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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설레이는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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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꼬맹이들과의 첫 만남! 녀석들이 YMCA 버스에서 내리던 첫 날부터 기다려 온 시간입니다. 꼬맹이들은 알까요? 선생님의 설레는 마음을. 호주머니에 숨겨 놓은 마술 스펀지를 만지작거리며 아이들 앞에 앉습니다. 앉은 무릎보다 더 낮은 곳에 다섯 살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들이 반짝입니다. 아이들에게 마술을 보여줍니다.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 신기함이 살아납니다.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어난 쑥들이 봄바람에 아침 기지개를 켜듯 작고 예쁜 조막손들이 모여 사랑스런 화음으로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또 다른 이름 하나가 생깁니다. 달봉이 선생님은 아저씨, 달봉이 선생님은 아빠, 달봉이 선생님은 달봉이 그리고 달봉이 선생님은 마술사! 봄의 연주에 아이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어깨를 갸웃거리고 발을 동동거리며 얼굴에는 제 몸보다 몇 배나 됨직한 웃음을 달고서 조금씩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봄 길을 따라 아이들이 봄맞이 체조를 합니다. 봄바람이 음악이 되고 선생님은 지휘자가 되어 아이들의 몸 타령에 신명을 더해줍니다.

기대해 볼까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녀석들과 달봉이와의 만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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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놀이 언제 해요? " 아는 녀석은 재촉하고 모르는 녀석은 갸웃합니다. " 몸 놀이가 뭐지? " 일주일에 세 시간! 달봉이 선생님과의 시간이 바로 몸 놀이입니다. 재미가 없으면 없는 대로 신나면 신나는 대로 그것이 바로 몸 놀이가 됩니다. 몸 놀이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잇기 놀이입니다. 몸과 마음을 잇고 친구와 나를 잇고 땀과 웃음을 잇고 아이들과 선생님을 잇습니다. 위로는 형들이 있고 아래로는 동생들이 있는 여섯 살! 샌드위치 속의 야채마냥 요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있는 모양처럼 어중간한 여섯 살! 하지만 다섯 살과 일곱 살을 이어주는 소중한 고리입니다. 다섯 살 동생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일곱 살 형들에게는 배려를 베풀 기회를 주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 앞에는 선생님이 앉는 작고 노란 의자 하나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고 달봉이 이야기를 해 주는 의자. 달봉이 선생님 몰래 선생님 물건을 만져볼 수 있도록 돕는 의자. 작고 노란 의자는 선생님과 아이들을 잇는 또 다른 고리입니다. " 안녕하세요! " 배꼽이 부끄러운 듯 배꼽을 가리고 인사하는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는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동안 쏟아질 무수한 웃음과 땀방울 그리고 몸 터 밖으로 사방팔방 넘쳐날 사랑의 기운들이 함께 합니다. 아이들과의 행복한 시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너무 샘이 나도 참으세요. 아이들을 통해 부모님도 곧 알게 되실 것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행복하기에도 참 바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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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씨 학교에서는 더 이상 올라설 곳이 없는 일곱 살! 풀씨 학교 가장 큰 형님들과의 시간을 준비하는 달봉이 선생님은 지금까지 쌓아 온 몸 놀이 블록 위에 새로운 블록 하나를 올려놓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만큼 많은 체조와 많은 놀이 위에 새로운 체조와 새로운 놀이 하나씩을 다시 올립니다. 심심한 어떤 사람이 묻습니다. " 아니~ 왜 또 만들어요?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과 함께 하기에 충분하지도 않습니다. 20093월에 만난 일곱 살 아이들은 또 다른 새로운 일곱 살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섯 살, 여섯 살, 일곱 살! 매년 똑 같은 나이의 아이들을 만나지만 매년 다른 아이들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오늘이 찾아오듯 새 마음으로 다시 준비합니다. 오늘의 아이들은 어제의 아이들과 다릅니다. 오늘의 아이들은 내일의 아이들과 분명 다를 것입니다. 매일 똑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달봉이 이야기는 절대 재방송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몸 놀이 시간을 기다립니다. 마술을 기다리기도 하고 달봉이 이야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신나는 체조시간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또는 전 시간에 약속한 재미있는 놀이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기다림이 있는 오늘을 살기에 기다려 온 시간을 맞이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그 어떤 꽃보다 예쁘고 향기롭습니다. 지금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지금껏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는 일곱 살 아이들과의 새로운 몸 놀이 이야기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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