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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 성장하기

아기스포츠단 교육(안양 Y 사례)

안양 YMCA 아기스포츠단 교육철학과 특징

 

1. 교육방향

YMCA 교육철학은 전 세계 YMCA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몸과 마음, 영혼(영지체)이 균형 잡힌 전인(全人)교육을 지향합니다. ··체 전인교육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따로따로”(단편화) 현상입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두려움과 단절감을 느끼는 도시생활의 근간이 그렇고, 어른들 역시 몸 따로 마음 따로 영혼 따로 따로 따로입니다. 그러다보니 교육도 따로따로현상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완성된 전인으로 태어나는데, 우리는 교과목으로, 단원으로, 수업으로 끊임없이 나누어 따로따로가르치려 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이 왕성해지면서 이러한 따로따로는 유아교육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따로따로를 멈추어야 아이들이 보입니다.

 

2. 교육 특징

1) 놀이, 놀이, 놀이

'논다'라는 말은 놀이를 하거나 하여 즐겁게 지내는 것을 말합니다. '논다'라는 말에는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다, 게으름을 피우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노는 것이 바로 일입니다. 일일 뿐만 아니라 성장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생활의 필수 과정입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성장의 과정이란 배움의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배움은 다양한 경험들을 토대로 만들어집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몸의 움직임을 통한 체험으로 채워 나갑니다. 뛰고 넘어지고 구르고 기어오르고 치솟고 기고 매달리고 때리고 던지고 부수고 만들고 뛰어넘고 뛰어 내릴 수 있는 몸의 여러 가지 움직임들이 묶여 경험이 되고 배움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몸의 움직임들은 노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노는 과정에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즐거움과 편안함 그리고 자발성입니다.

놀이는 즐겁게 놀기 위해 자발적으로 행하는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잘 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노는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노는 과정에는 놀이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아이들과 놀이의 관계의 중요성을 주장한 어떤 학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가운데 놀이가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준다하였으며 놀이에서는 움직임 자체가 바로 목표라 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놀이에 대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는데 이때 보여주는 집중력과 인내는 이후 학습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어린 시절 충분히 노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과정이며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 놀이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기스포츠단 아이들은 놀이를 배웁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놀이를 창조합니다. 만들어진 놀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갑니다. 선생님과 함께 하는 놀이는 이러한 과정을 쉽게 가도록 돕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배우는 것은 놀이의 종류가 아니라 놀이를 창조할 수 있는 자유로움과 창의성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2) 생활리듬이 중요하다

교육 과정 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생활리듬입니다. 아이들의 몸에 익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생활리듬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매일 자주입니다. “매일 자주의 원칙속에서 매일 뿐만 아니라, 주간, 계절 리듬 등 아이들의 리듬과 자연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결합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까지를 포함합니다. 생활리듬의 핵심은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로따로가 아닙니다.

 

3) 사이좋게, 사이좋게

다툼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는 사이좋게라는 말을 진정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이좋게라는 것은 다툼 후에 이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생기는 현상입니다. 처음부터 다툼이 없이 잘 지내는 아이들은 뭔가 잘못된 아이들입니다.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신을 드러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다른 이들과 다른 점들로 인해 서로 부딪히게 됩니다. 이를 피하거나 참아서 다툼이 생기지 않는다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점을 알아 가고 함께 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가운데 진정 사이좋게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툼은 늘 일어나기 마련인데 이러한 다툼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참 중요한 과정입니다. 누군가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까지 그리고 그러한 과정이 되풀이 될 때마다 점점 유연해져 가는 대처 방법, 이것이 진정한 사이좋게를 계속 만들어 냅니다.

