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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아빠 아빠 우리 아빠 토요일..일요일.. 아빠와 함께하는 참여수업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가방을 휘휘 날리며 언제나 가방보다 먼저 달리려고 뒤뚱뒤뚱 우스운 뜀발질로 뛰어오던 녀석들.. 오늘은 커다란 아빠를 무기삼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습니다. 회관은 전통물건으로 시장을 이룹니다. 예쁜 비녀와 커다란 떡매 각시탈과 돌하루방에까지 회관이 전시관이 되었습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체육시간입니다. 아빠가 커다란 그림자가 되어 줍니다. 오늘은 왠지 말썽쟁이가 되고 싶지 않은가 봅니다. 오늘은 왠지 으쓱하는 기분이 잔뜩 드나 봅니다. 점잖을대로 점잖아진 녀석들의 조그마한 입에서 부풀대로 부풀려진 풍선에서 바람이 빠져 나오듯 힘찬 함성이 터져 나옵니다. 앉았다가 일어났다 뛰었다가 굴렀다가 신나게 발구름을 하는 녀석들 옆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더보기
아침 이야기 아침입니다. 밤새 묻었던 잠때를 지우며 치약을 짜냅니다. 어제 저녁 샤워를 하자마자 잠자리에 들었더니 머리카락이 하늘에 닿을듯 합니다. 외계인처럼 보입니다. 아침마다 다른 머리 스타일에 아침마다 거울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옷을 추려입고 빗자루를 들어 봅니다. 밤새 잠들었던 녀석들을 하나 둘씩 깨울 시간입니다. 화장실입니다. 잠이 덜 깬 덕에 화들짝 화들짝 두번을 놀랍니다. 어디로 들어 왔을까? 참새 한마리가 퍼드덕 퍼드덕 요란합니다. 커다란 유리창에 탁 탁 부딪힙니다. 예전에 참새 한마리를 잡은적이 있습니다. 작고 귀여운 것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예쁜 새장에 고운 물 떠다 잘 넣어 주었더니 새장이 부서져라 머리를 부딪쳐 작은 머리에 핏빛이 돌았습니다. 작고 귀여운 것이 너무나 불쌍하여 그만 새장문을 열어 .. 더보기
예비군 훈련과 꼬맹이들 오늘은 남자로 태어나서 마지막으로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가는 날입니다. 군복을 입고 헤메이다가 화들짝 놀라 자리를 털어보니 새벽 5시 30분. 30분은 더 잘 수 있다는 안도감으로 눈을 감은게 2시간을 누워 버렸습니다. 큰일입니다. 세수를 하는둥 마는둥 신발을 신는둥 걸치는둥 걷는둥 뛰는둥 회관문을 나섭니다. 택시는 고사하고 버스도 보이질 않습니다. 부리나케 뛰어 가지만 어디로 뛰는지도 모릅니다. 겨우겨우 택시를 잡습니다. "아저씨! 안산이요?" "안산 어디요?" "아..아저씨.. 일단 출발부터 해요!!" 30분이나 늦게 도착했습니다. 입소하기는 틀렸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담이라도 넘어가야지라는 생각에 발등에 불을 붙입니다. "어서 들어가세요" 너무나 반가운 소리입니다. "정말 들어가도 되요?" "들어가.. 더보기
희망이 열 개 이른 아침 새벽안개가 닫힌 창문을 살며시 비집을 때 곤한 잠에 취한 체육실에 시계종이 울려나고 체육실이 들썩거리며 울려날때 첫번째 희망이가 깨어 납니다. 아침나절 재잘대던 참새떼가 훠이 몰려 사라질 때 재잘거리며 북적거리며 건네이는 아이들의 아침인사가 바지단을 이리저리 흔들어 댈 때 두번째 희망이가 인사 합니다. 불이 켜지고 테이프가 돌아가고 아이들의 손짓이 시작되고 아이들의 웃음이 시작되고 아이들의 하루가 시작되고 희망이의 마른 등에 굵은 땀한방이 흘러 내릴 때 세번째 희망이가 폴짝 거립니다. 마른 연기를 내뿜으며 꼬리를 감추는 커다란 버스들이 사라지면 아이들이 지나간 전장에 채 가시지 않은 녀석들의 웃음들이 아직도 깔깔대고 뛰어 다닐 때 네번째 희망이가 미소짓습니다. 회관에 불이 켜지고 회관에 하나 .. 더보기
꽃게 친구 버스에 오릅니다. 오랫만에 아이들과 함께타는 버스입니다. 의자에 걸터앉고 의자에 줄을 타던 녀석들이 일제히 소리칩니다. "선생님.. 오늘 이 버스 타요?" "응.. 네녀석들이 잘 앉아 가면.." 후다닥 먼지가 일더니 어느새 군인들이 앉아 있는듯 합니다. 풋.. 웃음이 납니다. 이런 재미가 선생님을 보다 의쓱하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달봉이 얘기.. 해 주실거죠?" "네녀석들이 잘 앉아가면.." 두눈이 초롱초롱 해집니다. 밤잠 못이룬 샛별들이 버스안에 가득한듯 합니다. 마이크를 잡습니다. "안녕... 요녀석들아!" "안녕하세요..달봉이 선생님!!"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오늘은 5번을 통과해야 얘기를 들려주기로 합니다. 아이들은 달봉이 얘기를 듣기위해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5번을 통과하기 위.. 더보기
