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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이야기 늦잠을 잤습니다. 따뜻한 봄소식에 용기를 얻어 기름값 걱정에 회관 보일러를 껐더니.. 못내 아쉬워 가지 못하던 겨울님과 밤새 한바탕 사투를 벌렸죠.. 꽝! 꽝! 두드리는 문소리에 소스라쳐 놀라며 그렇게 시작된 아침입니다.. 늦잠을 잔 유치원선생을 비웃기라도 하듯 언덕배기 진달래가 깨끗하게 단장한 얼굴로 바람님을 벗삼아 그네줄을 타고 있었습니다. 밤새 소리없이 비님이 찾아 왔습니다. 길게 드리운 물줄기로 아무리 쏟아내도 흙밭을 쓸어내기 힘들더니 밤새 곱게 내린 비님의 손길에 현관이 하얗게 새단장을 한 아침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습니다. 늦잠을 잔 턱에 세수하고 면도할 시간도 없이 아이들이 먹을 쌀을 씻고 물을 기르고 현관에서 복도까지 커다란 대걸레를 타고 스케이트를 탔습니다. 무릎까지 걷어부친 바.. 더보기
희망이네 집 절망이네 집 아주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2채의 집밖에 없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죠.. 한집에는 희망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고 다른 한집에는 절망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형제였지만, 어느누구도 서로의 집을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희앙이에게는 용기라는 아들과 용서라는 딸이 있습니다. 절망이에게는 포기라는 아들과 질투라는 딸이 있습니다. 희망이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얘기합니다. "우리에게 더이상 필요한 것은 없구나. 우리가 가진것을 언제나 감사하며 살자꾸나" 절망이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얘기합니다. "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구나.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도통 되는일이 하나도 없어" 그 작은 마을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희망이집을 찾았습니다. 극진한 대접이었습니다. 풍족한 저녁식사였습.. 더보기
희망이의 싸움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깁니다. '잠깐만.. 조금만 기다려..'하곤 잊어 버립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이들은 선생님을 바라봅니다. 아무리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아이들에게는 그 순간 그것이 전부입니다. 친구들과 자주 다투는 녀석이 있습니다. 자기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때리고 봅니다. 입심좋은 한녀석이 말대꾸를 합니다. '넌 깡패야!!' 깡패라는 소리에 더욱더 주먹을 휘두릅니다. 주먹을 피해 선생님 뒤에 와선 선생님을 이리저리 흔들어 댑니다. 두녀석을 앞에다 세웠습니다. 깡패소리를 들은 녀석은 연신 씩씩거립니다. 또 한녀석은 주먹이 날아올까 조마조마 합니다. 두녀석을 한아름에 가슴에 안았습니다. 두녀석 모두 빠져나오려고 바둥거립니다.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봐.. 아주 잠깐만' 잠시후 바둥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