 

  4) 자연은 최고의 스승

우리 아이들은 자연 세계와 의미 있는 접촉을 하지 못하고 자란 첫 세대이다충격적인 이 말은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이란 책을 통해 자연결핍장애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구하자는 메시지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리처드 루브의 지적입니다. 루브의 섬세한 관찰대로 자연은 우리 아이들의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곳이요,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곳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도시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점점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하루 종일 한번 밟아보지 못하는 날도 많습니다. 땅을 못 밟는 것도 문제이지만, 아이들은 일과 중 대부분을 실내공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실내에 머물러 있는 동안 아이들은 대부분 기계와 교감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 아기스포츠단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처한 교육현실을 직시하면서, 이를 위해 YMCA 주변에 있는 관악산(), 학의천(), 텃밭()은 자연과의 관계회복을 위한 훌륭한 교실이라고 믿고, 이를 매개로 숲 학교, 농사학교, 학의천 교실 등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3. 교육내용을 구성하는 세 기둥

 

1) 자연 - 산내들 교육과정

배경

안양YMCA에서는 아기스포츠단을 1989년부터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유아교육기관의 주된 흐름은 인지활동만을 강조하고 신체활동을 등한시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YMCAYMCA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영··(Sprit,Mind,Body) 교육철학에 근거해, (Mind)편향의 교육활동을 개선하고, 신체활동(Body)을 유아기의 기본활동으로 인식하고 아기스포츠단을 개설한 것은 새로운 발상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안양YMCA의 경우, 2000년대 이후부터 새로운 자각이 YMCA 내부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도시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결핍 가운데 심각한 것이 자연결핍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10년 이상 YMCA 아기스포츠단의 공간은 교통접근성이 높고, 신체활동(체육실, 수영장)이 가능한지가 핵심기준이었습니다. 2005년부터 자연과의 접근성이 높은 공간을 찾아 이전준비를 하다가 2006년 충분하지 않지만 지금의 공간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 현재의 공간을 선택할 때, 교통접근성 대신에 자연과의 접근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안양은 자연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가용 공간이 거의 없고, 있다하더라도 지가가 너무 높아 현실성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전형적인 시골의 풍경이었습니다. 앞에 내가 흐르고, 밭이 있고, 마당이 있고, 뒷동산이 있는. 마침 이러한 동선을 연상시킬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학의천(자연하천으로의 성공적으로 복원한 모범사례), 마당을 연상케 하는 어린이놀이터(증촌놀이터), 그리고 좀 떨어져 있지만 의지만 있으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관악산(관악산과 연결된 작은 산). 그리고 산 주변에 있는 텃밭. 이러한 자연환경은 동선이 서로 떨어져 있는 한계가 있더라도, 아이들이 자연과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는 비교적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이러한 자연환경을 토대로 기존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부터 핵심적으로 교육과정에 반영한 대표적인 것은 세 가지입니다. 1)걸어서 학의천 자주 산책가기 2)숲 학교 3)농사학교입니다. 각각에 대한 사례를 살펴보려합니다.

 

프로그램 사례

()()()이라는 표현은 2010년부터 쓴 것입니다. 처음에는 관악산 숲(), 학의천(), 산 주변 밭()을 서로 연계한 통합 교육과정은 아니었습니다. 2010년까지 각각 이루어졌던 경험을 살려 보다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강해지면서 붙여본 이름입니다.

 

(): 숲 학교

20072학기를 시작하며, 안양의 숲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관악산, 수리산, 청계산, 모락산, 그리고 서울대수목원등. 그전까지 아기스포츠단 내부조차도 숲을 나들이 공간으로 보면서 그곳에서 활동을 특별활동 혹은 야외활동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7년 우리나라에 독일의 숲속유치원이 소개되면서, 그보다 숲이 훌륭한 학교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2007년 처음 시작된 <숲 학교 프로젝트>. 이때 핵심은 아기스포츠단 전체를 숲으로 옮긴다는 것이었고, 아침에 숲으로 가서, 하원할 때까지 그곳에서 1주일간 온전히 생활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오면서 몇 번의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숲 학교"란 말에 묶여(지나치게 배움터로 생각해서), 숲 해설사를 초빙해서 수업처럼 해보기도 했습니다. 뭔가 한 것처럼 보이기는 한데, 어른들의 입장이라는 것을 금새 알아차렸습니다. 자연과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적었던 거지요. 숲 학교 진행에서 가장 큰 핵심은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들이 맘껏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숲 학교를 경험한 선생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에게 이것 하지 마, 저것 하지마 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곳이 제일 좋은 곳"이라고.

