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고장났습니다.
ymca 컴퓨터는 할아버지 컴퓨터
기침도 많이 하고 감기도 걸리더니
결국에는 아파서 누워 버렸습니다.
컴퓨터 얼굴이 파랗게 변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오셨지만
더 큰 의사선생님이 오셔야 합니다.
옥길동 언덕입니다.
옥길동 얼굴에는 눈 감은 초승달이 있습니다.
옥길동에 처음 왔을 때에는
인터넷을 타기 위해 버스를 탔습니다.
한참이나 기다려야 달려오는 버스를 타고
여섯 정거장을 지나오면 피씨방이 있습니다.
날이 좋은 날에는 터벅 터벅 걸어 갑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쓰고 갑니다.
눈이 오는 날에는 눈을 맞고 갑니다.
호주머니 속 곱게 접은 편지
휘파람불며 걸어가던 옥길동 길..
우체통에 편지 넣듯
컴퓨터에 편지 달고
신바람 나게 달려오던 옥길동 길..
어제가 오늘같습니다.
옥길동 작은 집
아이들을 태운 버스
붉은 해를 달고 가면
벌레들을 태운 밤이
하얀 달을 답니다..
밤이 되면
아이들은 벌레가 됩니다.
딱딱한 검뎅이 녀석
길죽한 다리 녀석
홀쭉한 녀석 톡톡튀는 녀석
수다쟁이 파리녀석
시끄러운 녀석들이
밤을 타고 옵니다.
밤이 되면 옥길동은
벌레들의 학교입니다.
이놈 저놈 물어오는 이야기에
꼬집쟁이 녀석들
간지럼쟁이 녀석들
만나면 반갑다고 꼬집고
헤어지면 슬프다고 간지르고
선생님 잠 자리에 노래하는 녀석들
이러쿵 저러쿵 검은 밤을 찧다가
아침되면 껍질벗고 도망가는 녀석들..
밤을 쌓던 이야기
눈꼽되어 달리고
아침 참새 인사하며 눈꼽을 쪼아가면
재잘 재잘 참새마냥 아이되는 벌레들..
옛날 옛날 옥길동엔
신데렐라 살았었나 봅니다.
컴퓨터가 고장났습니다.
ymca 컴퓨터는 할아버지 컴퓨터
낮이면 아이되고
밤이면 벌레되는
옥길동의 허허 웃는 할아버지 컴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