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에게 들려주는 선생님의 동화
아주 오랜 옛날에는 사람들의 눈이 하나밖에 없었데....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지?
사람의 눈이 하나밖에 없다니 말야..
하지만 옛날에는 정말 사람들에게 눈이 하나밖에 없었단다..
그런데 왜 지금은 눈이 두 개가 되었을까?
궁금하지?
선생님이 이야기를 해 줄께..
아주 오랜 옛날...
우리 지수가 태어나기 전에, 지수 엄마, 아빠가 태어 나기도 전에
지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태어나기도 전인 오랜 옛날 이야기야..
그 때는 산에 사는 호랑이, 늑대, 원숭이, 고양이 등 동물들도 모두 말을 할 줄 알았고
나무들과 풀, 꽃들도 모두 이야기를 할 줄 알았데..
그뿐인줄 아니? 물속에 있는 거북이도 졸리면
"아이 졸려 " 얘기하며 하품을 했데..
그런던 어느 화창한 봄날이었어..
얼굴이 예쁘게 생긴 한 젋은 아가씨가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산책을 하고 있었단다..
그 아가씨 이름을 뭐라고 할까?
그래... 지수라고 하자.. 그래도 괜찮지?
지수는 봄 햇살과 봄 바람이 너무 따뜻하고 시원해서
숲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산책을 하고 있었단다..
그때 나무위에서 열심히 등을 긁고 있는 원숭이를 만났어..
"안녕.. 원숭아.. 화창한 날씨지?"
지수는 반가운 마음으로 원숭이에게 인사를 했지..
원숭이는 등을 긁다 말고 지수를 뚫어 져라 쳐다 보기만 하는거야..
그리고는 배꼽이 떨어져라 마구 웃어 대는 거야..
" 웃긴다.. 정말 웃긴다.."
"뭐가 그렇게 웃기니?"
지수는 궁금해서 원숭이에게 물었어..
" 너는 왜 눈이 하나밖에 없니? 눈이 하나 밖에 없으니까 정말 웃기는 구나"
지수는 기분이 나빴지만 꾹 참으며 말했어..
"눈이 하나밖에 없어도 하나도 불편하지 않은걸?"
"그래도 다른 친구들은 모두 눈이 두개인데 왜 너만 눈이 한개이니?"
"글쎄.. 하지만...."
원숭이는 지수가 말을 하기도 전에 나무위로 올라가 버렸어..
지수는 약간 기분이 나빴지만 좋은 기분이 사라질까 봐 계속 산책을 했지..
바위위에서 하품을 하고 있는 거북이를 만났어..
"거북아.. 안녕.. 정말 좋은 날씨지?"
거북이는 하품을 하다가 깜짝 놀라 바위위에서 떨어 졌단다..
그때에 목이 그만 몸 안으로 쑤욱 들어가고 말았어..
그래서, 거북이는 지금도 부끄럽거나 무서우면 목을 몸 속에 감춘다고 해..
거북이는 겨우 겨우 머리를 빼면서 말했어.
"안녕하지 못해. 난 지금 졸리거든..."
그러더니 금방 배꼽이 떨어져라 웃기 시작하는거야..
"푸하하하.. 너는 왜 그렇게 생겼니? 눈이 왜 하나밖에 없어? "
"그래도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
"에이.. 불편하지 않아도 이상한걸? 눈이 하나밖에 없으니..."
"하지만.. 나는.."
지수가 말을 하기도 전에 거북이는 풍덩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어..
지수는 기분이 많이 나빠졌어..
원숭이도 거북이도 하나밖에 없는 지수의 눈 얘기를 하면서 놀렸으니 말야..
지수는 거북이가 앉았던 바위위에 앉아 곰곰히 생각을 했단다..
"눈이 꼭 두개가 있어야 이상하지 않은건가? 내 눈이 어떻다고 그래?"
거북이가 사라져 버린 물 위로 눈이 하나밖에 없는 지수얼굴이 보였어..
지수가 물 속에 비친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을 때
숲속의 나무들이 나뭇잎을 비비며 지수에게 말을 걸어왔어..
"산 꼭데기에 사시는 하나님을 찾아가 봐..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셨으니까 너를 도와주실꺼야"
"정말?"
물속에 비친 지수의 얼굴은 환하게 웃었어...
지수는 곧장 하나님을 찾아 갔단다..
하나님께서는 빨래를 하고 계셨어.. 검은 구름을 쓱싹 쓱싹 문지르니
솜처럼 하얀 구름이 되었어.. 하얀 구름을 하늘에 하나씩 하나씩 말리시는 중이셨어..
"하나님.. 저는 왜 눈이 하나밖에 없나요? 저도 눈이 두개가 되고 싶어요"
하나님께서는 지수의 얼굴을 바라보며 빙긋이 웃으셨어..
"사람에게도 눈은 두개란다.. 얼굴에 있는 눈을 가만히 감아보렴..
그래도 내 목소리가 들리고 내 마음이 느껴질껄? 그것은 네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이란다
사람에게는 마음에도 눈이 하나가 있단다.. 얼굴에 있는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기 위해서지. . 얼굴에 있는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 이세상에는 많단다..."
"그래도 싫어요. 저도 얼굴에 눈을 두개 달아 주세요.. 네?"
하나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지수의 얼굴을 쳐다 보셨어..
"후회하지 않겠니? "
"아니요..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꺼에요.."
"그럼 그렇게 해 주마.. 하지만 다시는 마음에 눈을 달 수 없단다... 알겠니?"
"예.. 알았어요.."
지수얼굴에는 이제 눈이 두개가 되었어..
지수는 너무 신이 났지..
그래서 원숭이에게 새로 생긴 눈을 자랑하러 갔단다..
"원숭아..원숭아.. 이것 봐...이제 내 눈도 두개가 되었어.."
하지만 원숭이는 대답은 하지 않고 '끼 끼 끼.. ' 이상한 소리만 내었어..
지수는 바위위에서 하품을 하던 거북이를 만나러 갔어..
"거북아. .거북아.. 이것 봐... 이제 나도 눈이 두 개가 되었어"
하지만 거북이는 놀라서 얼굴을 몸속에 숨겨 버리는 거야..
"왜 모두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지? "
지수는 숲속의 나무들을 보며 얘기를 했단다..
하지만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어..
그때부터 사람들은 눈이 두 개가 되었지만
원숭이의 말도 거북이의 말도 나뭇잎을 비비며 얘기하는 나무의 소리도
들을 수가 없게 되었단다..
사람들은 그때부터 사람들하고만 말을 하게 되었지..
지수야..
하지만 말야...
사람의 마음에는 마음의 눈이 있던 자국이 있어서
동물들을 사랑하고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눈을 감고 조용히 들으면
동물들의 소리가 나뭇잎들의 속삭임이 들린다는 이야기도 있어..
우리 지수도 눈을 감고 조용히 들어 봐..
동물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지..
나뭇잎들의 속삭임이 들리는지.....
이야기 끝..
이 이야기는,
졸리운 점심시간에
질경이반 친구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도 졸라서
선생님이 쓱싹 쓱싹 지어서 해 준 이야기란다..
지수에게 매일 이야기를 들려 주었던 것처럼 말야..
지수야..
동물들을 사랑하고 나무와 꽃을 좋아하던 예쁜 지수의 마음이 생각나서 적어 보았단다..
언제나 사랑이 가득한 지수의 마음을 기억할께..
사랑해...
-질경이반 선생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