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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하늘을 나는 새와 하늘을 보는 새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섭니다.

매일 매일 쓸고 닦아서 매일 매일 쓰레기가 나옵니다.

매일 매일 깨끗한 즐거움도 있지만

매일 매일 버려야 할 것이 많은 것이 부끄럽습니다.

자연은 버릴 것이 없다지만

사람은 버릴 것이 아직도 많습니다.

사람사는 곳에만 쓰레기가 생깁니다.

쓰레기 봉투 가득 부끄러움을 들고 나섭니다.

자연이 볼까 몰래 몰래 들고 나섭니다.

푹신푹신 하얀털 하얀토끼 푹신이집을 지납니다.

나무판자로 바람을 막고 나무판자로 지붕을 덮은 푹신이 집

푹신이 집 위에는 작은 토끼 꼬마가 살던 토끼장이 있습니다.

푸드득 파드득 날개짓이 보입니다.

새 두 마리가 토끼장에 갇혔습니다.

먹이 찾아 찾아든 곳이 토끼장인 줄 몰랐나 봅니다.

노란 머리 띠에 나무 색깔 새 두 마리

"선생님! 얘들 보세요!"

"어머, 왠 새들이에요?"

"열려진 문으로 들어 왔어요. 그런데, 나갈 줄 모르네요"

하늘은 보이는데 하늘까지 가지 못합니다.

나르면 나르는대로 쇠 창살에 걸립니다.

"불쌍하다. 내 보내 주세요"

"아이들과 함께 내 보내 줄께요"

아이들과 함께 동그랗게 앉습니다.

"들어-주기!"

아이들이 들어주기를 말하며 선생님을 바라봅니다.

"창 밖을 봐 봐. 뭐가 보이지?"

"하늘이 보여요" "나무가 보여요"

"그래. 땅에 사는 나무와 땅 만큼 넓은 하늘이 있지?

아니지. 땅 보다 넓은 하늘이야.

땅과 바다와 산을 합치면 하늘이 돼.

아니지, 하늘은 그것보다 더 클꺼야.

저렇게 넓은 커다란 하늘에서 사는 생명들이 있지.... 무엇일까?"

"새요"

"그래, 새들이야.

그런데, 저렇게 넓은 하늘에 사는 새 중에서

노란 머리띠를 한 새 두 마리가

오늘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어"

"무슨 실수요?"

"토끼장에 그만 갇히고 말았어"

"토끼장에요? 푹신이 토끼장이요?"

"아니, 푹신이집 위에 있는 빈 토끼장"

"옛날에 꼬마가 살던 토끼장이요?"

"응, 그래"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살려 줬어요?"

"아니? 아직 토끼장에 있는데?"

아이들 눈이 토끼장을 찾습니다.

"선생님이 토끼장을 가지고 왔다. 너희들에게 보여 주려고.

하늘에서 사는 새들이라 너희들이 자세히 본 적이 없잖아.

그래서 새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너희들에게 보여주고 놓아주려고

아직 날려 보내지 않았어"

"어서 보여줘요." "빨리 보여주세요" "보고 싶어요"

"약속할게 있다"

"무슨 약속이요?"

"새들을 놀라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

새들은 지금 토끼장에 갇힌 것만으로도 너무 무서워하고 있어."

"알았어요. 만지지 않을께요"

"동그라미가 작아지지 않도록 앉아 있을 수 있지?"

"네!'

"그럼, 약속을 믿고 선생님이 토끼장을 가지고 올게"

토끼장을 가지고 옵니다.

날개가 떨어져라 토끼장을 맴 도는 새들이 보입니다.

"우와- 진짜 새다"

몸은 그대로인데 눈은 새장까지 달려 옵니다.

"선생님, 이 새들은 십자매랑 뭐가 달라요?"

"십자매는 새 장이 집이고 이 새들은 하늘이 집인게 다르지.

십자매는 하늘을 쳐다 보기만 하고 살지만

이 새들은 하늘을 나르며 살지.

너희들이 새라면 새 장에서 살고 싶니? 하늘에서 살고 싶니?"

"하늘에서 살고 싶어요"

"왜?"

"마음대로 날아 다닐 수 있으니까요."

"그래. 마음대로 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거야"

"그런데, 선생님. 새들이 왜 자꾸 토끼장에 부딪혀요?"

"나가고 싶어서 그러지. 하늘로 가고 싶어서..."

"아프겠다. 불쌍해요. 어서 살려 주세요. 네?"

"그래. 그럼, 이제 이 새들을 하늘로 돌려 보내자!"

토끼장을 들고 밖으로 나옵니다.

아이들이 따라 나옵니다.

장독대 위에 토끼장을 올려 놓습니다.

"인사하자! 이제 새들이 집에 갈꺼야"

"안녕, 잘가!" "잘가, 새야!"

토끼장 문을 열어 줍니다.

콩콩 토끼장을 뛰던 새들이

쏜살같이 하늘로 오릅니다.

쌕- 소리가 나도록 날개짓을 합니다.

"우와- "

아이들이 탄성을 지릅니다. 박수를 합니다.

"정말 빠르다!'

하늘을 날아 간 새는 금새 보이지 않습니다.

빈 토끼장엔 푸드득 파드득 날개짓 소리만 남아 있습니다.

"하늘을 봐라! 정말 넓지?"

"네, 넓어요"

"저렇게 넓은 하늘을 두고 새 장에 갇혀 살면 얼마나 답답할까?

너희들은 새 장에서 사는 새가 되지 말고

꼭 하늘을 나는 새가 되야 한다. 알았지?"

"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새야 되요?"

왕방울 눈 지민이가 콩알만한 새처럼 쳐다봅니다.

"새처럼 넓은 하늘,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라는 거야"

"히히.. 새가 되면 좋겠다. 하늘도 마음대로 날아 다닐 수 있고..."

"자- 이제 안으로 들어가자. 겨울이 옷 속으로 들어온다. 에구, 추워라!"

아이들은

나르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새들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늘에서 배우면 하늘을 나르고

새장에서 배우면 새 장을 나르게 될테지요.

하늘에게 배우면 하늘이 집이고

새장에게 배우면 새장이 집이 되겠지요.

하늘에는 위험이 많지요.

무서운 새들도 많고 추위와 더위도 걱정이지요.

하늘보다는 새장이 더 안전하지요.

하지만 모이를 기다리는 새들보다는

스스로 먹이를 찾아 나서는 새들이 더 건강해 보입니다.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 다니는 새들이 더 튼튼해 보입니다.

불행히도 사람만이 스스로 갇힐 줄 아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하늘을 나르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고양이 목 끈을 잡고 한 녀석이 말합니다.

"선생님! 고양이도 풀어줘요!"

"안돼! 고양이는!"

"왜요? 고양이도 자유를 줘야 줘..."

"고양이는 안된다니까..."

"왜요? 풀어 줄래요!"

"안돼!!!"

우당탕탕! 아이들과의 신나는 하루가 또 다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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