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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한 아이를 온전히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 한 아이를 온전히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

 

안양 YMCA 전 사무총장님이셨던 故 문홍빈 사무총장님께서 하셨던 말씀입니다.

이 글은 나무 반 어머님들께만 공개하기 위해 5월 23일 하루만 '공개글'로 열어둠을 알려드립니다.

 

민규가 아기스포츠단에 등원하지 않고 엄마와 함께 지낸지 벌써 3주가 지났습니다.

나무 반 아이들과 민규와의 '관심 끈'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나무 반 아이들과 민규 이야기를 자주 나눕니다.

지난 주에는 너구리샘과 아이들이 민규에게 전해 줄 그림 편지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달봉샘이 당직이라 민규와 함께 할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마침 민규도 특별히 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있어 함께 만나기로 했습니다.

나무 반 아이들과 자전거 수업을 시작하며 토요일 민규 방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민규가 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누구이며 토요일에 민규와 함께 놀 수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민규가 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 중에는 토요일에 미리 정해진 일정이 있는 친구도 있고

민규가 이름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민규와 같이 놀고 싶다고 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결정은 나무 반 어머님들께 맡기기로 아이들과 정했습니다.

토요일이라 엄마가 데려다 주고 데리러 와야 하기 때문에 미리 계획된 일정이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약속한 대로 나무 반 어머님들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수는 민규 포함 다섯 명으로 제한 했습니다.

오랫만에 오는 민규에게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무 반 어머님들께서 문자에 대한 답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미리 예정된 일정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을 많이 안타까워하셨습니다.

특히, 함께 하지 못하는 마음을 아이들과의 간식으로 대신 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동현이 어머님께서는 아이들과 시원하게 먹으라고 시원한 생협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홍찬이 아버님은 직접 무거운 수박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수박은 적은 수의 아이들과 먹기에는 너무 커서 월요일에 나무 반 아이들과 먹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민규가 간식으로 수박을 싸 가지고 왔기에^^)

 

오전 10시가 지나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유준이였습니다.

유준이는 오후 일정이 있어 12시까지 밖에는 함께 못했지만

그래도 민규와 함께 하기 위해 아기스포츠단 졸업생인 예준이 형과 함께 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보고 싶었던 민규가 엄마 손을 잡고 함께 왔습니다.

민규에 이어 민규가 가장 보고 싶어하던 승아도 도착했습니다.

너구리 샘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을 맞았습니다.

 

 

 

몸 놀이실에서 새로운 놀이를 해 봤습니다.

일명, '케리비안베이 놀이'

이제 곧 학의천에서 타게 될 배 놀이를 실내에서 했습니다.

아이들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몸 놀이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도 꼭 해 봐야겠습니다.

 

 

이 놀이는 달봉샘이 정말 해 보고 싶었던 놀이입니다.

YMCA 건물은 계단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계단은 오르고 내리는데만 사용할 수밖에 없기에 계단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너무나도 아까웠습니다.

특히, 이 계단으로 인해 층이 나눠지기 때문에 아이들 간의 자유로운 들고 남을 방해합니다.

오늘은 그래서 이 계단을 놀이공간으로 이용해 봤습니다.

평상시에는 많은 아이들이 있기에 위험하고 하기 어려워 늘 마음 속에만 있던 놀이였습니다.

역시 해 보니 생각대로 너무 너무 재미있습니다.

 

 

배를 타고 내려오고 싶었지만

몸 놀이실에서 타던 배가 복도 폭보다 넓어서 배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고무통을 이용했는데 이 또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한참을 놀다가 시 쉬는 시간에 민규에게 친구들이 만들어 준 그림 편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보내 준 동영상도 보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민규도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이 동영상은,

두 시간 넘게 잘 놀던 민규가 즐거운 마음에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승아 얼굴을 손바닥으로 퍽 때렸습니다.

화가 난 승아가 민규에게 " 안 놀아! " 소리치며 1층으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민규가 가장 좋아하는 승아인데, 민규는 어쩔 줄 몰라합니다.

어떻게든지 승아 마음을 풀어주고 싶은데 민규는 그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엄마와 함께 꽃을 사러 갔을 때 승아에게 줄 꽃도 샀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기스포츠단을 계속 쉬다 보니 그 꽃이 그만 시들어 버렸다고.

민규 말로는 꽃이 썩었다고.

그래서 민규와 승아에게 줄 꽃을 사러 YMCA 옆 꽃집으로 갔습니다.

