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아이들에게 기운 받기!
오늘 어떤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아이들 가르치는게 힘들지 않냐고.
가르치려 들면 힘들다고 했다.
안가르치려고 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사실 가르칠 것도 없다고 했다.
아이들은 이미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서
아이들에게 기운을 받느냐고 되물었다.
아이들에게 기운을 뺏기면 뺏겼지 어떻게 기운을 받을 수 있냐고 되물어 왔다.
기운을 뺏기기만 하는 것은 말이나 행동이나 무엇을 주려고만 해서 그렇다고 했다.
사실 애들은 잘 받지도 않는 것을 억지로 주려고 하니까 기운을 뺏긴다고 했다.
주려고 해서 주는 것도 아닌데 주게 되고 덩달아 나도 받게 되는 것이 소통이고
기운은 주고 받는 것이라 했다.
도통 도사같은 말만 한다고 혀만 차다 가버렸다.
나도 아이들에게 늘 기운을 받는 것은 아니다.
수업을 하다보면 기운을 뺏기는 것은 아니지만 저절로 소진될 때가 많다.
이것 또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까닭이다.
특히 안양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나로서는 아직까지 아이들 마음 문에 다다르지 못했다.
그러니 노크는 고사하고 녀석들 마음 엿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정성껏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조만간 올 것이다.
요즘 체력 소모가 많은 것도 그 탓이다.
몸 놀이가 끝날 때마다 아이들을 가슴으로 안아 주며 매일 체크를 해 본다.
가끔씩 볼에 뽀뽀를 해 주고 가는 녀석도 있다.
그럴 때면 살짜기 기운이 솟는다.
아이들과 보다 자연스러워질 때 쉽게 말해 죽이 맞게 될 때
기운은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돌고 돌게 된다.
그 맛을 한 번 보게 되면 평생 그 느낌을 잊지 않는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아이들이 기운을 빼앗아 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이들 앞에서 스스로 기운을 그렇게 써 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의무감 내지 책임감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이 기운을 빼앗아 가는 것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이들이 내뿜는 기운은 순수하고 맑고 건강하고 깨끗하다.
그 기운을 받아 들일 줄만 알아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교사라면 한 번 노력해 볼 만한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