- 그래서 처음 시작했던 숲 해설사와 함께 시작한 서울대수목원을 버리고, 관악산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관악산으로 옮기고 나니 ",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아이들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모습을 훨씬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기스포츠단에서는 그 다음해에 봄여름가을겨울 숲 학교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숲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한해를 보내고, 다시 같은 숲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것.

- 숲이 자연과의 교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신체활동을 하면서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좋은 장소임을 착안하여, 체육실에서 하던 몸 놀이 활동도 숲으로 옮겨 숲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 학의천에서의 경험

가장 쉽게(물론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15미터정도 통과해야 장애물은 있음) 할 수 있는 것이 학의천을 자주 가는 것이었습니다. 학의천은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 100선이 선정될 정도로 자연형 하천으로 성공적으로 복원한 사례가운데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하천정책의 초점은 깨끗한 하천이었고, 생태학습의 장이라는 인식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안양YMCA는 이에 주목하고,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성인들을 중심으로 생태안내자 교육을 하고, 클럽활동을 진행하고 있어, 학의천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좋은 생태 학습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먼저 학의천 생태안내자로 성장한 회원들로부터 학의천에 대한 생태학습을 전수받았고, 아이들과 학의천에 나가 놀기 시작했습니다. 산책도 하고, (아슬아슬) 징검다리를 건너다가 무서워 울기도 하고 신나게 뛰어다니기도 하고, 신발 다 벗고 얕은 물속으로 들어가 물장난도 하고, 갈잎으로 배를 만들어 띄어 보내기도 하고, 토끼풀 꽃이 필 때면, 목걸이, 반지도 만들기도 하고, 꽃들이 한창 필 때면 도감을 끼고 다니며 꽃 이름도 공부하고, 자주 오는 새들, 물고기들과도 만납니다. 아이들은 점점 자주 학의천에 가면서 아이들의 자연스런 생활리듬으로 스며들어가게 됩니다.

 

(): 농사학교

유아교육기관에서 텃밭활동을 합니다. 아기스포츠단에서도 텃밭활동을 했습니다. 텃밭활동을 하면서 아이중심이 아닌 어른중심이고(어린농부를 기른다?), 과정중심이 아닌 결과중심(수확에 초점)이라는 성찰을 하게 되었고, 자연과의 교감을 중요한 교육활동으로 보면서, 2007년부터 재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름 하여 농사학교인데, 봄여름은 채소정원, 가을겨울은 김장 정원이었습니다. 이때 아이들의 텃밭활동은 키우고 수확하는 것이 아닌, 지구를 이해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오감을 충족시키는 통합적 교육으로 구성하려고 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작은 농부가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과정을 즐기고, 손으로 생명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 여름 채소정원에서 아이들은 흙을 만지고, 벌레와 잡초와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를 체험하도록 도왔습니다. 가령, , 여름 채소정원은 아이들이 가정에서 반별로 달리 나가는 씨앗을 틔우고 싹이 나는 것을 학부모와 같이 관찰하게 됩니다. 싹이 난 채소는 채소정원의 채소밭에 옮겨 심습니다. 2008년 채소정원은 채소밭과 꽃밭, 감자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시금치,적상추,청상추,쑥갓,부추,치커리를 심었고, 이 과정을 채소정원이야기라는 뉴스레터를 매주 발간했습니다. 학부모들에게 나간 뉴스레터에는 채소들의 성장이야기와 더불어, 아이들의 성장이야기를 연결시키거나(예를 들면 식물의 씨앗과 아이들의 씨알, 각 가정에서 진행하는 관찰일기를 중계하거나, 농사리듬의 핵심인 절기공부 자료도 실었습니다. 가을겨울 김장정원은 봄여름 채소 정원와 같이 진행하되, 아이들이 마지막 아이들이 기른 배추, , 갓등으로 김장을 하는 것으로 종결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농사학교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텃밭활동과 확연하게 달라진 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싹틔우고 관찰하기를 통하여 아이들이 한 식물의 전 과정을 볼 수 있었다는 점(기존 텃밭활동은 이미 자란 모종을 심었음), 구획이 어른중심의 밭 구획이 아니라, 아이들의 동선에 맞게 쉽게 다닐 수 있도록 고랑을 크게 하고, 밭모양도 세모, 동그라미 처럼 다양하게 구획하게 되었다는 점, 정원개념으로 밭만이 아니라 꽃밭도 넣고, 아이들이 흙 놀이 할 수 있는 놀이공간도 만들어 놓았다는 점, 벌레 먹은 것이 농사를 잘못지은 것이 아니라 왜 벌레가 먹었는지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공부소재가 된다는 점 등 달라졌습니다.

