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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이야기 이야기


1.

"선생님! 달봉이 이야기 해 줘요! 월요일이잖아요!"

월요일이면 달봉이 이야기를 합니다.

달봉이같은 선생님의 황당무계한 이야기.

하루 하루 기다림이 있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선생님의 사랑 가득한 이야기.

"선생님! 비 와요! 만득이 이야기 해 줘요!"

비가 오면 만득이 이야기를 합니다.

장난꾸러기 심술꾸러기 도깨비들을 만나는

요상하고 괴상한 만득이 이야기.

비가 오면 나타나는 괴상망칙한 도깨비들.

투둑 투둑..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탄성을 지르는 아이들입니다.

하늘에서 땅으로

이야기 보따리가 떨어집니다.

"선생님! 그림 그려왔어요. 그림 동화 해 줘요!"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오면

뒤죽박죽 그림을 섞어

그림 동화를 들려줍니다.

그림 속 친구들과 나누는 즉석대화입니다.

"히히히... 헤헤헤"

아이들의 웃음이 묻어나는 손때 묻은 그림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모습은

살랑살랑 더운 바람에 흔들리는

여름 들꽃같습니다.

선생님은 이야기를 참 많이 합니다.

달봉이 이야기, 만득이 이야기, 그림동화 이야기

어젯밤 꿈 이야기, 갑자기 생각 난 재미있는 이야기

아이들만 보면 터져나는 봇물같은 이야기.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선생님과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만나

선생님도 아이들도 행복합니다.

"선생님도 이야기 듣고 싶다!"

귀를 당겨 당나귀 귀를 만드는 선생님

아이들이 이야기합니다.

" 선생님은 이제 이빨 안 아파요? 우리 형아요 어제 밤에 이빨 뺐어요"

" 나는 텔레비젼 안 보려고 하는데요 우리 누나가 자꾸만 텔레비젼을 켜요"

선생님의 이야기는 꾸며 낸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는 살아있는 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의 이야기는 꿈 같은 이야기 이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는 꿈 같이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 이야~ 너희들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선생님이 만나

아이들도 선생님도 행복합니다.

이야기로 만나 이야기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2.

쉴새없이 쏟아지는 아이들의 이야기

이 녀석, 저 녀석 이야기를 들을라치면

두 개밖에 없는 귀가 원망스럽습니다.

비질 하며 이야기 듣고

설겆이 하며 이야기 듣고

곱게 빗은 머리 고무줄 엮으며 이야기를 듣고

왼쪽 귀로 듣고 오른쪽 귀로 듣고

귀가 모라르면 눈으로도 듣고

눈도 모자르면 손으로도 듣고

들어 주기만 하더라도 모자란 시간입니다.

들어 주기만 하더라도 신바람이 나는 아이들입니다.

이래라 저래라 하기 전에

이전 모습 저런 모습을 보여 주고

이런 말 저런 말 하기 전에

이런 말 저런 말을 들어 줍니다.

말 하기 전에 먼저 듣고

듣기 위해 마음을 다합니다.

마음에도 문이 있다 합니다.

똑똑똑 두드릴 수 없는 문이 있다 합니다.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열면

누구나 들어 올 수 있고

내가 먼저 마음 문을 닫으면

나도 들어 갈 수 없다 합니다.

마음과 마음을 다하는 이야기는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정겨운 이야기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행복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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