승아에게 주고 싶은 꽃을 민규가 직접 골랐습니다.

민규는 승아에게 꽃을 주며 ' 제발 화 좀 풀어줘! ' 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 그래. 참 좋은 생각이다. 승아가 화를 풀 것 같애."

민규는 한달음에 달려가 승아에게 꽃을 내밉니다.

그런데, 이 녀석 꽃만 전해주고 가버립니다.

그래서 승아가 묻습니다.

" 이 꽃 뭐야?? "

승아에게 민규 마음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민규가 와서 직접 사과도 합니다.

승아 마음이 스르르 풀렸습니다.

그러면서 승아는 예전에 승아를 주기 위해 산 꽃이 시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 그 마음 나도 알 것 같애. "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점심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짜장면을 시켜 먹었습니다.

승아가 맛있는 주먹밥을 싸 오기는 했지만 모두가 먹기에는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짜장면을 시켜 먹을 때도 있다니'

오늘은 여러 가지로 참 재미있는 날입니다.

 

시간은 어느덧 3시가 넘었습니다.

승아 엄마가 승아를 데리러 오셨습니다.

유준이와 예준이는 12시가 넘어 갔기 때문에 승아가 가고 나니 민규만 남았습니다.

 

" 민규야! 오늘 재미있었어? "

 

" 응. 아주 많이. "

 

민규 어머님이 민규를 데리러 오셨습니다.

민규는 엄마 손을 잡고 다시 집으로 향했습니다.

민규 어머님께서 유준이와 승아 엄마에게는 전화를 드렸는데

다른 분들은 전화 번호를 몰라 전화할 수 없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꼭 그러겠다고 답하였습니다.

 

승아 말대로 민규가 좀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화가 났을 때 승아 말대로 민규는 아직도 친구와 평화롭게 노는 것에 서툽니다.

 

민규는 매주 상담 선생님과 모래 놀이를 하며 마음 달래기를 하고 있습니다.

민규 어머님도 민규와의 시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주면 민규가 엄마와 함께 지낸 지 4주 째가 됩니다.

 

모래 놀이 상담 선생님과 민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민규 어머님과도 이야기 끈을 이어갑니다.

너구리샘과 함께 나무 반 아이들과 민규와의 '연결 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온전히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온 마을이란 무엇일까요?

온 마을의 친구들, 온 마을의 엄마들, 아빠들, 선생님들, 이웃들의 온 마음을 다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내 아이를 온전히 키우는 것은 엄마만의 몫이 아닙니다.

엄마는 엄마대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생각하는 최선이 아이가 필요로 하는 최선이 아닐 수도 있기에 그래서 늘 어렵습니다.

아이가 불안하고 힘들어 할 때에는, 그 잘못은 가장 먼저 엄마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엄마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엄마 혼자 짊어지기에는 너무 무겁고 힘든 짐입니다.

내 아이의 짐을 나눠 지듯이 우리 아이의 짐을 함께 나눠지면 엄마인 우리의 몫이 한결 가볍고 든든해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무 반 어머님들께 한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나무 반의 소중한 친구, 민규에게 너무 큰 기대를 안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노력하기에 분명히 좋아지고 건강해지겠지만

이것은 믿음으로만 가지고 있고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을 지금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듯이

민규의 지금 모습 그대로를 믿고 사랑해줄 때 민규는 더욱 건강해질 것입니다.

기대는 조급하게 만들고 실망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민규와 함께 하는 나무 반 친구들에게도 민규는 참으로 소중한 친구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일곱 살 시절에 ' 더불어 함께 사는 법 ' 을 이미 배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달봉샘도 담임 선생님을 많이 해 봐서 담임 선생님의 마음이나 어려움을 익히 잘 알지만

지금은 담임이 아니기에 너구리샘보다는 마음이 훨씬 여유롭습니다.

그래서 이런 과정도 함께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민규가 돌아오는 날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날이 정해지면 반 모임에서 약속한 대로 민규가 적응하는 과정을 잘 준비하려 합니다.

민규 어머님과 반 모임도 같이 하고 말이지요.

 

나무 반 어머님, 아버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민규 어머님 감사드립니다.

민규를 포함한 열 아홉 명의 나무 반 친구들과 생활하고 있는 너구리샘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무엇보다 나무 반 친구들,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스무 명의 나무 반 모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올 2월에는 꼭 함께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