감동 .. 이런 감동 어떠신가요? 운동회 다음날 칼칼해진 목을 메만지며 들어선 교실에서 고사리 손들 모두어 건네주는 목캔디에 두손이 부족할 때... 이런 감동 어떠신가요? 독감에 걸려서 유치원도 이틀이나 빠진 녀석이 전화해서, "울 선생님 넘 불쌍하다.. 약 지어주는 사람도 없구.. 울 선생님 넘 불쌍하다.. 머리 짚어주는 사람도 없구.. 빨리 나아서 유치원가서 울 선생님 머리 짚어주구 약 먹으라구 물 떠 줄께요.. 쬐끔만 기다리세요" 이런 감동 어떠신가요? 매일 장난만 해서 하루에 열번도 멀다하구 손들고 벌을 서는 녀석이 자유놀이시간 마다하고 선생님 다리 아프겠다구 다리 주물러줄때.. 이런 감동 어떠신가요? 간식시간.. 코에 넣어도 남을만큼 쬐끔 싸온 간식을 선생님 배 고플까봐 한움큼씩 띄어서 책상에 그득히.. 더보기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즐거워했던 일을 생각해 봅니다. 어렸을적 어른들이 밥 잘 먹는다고 칭찬해서 배가 부른대도 밥을 억지로 억지로 그렇게 5그릇을 먹었습니다. 배가 부른만큼 칭찬을 받는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을때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코치님 말씀에 다리에 피가 쏠려 시커멓게 될때까지 발차기를 해서 엉금엉금 기어가던 그 길이 기뻤습니다. 국민학교 5학년때 졸린눈을 비벼가며 한장 한장 채워왔던 일기장을 아이들 앞에서 읽어 주시며 '일기가 참 맑고 정직하구나' 말씀하시던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새벽까지 열심히 일기를 쓰고 있던 제모습이 기뻤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때 태권도복을 입고 '보름달'이란 동요를 부르면서 스스로 감동하여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제 자신이 무척 기뻤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 더보기
어른이란 어렸을적에는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밥을 먹는대도 가슴이 쿵쾅쿵쾅 텔레비젼을 보는대도 가슴이 쿵쾅쿵쾅 잠을 자는대도 가슴이 쿵쾅쿵쾅 쿵쾅거림이 없는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양복도 입습니다. 이제는 수염도 깎습니다. 이제는 담배도 핍니다. 이제는 술도 마십니다. 이제는 어른이 된것 같습니다. 밥을 먹는데 가슴이 쏴아... 텔레비젼을 보는데 가슴이 쏴아... 잠을 자는데 가슴이 쏴아.. 쏴아..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이 됩니다. 키가 커집니다. 몸무게도 늘어납니다. 성적인 변화도 생깁니다. 덩치가 커다란 어린이입니다. 잘못한 생각입니다. 밥을 많이 먹으면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루, 이틀 잠을 많이 자면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른이란 전혀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 더보기
볍씨학교 운동회 오늘은 일요일 볍씨학교 운동회가 있는 날입니다. 볍씨학교는 초등학교입니다. 볍씨학교는 대안학교입니다. 볍씨학교는 ymca학교입니다. 볍씨학교는 살아있는 학교입니다. 볍씨학교는 건강한 아이들의 학교입니다. 볍씨학교는 즐거운 학교입니다. 양치질을 하며 오늘 하루를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서둘러 시간을 쫓아 봅니다. 근린공원입니다. 교회 어린이들이 야유회를 나왔습니다. 조기 축구회 아저씨들이 족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름모를 사람들이 발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족구장에서 행사준비를 합니다. 천막을 칩니다. 시원한 하늘아래 파란장막이 드리워집니다. 만국기를 답니다. 만국기만 바라보면 운동회가 생각납니다. 운동회를 생각하면 만국기가 떠오릅니다. 오늘은 어린이, 아빠, 엄마 장기자랑 시간이 있습니다. 아빠들과.. 더보기
보고싶은 얼굴 오늘은 우리반 아이들이 생태나들이를 가는 날입니다. 아침부터 찌뿌둥한 기분에 기지개를 여러번 하품이 연신 납니다. 한녀석이 미리 와 있습니다. '선생님'하고 달려드는 녀석이 품에 안깁니다. 포근한 숨결을 느끼며 아침내내 맴돌던 피곤함이 사라집니다. 손을 꼬옥 잡습니다. 처음에는 눈을 마주치기도 어색했던 녀석들이 처음에는 손 한번 잡아주기도 어렵던 녀석들이 처음에는 품에 한번 안으려면 엉덩이를 쏘옥 빼던 녀석들이 이제는 살며시 다가와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한녀석이 톡톡 건드립니다. 웃음이 만발한 정겨움이 가득한 얼굴입니다. "지원이구나.. 어떻게 왔어?" "푸후............" 작은 웃음에는 모든것을 담고도 충분합니다. 작은 웃음에는 모든것이 담겨 있습니다. 지원이는 몇달전에 이사간 우리반 녀석입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