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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학교

예비 초등 엄마들을 위한 책상

아이들을 책상에 앉히기 전에 엄마들이 먼저 앉아서 제 얘기를 들어 주세요.

 

유아 시기를 마치고 초등학생이 되는 내 아이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 속에는

어떤 바람이 불고 있나요?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말 주변도 키도 생각도 마음도 쑥쑥 자라는 아이,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환희 그 자체입니다. 하물며 일곱 살에서 여덟 살이 되는 예비 초등 엄마들이라고 다를까요?

그런데 학교가 뭐라고 이미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 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우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이보다 더 중요하지 않은 책상 수업으로 인해 기대보다는 걱정스런 마음을 담아서는 안되겠지요. 우리나라의 많은 엄마들처럼 초등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엄마들이 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엄마가 자라라 해서 자라는 것이 아닌 것 처럼 학습도 해라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이 이미 유아 시기에 스스로 학습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최고의 학습법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야 하고 그 위에 책을 펼쳐야 한다고 해서 그것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책상에 앉아서도 그리고 책 속에서도 스스로 배운 아이들의 학습법이 퇴색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예비 초등 엄마들의 제대로 된 단추를 끼우는 법입니다.

 

 초등 3학년 쯤 되면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지요?

 이 말의 뜻을 절대 곡해하면 안됩니다. 유아시기에는 보고 듣고 느끼고 만지고 맛보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것을 만나는 가장 훌륭한 학습입니다. 책 속에 있는 것은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만지지도 맛보지도 못한다고요? 그것은 엄마 스스로가 그러한 슬픈 경험이 있어서 그것에 순응하며 학교를 다녔고 그래서 정작 중요하게 여겼던 것을 포기하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이러한 전철을 밟게 되면 초등 3학년 쯤 되면 그때부터는 포기하고 살게 된다는 뜻입니다. 참 슬픈 말이지요?

 하지만 또 한 가지 뜻도 있습니다. 유아 시기에 배운 대로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생각하는 학습법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3학년 쯤 되면 학교 학습에서도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 간다는 말입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싶으신가요?

 우리 나라 중학생들은 가장 무서운 10대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 고등학생들은 가장 슬픈 청소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간들 정작 대학에서 펼칠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미 아이들은 날개가 있는 줄 잊은 지 오래라 하늘로 날아 오를 생각은 꿈도 꾸지 않을테니까요.

 유아 시기에 배운 학습법을 지켜 주세요. 책 속에 있는 것은 모두 세상에 이미 있거나 있었거나 앞으로 있을 것 아닌가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 들이기만 한다고 그 사람이 되지는 않습니다. 내 아이만 자신을 잃어갈 뿐입니다. 초등 3학년이 되었을 때 책 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펼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는 것, 그것이 책 속에서도 자기만의 학습법을 발견한다는 말입니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던가요? 우리는 지금도 공부하고 있지 않나요? 우리가 지금도 하고 있는 공부가 유아 시기에 유아들이 하는 공부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되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슬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공교육이라는 교육은 아무리 자유롭고 개방적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생각과 자유를 펼치기에는 너무나 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마치 사람들을 넣어 놓고 똑같은 것을 얘기해 주는 사람 공장 같습니다.

 

 내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게 되었다면 이제 엄마가 더욱 마음의 고삐를 동여 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마치 유행처럼 들어왔다 빠졌다를 되풀이하는 미친 교육 열풍에 같이 휩싸이지 않고 아이에게 무엇을 주입하는지도 모르면서 이것 저것 남들 한다고 들이대지 않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이웃 집 엄마와 반과 학교 분위기에 흔들리지 마시고 내 아이의 눈빛과 마음 들여다 보기에 더욱 집중해 주세요.

내 아이가 몸이 아프다고 이 주사, 저 주사 막 놓지 않았던 때를 기억하세요. 내 아이가 너무나 소중해서 가슴에 품고 엄마 품으로 열을 식혀줬던 그 마음을 내려 놓지 마세요.

 이 세상이 학교이고 자연이 선생님이라는 것은 진실입니다.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세요.

그리고 꿈이 없는 엄마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꿈을 만드세요.

 

수천 명의 아이들을 만나고 그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나고 아이들의 푸념과 애환을 듣고 달래주고 그럼에도 살아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고 안도하기를 십 수년째 하고 있는 선생님이 드리는 간곡한 부탁 입니다.

제가 아직도 선생님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금도 나를 위한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아이들과 나누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