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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학교

운동회


운동회

 운동회 문화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기스포츠단 시절에는 운동회만큼 학부모님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볼거리는 없었습니다.

힘찬 함성으로 체조하고 뜀틀을 뛰어 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모습에 매료되어 아기스포츠단에 보내길 참 잘 했다고 느끼곤 했다지요.

 그러고 보면 중요한 시기 때마다(교육비 납부 시기) 이러한 볼거리들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공개수업, 부모 참여수업, 아빠랑 캠프 등 말이지요.

그 중에서 당연 운동회가 으뜸이었기에

다음 학년을 준비하는 시기인 가을에 배치되지 않았을까 나름 짐작도 해 봅니다.

 그렇지만 그 만큼 보여주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노력과 아이들의 고생(?)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똑같은 것을 계속 연습하는 것만큼 지루한 것은 없습니다.

그것도 세상에 태어난 지 5년 안팎인 녀석들을 데리고 말이지요.

그래서 인지 체육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재미있으면서도 호랑이처럼 무서운 선생님들이 많았습니다.   

유치원에서 하는 재롱잔치와 비교했을 때 더 하면 더 했지 아마 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학교의 모습이 바뀌면서 학교에서 진행하는 행사들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보기 좋은 것 보다는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을 담고

보여주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행사로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가장 좋은 준비는 반복적인 연습이 아니라

소풍을 기다리던 마음 같은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대가 아닐까요?

 풀씨 아이들과 운동회 준비를 합니다.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가을이 아닌 봄에 운동회를 하게 된 터에

시기별로 맞지 않는 놀이(다섯 살 아이들의 경우 봄과 가을의 성장 차는 다섯 살과 여섯 살의 차이만큼 크기 때문에)는 빼고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놀이를 준비합니다.

게다가 운동회를 할 만한 장소를 광명에서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워서

부천 남부 수자원 공사 생태공원에서 할 수 있는 놀이들로 다시 구성합니다.

부천 남부 수자원 공사 생태공원 잔디밭은 운동회 하기 참 좋은 곳이지만

잔디 보호를 위해 줄다리기나 공을 사용한 놀이를 할 수 없고 앰프 사용을 할 수 없어(주변 주택가의 항의)

확성기로 할 수 있는 놀이들로 다시 추립니다.

이렇게 어렵게 추려진 놀이를 가지고 몸 놀이 시간에 아이들을 만납니다.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잘 만든 놀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이 재미없어하면 놀이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놀이는 아이들과의 몸 놀이를 통해 한 번, 두 번 많게는 세 번까지 수정 과정을 거칩니다.

아이들의 표정과 아이들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을 때까지 놀이는 바뀌고 또 바뀝니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운동회 놀이가 완성됩니다.


 2011년 5월 14일 부천 수자원 공사 생태공원에서 풀씨 학교 가족 운동회를 하였습니다.

가족 행사, 회사 행사 등 각종 행사로 바쁜 5월의 영향으로 함께 하지 못한 가족이 많았지만

언제나 그랬듯 구름 한 점 없는 따사로운 햇살과 파란 하늘을 무대 삼아 정말 재미있게 잘 놀았습니다.

큰 공 굴리기도 없고 줄다리기도 없고 앰프도 없고 만국기도 없는 운동회였지만

거북이처럼 기고 토끼처럼 뛰며 전래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놀았습니다.

 운동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과 엄마, 아빠의 표정 속에 숨은 운동회를 살짝 훔쳐보며

비로소 운동회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운동회 재미있으셨나요?

 함께 하지 못했던 가족들과 다음 행사 때에는 꼭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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