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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질경이 반은 수두반


한 녀석도 아니고 두 녀석도 아니고

무려 열 두 녀석이나 수두에 걸렸습니다.

혹시나 친구들에게 동생들에게 옮을까

신발장에 흙 먼지만 쌓아놓고

가방장에 보고픔만 넣어두고

어제도 오늘도

아이들은 집 안에만 꼭 꼭 숨어 있습니다.

아침이면 동그랗게 앉는 동그라미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 동그라미

커다랗던 선생님 눈도

줄어든 동그라미 마냥 작아집니다.

"선생님! 왜 힘이 없어요?"

"친구들이 없어서.. 보고 싶어서.."

"우리들이 있잖아요"

"그래, 고마워!"

정말로 선생님은 아이들의 웃음을 먹고 사나 봅니다.

줄어든 아이들만큼 선생님의 힘이 줄어 듭니다.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오지못한 아이들의 몫만큼 웃음을 나눠주는 녀석들.

두 배, 세 배로 더욱 웃는 녀석들.

그래서 선생님 얼굴에 기어코 웃음꽃을 달아주고 맙니다.

"얘들아! 우리 수두때문에 오지 못한 친구들은 위해 느낌 나누기를 하자.

두 손을 꼭 잡고 오지 못한 친구들을 생각하자.

얼굴에 핀 수두꽃이 빨리 져서 예쁜 웃음꽃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에

수두를 앓았던 녀석들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두에도 끄떡없는 녀석들입니다.

감기에 걸려서 힘들어 하는 녀석이 있으면

가만히 안아 줍니다.

이마에 볼을 대고

볼에 볼을 맞대고

어서 건강해 지기를 바랍니다.

감기를 선생님에게 나눠 달라 마음으로 말합니다

신기하게도 저녁이면

선생님 이마에서 열이 납니다.

정말로 감기를 나눠 갖은 것처럼

선생님도 감기에 걸립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다음 날이면 감기에 걸렸던 녀석이 건강해져 옵니다.

선생님은 감기에 걸려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이마에 볼에 뽀뽀를 해 주고 나면

감기라는 녀석은 멀리 달아나 버리니까요.

병이라는 것은 마음에서부터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을 나누듯 병도 나누어 지나 봅니다.

마음은 나누면 더욱 따뜻해지고

병은 나누면 사라져 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두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한 번 걸렸던 사람은

감기처럼 다시 가져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화를 겁니다.

수두에 걸린 아이들에게...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고 합니다.

수두에 걸린 녀석들끼리 모여서.

역시 멋진 녀석들입니다.

그 무엇도 우리네 아이들을 떼어 놓을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돌아옵니다.

일찌감치 수두에 걸렸던 녀석들입니다.

한 녀석 한 녀석 자기 자리를 다시 찾을 때마다

친구들은 선생님은 박수를 쳐 줍니다.

너무 보고 싶었다고 너무 너무 사랑한다고.

그리고는 가슴 가득한 사랑으로 꼬옥 안아줍니다.

그동안 안아주지 못한만큼

그동안 보고팠던 마음만큼

내일이면 모든 아이들이 돌아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하루종일 즐거울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날입니다.

아무것도 없어도 모든 것이 있는 날입니다.

선생님에게 아이들은 살아있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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