 

2) 놀이

놀이는 무궁무진합니다. 하기 나름이고 만들기 나름입니다. 오래 전부터 전해져 오는 놀이를 배우는 것이나 기구를 통한 놀이를 하는 것은 창조적인 놀이를 하기 위한 과정이지 끝이 아닙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얼음 땡과 같은 놀이는 우리가 어린 시절에도 했던 놀이입니다. 이러한 놀이 안에는 놀이를 통해 만들어진 규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규칙은 놀이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한 발판입니다. 아이들에게 규칙이나 약속을 가르치려 들면 이미 놀이가 아닙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재미있게 해 본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모여서도 그 놀이를 떠 올리고 놀이를 하면서 바꾸고 싶은 것이 생기면 마음대로 바꿔서도 해 봅니다. 술래가 꼭 한 명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놀이가 아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허수아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입니다. 아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아기처럼 기어오다가 멈추는 놀이이고 허수아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술래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허수아비처럼 한 발로 서서 멈추어야 하는 놀이입니다. 규칙은 만들기 나름입니다. , 이러한 규칙을 만들 때는 놀이 구성원과 함께 정해야 한다는 것! 아이들이 익혀가야 하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함께 하는 친구들과 나를 우리로 묶는 것 말입니다. 기구를 통한 놀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라인 스케이트, 수영, 축구, 자전거 타기 등 이런 것을 우리는 기구나 도구를 가지고 하는 놀이로 말합니다. 아기스포츠단 어린이들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고 물속에서도 합니다. 놀이는 도구와 기구보다 더 큰 개념입니다. 단순히 도구 사용법과 기구 사용법만을 익히는 것은 사용법이 정해져 있는 장난감으로 한 가지 놀이밖에 못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창작은 흉내 내기와 반복 그리고 바꿔보기, 응용에 이어 생기는 단계입니다. 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놀이! 놀이를 얕잡아봐서는 안됩니다.

 

3) 관계

그동안 아기스포츠단은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치명적인 결핍이 자연결핍” “놀이결핍이라고 보고 아이중심의 대안적인 유아교육과정을 이루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해가 갈수록 기존 교육과정의 새로운 변화를 요청하는 현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아이들의 공격성입니다. 그 진원지는 어디일까요?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어떤 전문가는 각종 유해한 식품첨가물에 노출된 아이들의 먹을거리로 보기도 하고, 어떤 전문가는 TV,스마트폰(아이패드)등 첨단 미디어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어쨌든 아이들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고, 이건 순전히 어른들의 책임임은 분명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교육과정의 키워드에 자연, 놀이와 함께 관계를 기둥으로 세우고 있습니다. 관계를 키워드로 한 교육과정은 이른바 평화교육과정입니다.

