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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아침 이야기


아침입니다.

밤새 묻었던 잠때를 지우며 치약을 짜냅니다.

어제 저녁 샤워를 하자마자 잠자리에 들었더니

머리카락이 하늘에 닿을듯 합니다.

외계인처럼 보입니다.

아침마다 다른 머리 스타일에

아침마다 거울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옷을 추려입고

빗자루를 들어 봅니다.

밤새 잠들었던 녀석들을

하나 둘씩 깨울 시간입니다.

화장실입니다.

잠이 덜 깬 덕에 화들짝 화들짝 두번을 놀랍니다.

어디로 들어 왔을까?

참새 한마리가 퍼드덕 퍼드덕 요란합니다.

커다란 유리창에 탁 탁 부딪힙니다.

예전에 참새 한마리를 잡은적이 있습니다.

작고 귀여운 것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예쁜 새장에 고운 물 떠다 잘 넣어 주었더니

새장이 부서져라 머리를 부딪쳐

작은 머리에 핏빛이 돌았습니다.

작고 귀여운 것이 너무나 불쌍하여

그만 새장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멀리 멀리

다시는 새장에 갇히기 싫다며

그렇게 날아가던 녀석이 생각납니다.

창문을 열어 주어야 합니다.

창문을 열어 주려 하니 더욱더 요란하게 날개짓을 합니다.

지금은 안되겠다 싶어 체육실로 가봅니다.

창문마다 참새들이 난리입니다.

어떻게 어디로 들어 왔는지

오늘은 참새떼가 유치원에 왔습니다.

창문을 열어줘도 나가지를 못합니다.

워이 워이 소리를 쳐도 이리저리 도망만 다닙니다.

아이들이 올 시간이 되어 갑니다.

아이들에게 참새들을 보여줄까?

참새같은 녀석들이 참새들을 보면

참새들이 많이 놀랄것 같습니다.

커다란 쇠문을 열어 줍니다.

이리 저리 머리를 부딪치며

형광등을 가로지르던 녀석들이

하나 둘씩 쇠문을 나갑니다.

쒸익 쒸익

소리도 요란하게 쇠문을 지납니다.

화장실에서 곤두박질 치던 녀석도

쇠문을 나섭니다.

아이들이 왔습니다.

쇠문을 지나던 참새마냥

나무문을 지나서 들어 섭니다.

"아침에 체육실에 참새가 들어 왔었다?"

"천사요?"

"아니... 참새..."

"아..참새요"

"그런데 밖으로 나가지를 못해서 선생님이 쇠문을 열어 주었다"

"먹이요?'

"아니.. 쇠문을 열어줘서 나갔다구"

"아..쇠문이요"

잠이 덜 깬 녀석인가 봅니다.

아니면 아침나절 머리를 부딪힌 참새녀석이든지..

오늘 아침은 다섯마리의 참새녀석들이 열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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