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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보내기 눈을 떴습니다.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마음놓고 편히 잤다 싶어 시계를 봅니다. 오전 9시입니다. 이제는 늦잠도 오래 자지 못하는 선생님입니다. 계속 잠을 청해 보지만 편한날일수록 잠이 오질 않습니다. 자던 모습 그대로 일어 섭니다. 이불이며 요며 베란다에 널어 놓습니다. 건조대에 한움큼 있는 빨래도 모두 내어 놓습니다. 뜨거운 햇볕에 빨래가 잘 익을 듯 합니다. 컵라면에 물을 붓습니다. 냉온수기에서 빈소리가 납니다. 물을 길어 와야합니다. 청소를 합니다. 인사동에서 사온 향에 불을 붙입니다. 은은한 향기가 온 방에 가득합니다. 남은 빨래를 들고 샤워실로 갑니다. 세탁기가 알아서 빨래를 해 줍니다. 담배불을 붙입니다. 베란다의 뜨거운 기운이 담배를 피워댑니다. 저멀리 밭에는 수건을 덮어쓴 아저씨가 앉아 있.. 더보기
내 삶이 부끄러워질 때 가끔씩 아주 가끔씩 내 삶이 부끄러워질때.. 어떻게 하시나요? 조그마한 아이들 앞에서 신명나게 율동체조를 하다가 갑자기 이런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질때.. 그래서, 작은 손모양, 발구름이 어색해 질때.. 저는 저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 작고 가날픈 얼굴속에서 세상을 다 감싸안을듯한 환한 웃음이 피어나는 그런 얼굴을요. 가끔씩 아주 가끔씩 내 삶이 부끄러워질때... 어떻게 하시나요? 모든이들이 그림자 꼬리마져 감추고 가버린 넓고 어두운 회관에 혼자 덩그라니 남았을때 여전히 길게 드리운 내 그림자가 마구 부끄러워 질때 저는 그림자 밟기 놀이를 합니다.. 휘영청 밝은 달빛에 그림자가 좋은 벗이 되어 줍니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내 삶이 부끄러워질때.. 어떻게 하시나요? 아이들과 함께 .. 더보기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어린 아이가 되었다. 어리광이라는 것을 모르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누구도 어리광을 피우지 말라고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가만히 있는 것이었습 니다. 그 누구도 그 아이에게 강요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느때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무엇에 대한 눈물인지도 모르게 눈물은 쉴새없이 흘렀습니다. 어른이 되어서야 언제나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던 아이의 그 눈물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눈물은 흐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눈물은 그때의 눈물과는 다릅니다. 지금은 아름다움을 보고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은 아이들의 작은 사랑에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은 나에게 주어진 작은 행복에 겨워 눈물을 흘립니다. 아이는 그래서 울었습니다. 자신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