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의 성장통

질경이 반 녀석들의 편지

달봉샘 2010. 5. 4. 21:52

친구들아 달팽이를 내가 키우는 방법 가르쳐 줄께.

달팽이는 습기가 있는데를 좋아해

달팽이는 또 아래 흙을 넣고, 배추나 상추같은 식물을

넣어주어야해 . 먹이가 되거든

달팽이는 뚜껑을 닫지말고 양파망으로 덮어주고

고무줄이나 끈으로 묶으주면 숨을 잘 쉴수있어서

잘 살수 있어

달팽이는 흙 속으로도 들어가기도 해

그렇다고 달팽이가 안보인다고 해서 흙을 파지마

엄마한테 혼날껄.

흙 쏟으면 우리엄마는 혼내거든

너네 엄마는 안그러실지 모르지만...

달팽이는 달을 좋아하고 팽이를 좋아해

이름을 좋아해 크크크... 장난이야

달팽이가 흙속에 있을땐 건드리지 말고

잘 지켜봐 그건 흙속에서 쉬고 있거든

더듬이를 4개 내밀고 인사하러 나오기도해

더듬이를 만지면 집속으로 쏙 들어가

그렇다고 만지지마. 그러면 더 안 나오거든.

나도 오늘 알았다.

안녕 달팽이 많이 사랑해 줘 끝

-창근이가 친구들에게 쓴 편지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태권도싸나이 한동수예요.

내일 월요일날 y에 못가요.

엄마랑 민수랑 "남양주시"로 하루여행을 떠나요.

엄마께서 너무너무 죄송하데요.

선생님은 "남양주시"가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가다와서 재미있는 이야기 해 드릴깨요.

그런데 태권도간식시간에 선생님 간식은

누가 챙길지 걱정이예요.

꼭 챙겨 드세요.

사랑해요.

-동수가 선생님에게 쓴 편지

오늘 동우가 멋진 친구가 되었다며 태권도 빼지를 손바닥에 꼭 쥐고 오더군요.

오늘은 할머니께서 아기봐주시러 오셔서..엄마가 동우 마중을 나갔더랬는데..저멀리서 손을 마구 흔들어 대더라구요..알고봤더니 그 손안에 빼지를 들고 그거부터 보여주려고 했던거랍니다.

너무너무 받고 싶었던 태권도 빼지..시커매진 y티셔츠에 달아달라고해서 달아주고..저녁에 샤워하고 또 그옷에 달아달라그래서 그옷에 옮겨달고..지금도 베개위에 올려놓고 잠이들었답니다

신이나서 오늘 밤은 잠도 신나게 자려나 봅니다.

멋진아들 우리 동우..

저희는 요번 연휴에 할아버지 환갑이시라 가족여행을 다녀왔답니다.

두루두루 다니다 경포대해수욕장을 갔더랬죠

동우 ..엄청 바빴답니다. 왜냐구요?

미역배달하느라구요..저는 해변에 앉아있었는데

글쎄 얘가 뭘 들고 마구 뛰어오더라구요

미역이더라구요..미역 해초,,마구 섞여있는..

깨끗이 씻어서 푹신이를 준댔다,,아니다 죽을지 몰라..

강아지를 준댔다 하면서 연신 나르더니 엄청 많이 모여서 비닐에 담아 왔답니다.

친구들 하나씩 나눠준다고 조개껍질을 온가족이 백사장에 퍼져 주웠답니다. 할아버지도,할머니도,엄마도,아빠도,이모도...뜨거운 햇빛받으며..땀이 흘렀지만..동우가 신바람나서 친구들 생각하며 조개껍질 줍는걸 보고..저도 신이나 주웠답니다.

별거 아니지 하면 별거 아닌것이,,멀리까지 와서 친구들 생각하며 챙긴 조개껍질이라서 전 소중하게 챙겨 가방에 담아왔답니다.

친구들 생각하며..다니며 내내 유치원가고싶다를 연발하던 우리 동우...멋진 아들이지요?

-동우 어머님 편지..

쌀뜬물이 왜 필요한가?

풀을 뽑고 고구마를 심고..

팍팍한 땅에 매일 물을 주기 위해서이지요..

그런데, 패트병도 쌀뜬물도 왜 알립니다에 나가지

않았을까요?

이것도...날짜를 자주 틀리는 희망이 선생님의

실수일까요?

아닙니다.. 이것은 고구마와 아이들과의 약속입니다.

질경이반과 꽃다지반이 한 팀이 되고

민들레반, 나리꽃반, 별꽃반이 한 팀이 되어

이틀에 한 번씩 고구마 물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이왕 물 주는거 쌀 씻고 하수구로 흘러드는

쌀뜬물을 주면 고구마도 더 행복해하겠죠?

ymca에서도 아침에 점심밥을 할 때

조그마한 김치 독 가득 쌀뜬물이 모이지요..

그 물을 정성스레 담아서 고구마밭까지 행진을

합니다. 팍팍한 옥길동 땅에 아이들의 땀방울이

흐르고, 쌀뜬물을 머금은 고구마들은 오늘도

무럭 무럭 울퉁불퉁 고구마를 키워 내겠지요..

태권도복 입은 아이들은 오늘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태권도복에 사연을 그대로 찍어가고

(세탁하시기 힘드시겠지만), 아이들의 건강한

검은 얼굴은 옥길동의 살아있는 고구마의 빛깔이겠지요..

한 녀석이 말합니다.

"야..너무 힘들지 않냐?"

"맞아.. 난 지금 벌써 11번째야.."

뭐가 열 한 번째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볼 때는 겨우 2번 왕복한 것 같은데..

아이들의 그 발자욱들은 고구마의 생명력을

키워주는 힘이 될 것입니다.

밭을 지나시던 아저씨의 한 마디가 생각납니다.

"그 고구마 정말 맛있겠구먼..."

-희망이 선생님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