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달봉샘의 성장통

너무 재미있어요!


민들레반을 만납니다.

"오늘 소원은 무엇인고?"

"산 놀이요"

"산 놀이라..."

오늘 소원 들어주기 친구는 효주입니다.

나무 뜀틀 두 개를 나란히 붙입니다.

그 위로 커다란 공기매트를 산처럼 씌웁니다.

매트 양 쪽으로 네모난 매트 세 장을 붙입니다.

볼록 솟은 산이 있는 섬이 만들어 집니다.

바다 건너 외딴 섬도 만듭니다.

찍찍이로 붙이는 뜀틀 세 장을 각각 떼어

외딴 섬으로 가는 다리를 만듭니다.

볼록 산이 있는 섬에는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동물입니다.

선생님은 동물들을 잡는 사냥꾼이 됩니다.

사냥꾼이 산에 있는 동물들을 잡아 외딴섬으로 데려갑니다.

외딴섬에 잡힌 동물들은

볼록 산의 동물 친구들이 구하러 올 때가지 기다립니다.

볼록 산 친구들은 사냥꾼의 눈을 피해

찍찍이 뜀틀 세 장을 징검다리처럼 연결하여

외딴섬으로 다리를 놓아줍니다.

그러면 외딴섬의 동물들은 그 다리를 건너

다시 볼록 산으로 올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볼록 산을 뛰어 다니는 아이들을 번쩍 들어

외딴 섬에 내려 놓습니다.

볼록 산 아이들은 매트 위를 굴러 다니며

외딴 섬에 다리를 놓아 줄 기회를 기다립니다.

사냥꾼은 언제나 집니다.

볼록 산의 동물들이 워낙 빨라

다 잡을 수도 외딴 섬의 동물들을 지킬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사냥꾼은 재미있습니다.

볼록 산의 동물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사냥꾼도 더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될테니까요.

"이제 그만하자!"

"에이...왜요! 더 해요!"

"밥 안 먹을꺼야?"

"벌써 점심시간이에요?"

재미있는 시간은 언제나 짧습니다.

점심을 먹고 청소를 하고

질경이반을 만납니다.

'바닥청소를 해야겠는걸?'

모래 놀이터가 생기고 나서부터 바닥이 항상 모래투성입니다.

아이들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생님

아이들과 청소를 할 꾀를 냅니다.

"스케이트 놀이하자!"

"어떻게 하는 건데요?"

스케이트라.. 아이들의 눈 빛에 호기심이 반짝합니다.

"모두 베란다에 가서 양말이랑 실내화 벗기!"

맨 발로 기다리는 아이들.

세숫대아에 물을 퍼서 바닥에 뿌립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바닥이 흥건 해 집니다.

"자! 스케이트 타자!"

바지를 걷어 붙이고 스케이트를 탑니다.

쿵- 하고 넘어지는 아이들.

하지만 넘어질 때마다 '에헤헤' 웃음 보가 터집니다.

발바닥이 간지러운 듯 연신 웃는 녀석들입니다.

"베란다에 가서 해바라기 하자!"

햇볕을 쬐는 사이 선생님이 바닥에 비눗가루를 뿌립니다.

"그건 왜 뿌려요? 선생님?"

"응? 좀 더 미끄럽게 하려구..."

다시 스케이트를 탑니다.

아까보다 훨씬 미끄럽습니다.

쿵- 쿵- 넘어지는 소리가 연신 들립니다.

'에헤헤' '에헤헤' 웃음소리도 두 배입니다.

"자! 이번에는 물 수건 놀이!"

아이들에게 수건 하나씩을 나눠줍니다.

길다랗게 펴서 바닥위로 미끄러집니다.

물 먹은 수건은 베란다에 가서 쭈-욱 짜냅니다.

"헤헤헤.. 재밌다!"

신나게 놀다보니 집에 갈 시간입니다.

"집에 갈 준비하자!"

"벌써 집에 가요?"

"집에 갈 시간이 다 됐는걸?"

"에이..더 하지..."

바닥이 반짝반짝

청소도 하고 놀이도 하고

일석이조입니다.

"발 바닥 좀 봐라.. 거울만큼 깨끗해졌다"

"정말? 발바닥이 깨끗하다"

가방 멘 녀석들을 한 녀석 씩 안아줍니다.

"선생님! 오늘 너무 재미있었어요!"

귓 볼을 간지럽히는 녀석들의 목소리에

쪽- 소리나게 뽀뽀합니다.

"우리 내일도 신나게 놀자! 좋지?"

"네! 좋아요!"

놀다보면 밥 먹고

놀다보면 집에 갈 시간

만나기가 무섭게 집에 가는 녀석들이지만

그 짧은 시간은

길고 긴 앞으로의 시간에

산 놀이처럼 든든한 산이 되고

스케이트 놀이처럼 깨끗한 바탕이 되어 줄 것입니다.

"잘가라! 이녀석들아!"

버스 창에 붙어 손 흔드는 아이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싣고

붕-

달려갑니다.

'달봉샘의 성장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이 좋아요!  (0) 2010.05.05
아이의 눈  (0) 2010.05.05
너는? 지금은?  (0) 2010.05.05
질경이 반은 수두반  (0) 2010.05.05
맨발로 숨쉬기  (0) 2010.05.05
이름 만들기  (0) 2010.05.05
그림동화 이야기  (0) 2010.05.05
생명을 살리는 손수건  (0) 2010.05.05
스물 여덟 번 행복하기  (0) 2010.05.05
고추가 아파요.  (2) 201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