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의 성장통

참새 오줌싸다!

달봉샘 2010. 5. 4. 22:22

화장실

하나 밖에 없는 소변기 앞에 서다.

찰나의 명상시간을 방해하는 주먹만한 새 둥지

커다란 창 하늘과 땅 사이

하늘로만 삐죽한 들풀 들 사이

들풀을 땡겨 달린 작은 새 둥지 하나

아침은 모두 새 둥지 속에 담기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참새

새 둥지 둘러 싼 재잘거림 참새

꼬리를 삐죽 내민 알 품는 참새

실내화 들고 맨발로 걷는 녀석

어머 어머 말 못하는 선생님

새 둥지 한 마리 참새 오줌싸다.

인라인 스케이트 바퀴달린 신발

신발달린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꼬멩이 엉금걸음 참새 오줌싸다.

뽀송뽀송 엉덩이 오줌내 씻기고

바비인형 옷 입히듯

인형같은 놈 옷 입히고

세탁기 둘 둘 말아 돌어서는 창가에

새 둥지 한 마리 참새 오줌싸다.

통통한 오줌내 아침을 담다.

- 아침 일찍 소변을 보는데 아침창가 들풀들 사이로 참새가 집을 지었데요. 신기해서 들여다 보며 이놈, 저놈, 이 선생님, 저 선생님 구경하고 구경으로 시작된 첫 수업에 바퀴달린 신발 걸음마 쟁이 녀석이 바퀴재미에 오줌에 옷젖는줄 몰랐데요. 오줌내 가득한 옷 갈아 입히며, 쓱싹 손닦으며 일어서는데 참새 재잘대며 꼬리를 살살 흔드는것이 꼬옥 오줌쟁이 참새를 닮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