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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의 일기(녹음본)

봄소풍

 

 

봄소풍..

오늘은 봄소풍을 가는 날입니다.

맑은 하늘아래 신나게 뜀박질을 할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시작 전부터 즐거운 봄 소풍입니다.

 

플랜카드를 답니다.

콧노래가 흥겹습니다.

 

낯선 어른들이 보입니다.

장소가 중복되었네요..

하지만, 그냥 하죠..

마음이 무겁습니다.

 

커다란 현수막이 보입니다.

광명시 상점 연합회 체육대회..

말뚝들이 박힙니다.

쇳덩이들이 땅을 가릅니다.

술 상자들이 즐비합니다.

즐거운 봄소풍..

조그만 프랭카드를 매만집니다.

결정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웃음과 숱한 술잔들..

화사한 들꽃과 차가운 쇳덩이들..

귀여운 손길에 거리낌없는 노상방료..

 

프랭카드를 접습니다.

장소를 옮겨야 겠어..

너무 하는거 아니에요? 어른들이..

우리가 먼저 왔잖아요..

누구보다 제 맘을 잘아는 선생님 손을 이끕니다.

아이들이 우선이야..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야해..

 

조그만 주차장입니다.

커다란 덩치의 차들이 보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조급해 집니다.

조그만 숲길을 따라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다가옵니다.

 

부끄러운 장소가 아닙니다.

아이들을 위한 장소입니다.

 

어른들의 세상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세상입니다.

자연과 아이들..

 

즐거운 봄소풍입니다.

다행입니다.

 

아이들이 거머쥐는 돌멩이는 자연입니다.

아이들이 자연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자연에 군림하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허약한 어른의 힘을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조화가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어울림이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진정 배워야 될 어른들이 배웠으면 합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어른의 이름이 된 봄소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