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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 성장하기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교육, 평화 교육

평화교육은 한 달에 두 번, 격 주 월요일마다 모든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며 시작합니다.
때로는 새로온 친구를 환영하기도 하고 이사를 가거나 다른 이유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친구를 아쉬움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잘 하는 것을 서로 나누기 위해 모이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전에 형님들의 경험담을 듣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서로 듣고 서로 이야기하며 배우는 시간입니다.

' 계단에서는! '

솔직히 이 주제로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세상인 아이들 학교에 아이들이 놀아서는 안되는 곳(층 계단들)이 떡 하니 큼지막하게 자리 한 것도 그런데, 이 곳에서는 놀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아이들 입으로 말해야 하는 현실이 참 서글펐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꿈은 꿈꾸는 이들의 몫이라 했잖아요.
적어도 아이들이 주인인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놀아서는 안되는 곳이 없는 모든 곳이 놀이공간이고 배움 공간인 아이들의 배움터를 꿈 꾸며 오늘의 평화교육을 준비하였습니다.

교사 회의 시간에 선생님들과 이번 평화 교육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전에 인형극 형식으로 한 적도 있어서 이번에는 이야기 형식으로 준비하기로 합니다. 평화교육을 하기 전에는 각 반에서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번에는 반 별로 2명씩 아이들을 정해서 평화 교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터 함께 준비하기로 합니다. 계단에서 즐겨 노는 녀석들 중심으로 선정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의사가 중요하므로 반별로 이야기 나눔을 통해 반 대표를 정하기로 합니다.

 

 

 


며칠 후, 몸 놀이가 없는 시간을 이용해서 반 별로 두 명씩의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자연스러운 일곱 살 형님들과는 다르게 다섯 살 아이들은 '이게 무슨 조합이지?'하는 표정들입니다.
선생님이 먼저 오늘 왜 이렇게 모이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전하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합니다.

다섯 살부터 일곱 살까지 14명의 아이들이 모여 있다 보니 이야기가 모아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단에서 놀아봤거나 노는 것을 본 것을 중심으로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모읍니다.

그리고 계단에서 그렇게 노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묻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으기는 했는데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 지가 난관입니다.

아이들 조합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복잡하고 긴 것은 하기 어려울 것 같아 '○, × 판정단' 형식으로 하기로 정합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각 반으로 돌아갈 때는 통합수업때 처럼 형님들이 동생들을 각 반으로 데려다 주고 자기 반으로 돌아갑니다.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와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한 것을 선생님들과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나눕니다.

선생님들도 모두 좋다하여 '○, ×'판을 만들며 평화 교육 준비를 마쳤습니다.

 

 

 

 

 

 

 

 

 


평화 교육을 하는 월요일 아침, 14명의 어린이 판정단이 먼저 모였습니다.

○,× 판을 보여 주고 평화교육에서 할 이야기를 나눕니다. ○,× 판을 드는 연습도 해 봅니다.

모든 아이들이 몸 놀이실에 모였습니다.
다같이 몸 깨우기를 하고 오늘 나눌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판정단 아이들이 ○, × 판을 들며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에 대한 판정을 합니다.

앞에 앉아 있는 다른 아이들도 판정단 아이들의 판정에 동의를 표하며 약속들이 만들어집니다.

'평화교육'은 아이들의 삶의 터전에서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배움의 시간입니다.
'안전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아이들을 통제하거나 교사들의 편의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인의식'입니다.

다음은 아이들이 한 이야기입니다.
가로 속 아이 이름은 이 이야기를 한 아이 이름입니다.

1. 계단 손잡이에 메달려서 내려오는 형들이 있는데 이것은 위험한 놀이에요.(일곱 살 여준)

2. 엉덩이로 계단을 내려 오는 동생이 있어요. 이 놀이는 바지가 더러워져요.(여섯 살 민준)

3. 계단에서 뛰어 내려 오거나 뛰어 올라 가는 친구들이 있어요. 넘어지면 많이 다쳐요.(일곱 살 민성)

4. 계단에서 밀면 위험해요.(다섯 살 예담)

5. 계단에 앉아서 쎄쎄쎄하면 다른 친구들한테 방해 되요.(여섯 살 민준)

6. 뒤로 걸어 내려오는 장난은 하지 마요(여섯 살 민준)

7. 계단에서 뛰어 내리는 친구도 있어요. 위험해요.(일곱 살 여준)

8. 집에 갈 때 앞에 서려고 신발을 들고 가서 신는 친구가 있어요. 신발을 신고 줄을 서요.(일곱 살 준서)

9. 엘리베이터 문에서 장난치는 친구가 있어요. 위험한 장난이에요.(일곱 살 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