 

평화놀이

평화 놀이는 평화를 키워드로 한 놀이입니다. 놀이 중 하나이지만 놀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아이들 관계의 평화 그리고 내 안의 평화입니다. 평화라는 것은 몸도 마음도 편안한 상태라는 것을 아기스포츠단 아이들은 압니다. 아기스포츠단에서는 2주에 한 번씩 월요일 아침에 5,6,7세 모든 아이들이 몸 놀이실에 모입니다. 그리고 다 같이 내 몸을 깨우는 몸 깨우기를 하고 평화 놀이를 함께 합니다. 둘이서 짝을 이루어 서로의 몸을 주물러 주고 두드려 주며 너도 나와 같음을 느끼고 손을 만지며 서로를 느끼기도 합니다. 친구 얼굴을 마주 보고 친구 얼굴을 열심히 그리면서 다시 한 번 나와 같은 다른 존재를 느끼기도 합니다.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형극을 통해 보여주기도 하고 함께 사용하는 실내화를 통해 관계를 배우기도 합니다.(실내화의 눈물 인형극) 평화를 위해서는 안전하게 노는 것도 중요하므로 안전 교육도 하고 지난 월요일에는 너랑 안 놀아. 저리 가! ” 라는 선생님들이 준비한 그림자 인형극으로 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마음에 구멍이 뚫리는 것으로 표현하며 서로를 보담아 주기도 했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내 안의 평화에서부터 그리고 관계에서부터 온다는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진리를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워가고 있습니다.

 

평화명상

명상은 자기 자신을 편안하게 내려놓는 연습입니다. 아이들에게 명상은 편안하고 기분 좋은 것입니다. 마치 엄마 품에 안겨 있는 느낌을 스스로 느껴보는 것입니다. 명상에서 중요한 것은 숨고르기이지만 숨고르기와 자세를 가지고 명상을 하려 들면 이미 아이들은 편하지 않습니다. 기분 좋은 생각과 미소가 지어지는 상상도 좋습니다. 잠시 몸을 쉬어주며 몸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마음으로 아픈 곳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내 몸이 땅과 하나가 되어 땅이 되기도 하고 새털처럼 가볍게 하늘 위를 둥둥 떠다니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친구와 서로 팔베개를 하고 누워 있기도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비오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아기스포츠단 아이들은 명상을 이렇게 말합니다. 또 하고 싶은 것! ”

 

몸 놀이 시간을 통해 통합 교육을 계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같은 연령별 통합 교육(반이 서로 다른), 다른 연령별 통합 교육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배움을 줍니다. 다섯 살 아이들은 여섯 살, 일곱 살 아이들을 보며 꿈을 키우고 여섯 살 아이들은 서로 돕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더욱 확고히 하고 일곱 살 아이들은 동생들에게 나눔을 통해 배움의 마지막 과정을 완성합니다. 다섯 살과 일곱 살 아이들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같이 탑니다. 일곱 살 아이들이 다섯 살 아이들에게 안전장구를 착용해 주며 방법을 알려 주고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동생 손을 잡고 함께 걸어 주기도 합니다. 몸 놀이 시간에는 공놀이를 알려 주기도 하고 함께 피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피구를 알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하지만 따로 하는 것도 있습니다. 일곱 살 아이들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인라인 하키를 하거나 인라인 피구를 하기도 합니다. 다섯 살 아이들은 언니, 형들의 이런 모습을 보며 나도 일곱 살 때는 저렇게 할 수 있겠지하는 꿈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통합 교육은 단순히 배우고 익히는데 머물지 않고 배우고 익힌 것을 나눔으로 진정한 배움으로 승화시킵니다.

 

4. 교육환경

 

