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 2010. 5. 4. 22:46

후유..

일이 고되고 힘들 때

일에 부치어 내는 소리입니다.

후유증..

어떤 일을 치르고 난 뒤에 생기는

일종의 부작용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

지금껏 후유증을 휴유증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후(後)와 휴(休)의 차이는

모음 받침 하나의 차이이지만

생각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아이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 하면

온 몸에 파스를 붙인 양 후끈거리는 것과

아이들과의 행복한 시간속에서

편안하게 쉬는 것의 차이입니다.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매일 매일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오늘만큼의 웃음만을 안고

옥길동 언덕을 오릅니다.

쿨쿨 깊은 밤에 무엇을 하기에

아이들은 매일 매일 똑같은 햇님처럼

저렇게 밝고 건강할 수 있을까

어른들의 생각입니다.

매일 매일 오늘이 없는 어른들은

어제만큼의 피곤만을 안고

힘겨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쿨쿨 깊은 밤에 무엇을 하기에

어른들은 매일 매일 똑같은 어둠처럼

저렇게 힘 없이 무표정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생각입니다.

매일 매일 아이들을 맞는 희망이는

어제와 오늘의 중간에 서서

아이들과 어른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옥길동 현관 문을 엽니다.

쿨쿨 깊은 밤에

아이와 어른이 타는 시이소에 앉아

후유증과 휴유증을 번갈아 태워 봅니다.

모르는게 약이다!

후유증을 휴유증으로 알았기에

어제의 피곤함은 오늘의 웃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여섯 살난 녀석의 턱 중앙에

묽은 연고같은 것이 묻어 있습니다.

"너..그거 뭐냐?"

"피곤하다고 엄마가 발라 주었어요"

"피곤? 피곤이 뭔데?"

"몰라요."

아이들은 피곤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알아야 된다해도 지금은 아닌 것 같습니다.

피곤이라는 것은

몸이 지쳐 힘든 가운데 마음이 괴로운 상태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절대 피곤하여서는 안됩니다.

피곤하면 아이들이 아닙니다.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지만

어른이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스스로 되어야 어른 아닐까요?

오늘은 미장원 놀이를 합니다.

나무블럭으로 머리카락도 잘라 주고

플라스틱 블록으로 파마도 해 주고

세모진 블록으로는 대머리도 만듭니다.

뒤로 눕혀 머리를 감겨주는 시늉도 하고

아이들이 건네는 나무 돈을 모아

나무로 만든 샌드위치도 사 먹습니다.

놀이하면서 다투기도 하듯이

살아가면서도 많이들 다툽니다.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면

아무것도 빼앗을 것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오늘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빼앗는지

아이들과 놀이를 통해 배워 봅니다.

후유..

일이 고되고 힘들 때

일에 부치어 내는 소리입니다.

후유증..

어떤 일을 치르고 난 뒤에 생기는

일종의 부작용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

지금껏 후유증을 휴유증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평생동안

휴유증으로 알고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