다.

우리는 길가에 핀 예쁜 질경이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