1) 시설보다 더 중요한 교사

유치원의 주인은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과 매일 같이 지내는 사람은 바로 선생님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유치원을 다니는 동안에는 선생님이 엄마, 아빠보다 더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도 선생님이고 자유롭게 뛰어 노는 유치원이더라도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사람도 바로 선생님입니다. 교육환경도 무시 못 할 조건이지만 그러한 환경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선생님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을까요? 놀 줄 모르는 선생님이 아이들과 맘껏 뛰어놀 수 있을까요? 아이들을 진정 사랑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늘 들여다 볼 수 있을까요? 스스로의 삶이 불안정한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안정을 줄 수 있을까요? 학습을 주로 하는 유치원이라도 그 학습의 기초가 되는 아이들의 마음 돌봄을 모르고서 아이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알려 줄 수 있을까요? 정말 다행히도 유아 과정의 아이들은 그 어떤 교육과정을 배우게 되더라도 관계에서 오는 편안함과 호기심, 즐거움, 사랑받고 있다는 마음이 없이는 온전함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어떻게 배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유치원보다는 가능성과 희망이 살아 있는 유치원을 선택해야 하며 그런 유치원의 선생님들은 가능성과 희망을 아이들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진정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공부하고 실천해 나가려는 교사들의 몸부림이 살아 있는 곳, 그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생님,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진정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2) 마을 전체가 교실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생각하면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로 삼고 있는 것이 마을입니다. 한 아이를 온전히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을은 아이들의 놀이터요 배움터 그 자체였습니다. 누구네 아이인지 다 알고 지냈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이 필요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현대 도시는 그러한 전통적인 마을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서로 알고 지내는 전통적인 마을로 되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아이들에게 마을은 여전히 좋은 교육환경이라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기스포츠단은 아이들의 교실을 마을 속에서 찾습니다. 가깝게 걸어갈 수 있는 회관 옆 중촌놀이터, 학의천, 관악산, 인덕원 텃밭이 가장 좋은 교실이고, 안양인근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곳이라면, 우리는 교실삼아 기꺼이 나갑니다.

 

3) 장난감 없는 교실

언제부터인가 만들어진 장난감 상품이 집에, 교실에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보기 힘든 어른들(부모 혹은 교사)의 처지를 장난감 회사들이 마구 파고 들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난감하고 좀 놀아라, 나 좀 쉬게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장난감 가득한 공간에 익숙하게 되었고, 장난감이 없으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릅니다. 집뿐만 아니라 어느새 교실도 장난감이 가득해졌습니다. 그 소재도 아이들에게 유해성분이 가득한 플라스틱으로 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아기스포츠단 교실도 그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난감의 문제는 유해성분으로 된 소재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아기에는 친구들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놀이를 창조하면서 관계를 맺어야 할 시간도 모자란데 장난감하고만 놀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장난감을 없애보자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교사들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장난감을 없애고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아이들은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장난감을 없애니 아이들의 새로운 문화가 곧 만들어졌습니다. 그 후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무엇인지 함께 공부하면서 장난감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장난감에 익숙한 분들은 아기스포츠단 교실을 보며 놀랍니다. 교구재가 너무 없다고, 장난감이 너무 없는 것은 아닌 지라고.

 

4) 가능하면 직접 만든다.

거창하게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또는 절약하는 삶을 위해서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이면에 더 큰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이번 수업 시간에 필요한 것이 네모난 딱지 하나라고 했을 때 그것을 만드는 선생님의 손과 마음에는 이미 아이들이 들어 있습니다. 하물며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딱지도 그러한데 만드는데 일주일 또는 한 달도 걸리는 것을 없는 시간 쪼개가며 만드는 마음은 오로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유치원 수업을 하기 위해 팔고 있는 규격화 된 수업도구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굳이 다르게 생각하지 않아도 돈만 주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이들을 생각하는 과정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맞게끔 만들어져 있지만 그것을 직접 만드는 것에 비하면 어림도 없습니다.

매일 매일 아이들 손에서 선생님 손으로 전해지던 패트 병을 하나, 둘씩 모으고 그 속에 아이들이 자기만의 소원을 넣고 그것을 다시 모아 하나의 커다란 뗏목을 만들 때까지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마음을 담고 또 담았습니다. 그랬기에 학의천에 뗏목이 떴을 때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말을 서로 나누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 수 있었고 그것을 온전히 즐기며 놀 수 있었습니다. 겨울에는 아이들의 생각과 선생님들의 생각을 모아 썰매를 함께 만들 것이고 이 썰매를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눈밭 위를 달릴 것입니다.

 

5) 아빠, 엄마도 함께 배운다.

- 아빠 학교, 엄마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