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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나라 동화나라

만득이와의 만남


만득아 ..안녕...

어? 선생님께서 어쩐 일이세요?

선생님 마음에 생긴 병을 좀 고쳐주었으면 해서..

무슨 병이요?

방학병..

헤헤헤..

왜 웃니?

그건 병이 아닌데요? 귀신도 아니구요..

그럼.. 못 고친다는 이야기니?

병이 아닌데 고칠 필요가 없죠..

잘 모르겠어..

선생님!

응?

제가 누구게요?

너? 만득이지..

그래요.. 만득이에요.. 저는 선생님이 만드셨잖아요..

그래..그렇지..

저를 왜 만드셨어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싶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그렇죠? 자.. 그럼.. 제 머리에 '콩'하고 꿀밤을 한 번 해 보세요..

꿀밤? 아플텐데?

에이... 안 아파요.. 한번만 해 보세요..

그래.. 해 달라면..

짜-잔!

어? 너는 달봉이잖니?

맞아요..전 달봉이에요..

만득이는 어디가고 네가 나타난거니?

만득이가 달봉이에요..

만득이가 달봉이라고?

예.. 만득이가 달봉이구요.. 달봉이가 칠뜩이구요 칠뜩이가 삼룡이에요..

그게 무슨 말이니?

에이.. 선생님이 잘 모르면 어떻해요? 선생님이 만들어놓고..

잘 모르겠는데?

선생님이 잘 알 수 있게 제가 선생님을 선생님 마음속으로 데려다 드릴께요.. 잘 아시죠? 저는 사람의 눈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

그렇죠. 선생님이 만든 이야기니까.. 자.. 그럼.. 저를 따라와 보세요..

여기가 내 마음속이니?

예..여기가 선생님 마음속이에요.. 뭐가 보이세요?

아이들..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이 많죠?

그래.. 아이들이 참 많구나..

선생님 마음은 아이들 세상이에요.. 아.. 저기.. 저 아이 좀 보세요.. 누구를 많이 닮은것 같지 않으세요?

어디.. 어?.. 나 어렸을 때랑 많이 닮았네..

그렇죠? 저 아이가 바로 선생님이에요..

뭐라고? 저 아이가 바로 나라고?

예... 선생님 마음에는 어렸을 적 선생님이 살고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가끔씩 아이가 된것같은 생각이 드신적 없으세요?

있어.. 가끔씩 정말 내가 어린아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맞아요.. 바로 그 때가 저 아이를 선생님이 느낄 때에요..

그런데.. 왜 내 마음속에 어린시절 내가 있는거지?

그것은.. 조금 슬픈 이야기이기도 한데.. 선생님이 어린시절을 다시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어린시절을 다시 갖고 싶어한다고?

예.. 맞아요..

왜..내가 어린시절을 다시 갖고 싶어하지?

선생님 스스로 자기에게는 어린시절이 없었다고 생각하니까요.. 제 말이 틀렸나요?

음...

하지만 누구에게나 다 어린시절이 있어요.. 좋았거나 나빴거나 어린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커다란 어른이 된 것 아닌가요?

그렇지..

선생님은 아이들과 지내면서 스스로 자기의 어린시절을 다시 만들어 가고 있는거에요..

그렇구나..

하지만.. 선생님.. 선생님 마음속에 어렸을 때의 모습이 있는 이상 선생님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없어요..

왜? 나는 지금도 행복한데..

아니에요.. 그것은 선생님의 바램이에요.. 저 아이를 통해 행복하다고 느끼시는 것 뿐이에요.. 행복은 누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느껴야 하거든요..

그럼.. 난 어떻게 해야하니?

저에게 묻지 마세요.. 저는 답을 갖고 있지 않아요..

왜? 너는 사람들에게 항상 답을 주잖니?

잊으셨나요? 저는 선생님이 만들어 낸 아이라는것을요?

....

자.. 이제 다시 나가야겠어요..

그래..

선생님.. 한 가지만 말씀드릴께요..

그래.. 말해 봐..

선생님 마음속의 그 아이가 사라진다해도 저는 사라지지 않아요.. 만득이도 달봉이도 칠뜩이도 삼룡이도..

그 아이들은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위해 만들어 낸 또 다른 선생님이니까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억지로 생각하지 말라는거에요.. 억지웃음은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잖아요? 그렇죠?

그래.. 고맙구나..

선생님.. 잊지 마세요.. 제가 바로 선생님이란 사실을..

그래.. 고맙다.. 정말 고맙다..

고맙긴요.. 고마움은 선생님 스스로에게 전하세요.. 지금 선생님은 만득이를 만난것도 달봉이를 만난것도 아닌 자신을 만나고 있으니까요..

방학병..

방학병이란 병은 없지요..

병원에 가서 제 병 좀 고쳐주세요.. 하면 의사선생님이 분명히 내쫓겠죠?

선생님에게 방학은 자신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아이들의 자취를 찾아 회관을 여행하기도 하고, 하루를 지낸 아이들의 모습에 답장을 쓰기도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과 반갑게 만나는 것이지요..

나 자신을 만나는 일에 아직도 익숙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를 만나면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의 삶은 스스로 묻기에 행복하다고..

제게 있어 아이들은 진정코 살아있는 천사들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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