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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성장

십자매 습격 당하다 / 선생님이라는 길 오후 6시.. 수업이 끝났습니다. 아이들이 탄 버스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져 갑니다. 조그만 의자를 내어 현관에 앉습니다. 오랫만의 햇볕에 눈을 뜨지 못하는 십자매 세 마리와 조그마한 팬지꽃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복길이와 함께 합니다. 편안합니다. 수업을 마치고 잠시 생각을 잃어 버립니다.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듯 항상 거기에 그렇게 있던 사람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을 놓아 줍니다. 책상머리에 앉습니다. 일상적인 일과는 몇 통의 전화로 끝이 났습니다. 꼬리를 무는 일을 하나씩 들여다 볼 시간입니다. 언제나 처럼 즐거운 사담들이 오갑니다. 다급한 선생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앞집에 사는 고양이 나비가 늙은 십자매 세마리의 오랫만의 외출을 시기하였습니다. 새장이 위,아래없이 균형을 잃어버렸습니다... 더보기
봄소풍 봄소풍.. 오늘은 봄소풍을 가는 날입니다. 맑은 하늘아래 신나게 뜀박질을 할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시작 전부터 즐거운 봄 소풍입니다. 플랜카드를 답니다. 콧노래가 흥겹습니다. 낯선 어른들이 보입니다. 장소가 중복되었네요.. 하지만, 그냥 하죠.. 마음이 무겁습니다. 커다란 현수막이 보입니다. 광명시 상점 연합회 체육대회.. 말뚝들이 박힙니다. 쇳덩이들이 땅을 가릅니다. 술 상자들이 즐비합니다. 즐거운 봄소풍.. 조그만 프랭카드를 매만집니다. 결정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웃음과 숱한 술잔들.. 화사한 들꽃과 차가운 쇳덩이들.. 귀여운 손길에 거리낌없는 노상방료.. 프랭카드를 접습니다. 장소를 옮겨야 겠어.. 너무 하는거 아니에요? 어른들이.. 우리가 먼저 왔잖아요.. 누구보다 제 맘을 잘아는 선생님 손을.. 더보기
비 이야기 늦잠을 잤습니다. 따뜻한 봄소식에 용기를 얻어 기름값 걱정에 회관 보일러를 껐더니.. 못내 아쉬워 가지 못하던 겨울님과 밤새 한바탕 사투를 벌렸죠.. 꽝! 꽝! 두드리는 문소리에 소스라쳐 놀라며 그렇게 시작된 아침입니다.. 늦잠을 잔 유치원선생을 비웃기라도 하듯 언덕배기 진달래가 깨끗하게 단장한 얼굴로 바람님을 벗삼아 그네줄을 타고 있었습니다. 밤새 소리없이 비님이 찾아 왔습니다. 길게 드리운 물줄기로 아무리 쏟아내도 흙밭을 쓸어내기 힘들더니 밤새 곱게 내린 비님의 손길에 현관이 하얗게 새단장을 한 아침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습니다. 늦잠을 잔 턱에 세수하고 면도할 시간도 없이 아이들이 먹을 쌀을 씻고 물을 기르고 현관에서 복도까지 커다란 대걸레를 타고 스케이트를 탔습니다. 무릎까지 걷어부친 바.. 더보기
달봉샘 성장 일기 - 희망이네집 절망이네집 아주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2채의 집밖에 없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죠.. 한집에는 희망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고 다른 한집에는 절망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형제였지만, 어느누구도 서로의 집을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희앙이에게는 용기라는 아들과 용서라는 딸이 있습니다. 절망이에게는 포기라는 아들과 질투라는 딸이 있습니다. 희망이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얘기합니다. "우리에게 더이상 필요한 것은 없구나. 우리가 가진것을 언제나 감사하며 살자꾸나" 절망이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얘기합니다. "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구나.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도통 되는일이 하나도 없어" 그 작은 마을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희망이집을 찾았습니다. 극진한 대접이었습니다. 풍족한 저녁식사였습.. 더보기
달봉샘 성장일기- 희망이의 싸움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깁니다. '잠깐만.. 조금만 기다려..'하곤 잊어 버립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이들은 선생님을 바라봅니다. 아무리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아이들에게는 그 순간 그것이 전부입니다. 친구들과 자주 다투는 녀석이 있습니다. 자기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때리고 봅니다. 입심좋은 한녀석이 말대꾸를 합니다. '넌 깡패야!!' 깡패라는 소리에 더욱더 주먹을 휘두릅니다. 주먹을 피해 선생님 뒤에 와선 선생님을 이리저리 흔들어 댑니다. 두녀석을 앞에다 세웠습니다. 깡패소리를 들은 녀석은 연신 씩씩거립니다. 또 한녀석은 주먹이 날아올까 조마조마 합니다. 두녀석을 한아름에 가슴에 안았습니다. 두녀석 모두 빠져나오려고 바둥거립니다.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봐.. 아주 잠깐만' 잠시후 바둥거.. 더보기
달봉샘 성장일기 - 진돗개 복이 이야기 -4월에 있었던 이야기- 시끄러운 녀석이 다시 왔습니다. 복길이 입니다. 아이들이 지어준 이름은 '복'이지만 복길이라 부릅니다. 광견병 주사를 맞고 사료를 먹으면서 며칠을 외박하고 온 복길이입니다. 복길이는 진돗개입니다. 태어난지 두달밖에 안되는 새끼 진돗개입니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작은 입을 벌려 큰소리로 왕왕 짖습니다. 이제는 신문지를 깔아주면 용변도 가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회관에선 어디든 화장실입니다. 달라진 것이 없는 복길이입니다. 복길이는 묶여 있는것을 싫어합니다. 어디든 가려고 바둥거립니다. 왕왕 짖습니다. 시끄러워 줄을 풀어주면 아무데도 가지 않습니다. 옆에 엎드려 곤하게 잠을 청합니다. 복길이는 진돗개 새끼입니다. 변함없는 복길이입니다. 복길이가 다시 왔습니다. 어디든지 따.. 더보기
언어적 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 언어적 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 의사소통은 크게 언어적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나누는데 유아시기의 아이들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언어적 의사소통을 주로 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어적 의사소통이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돕는 것이지 언어적 의사소통이 주가 되지는 않습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는 언어적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생활하는 어른이기에 아이들의 이런 과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언어적 의사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하는 기간에 언어적 의사소통을 위한 과정으로 서둘러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이러한 시기에 두 가지 언어의 혼재가 생겨나면(예: 한국어와 영어) 언어 .. 더보기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에 정답이 있으면 편하겠지만 모범답안이 있으면 더없이 위험한 것이 아이들과의 소통입니다. 아무리 많은 아이들을 만났어도 그리고 그 아이들과 소통하려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아이들이 전부 행복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다가설 때 또는 아이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릴 때 마다 진정 왜 소통하고자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아이가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미명 하에 오히려 아이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이 또한 욕심이지 않을까 하며 되묻기를 반복합니다. 선생님이나 부모의 눈에 아이가 불편해 보일 뿐 아이 자체는 전혀 불편함을 모를 수도 있고 어쩌면 스스로 편안함을 찾아가는 순간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마치 신발을 바꿔 신은 아이는 불편함을 모르는데 어른인 내가 보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