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놀이 선생님은 몸 놀이만 하는 게 아니야.
몸 놀이를 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 많아.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해.
요즘 아기스포츠단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놀이를 이야기할까?
일단 몸 놀이 선생님은 아이들 몸을 잘 알고 있어야 해.
예전에 이 말을 했더니 어떤 체육 선생님이 그러데?
다섯 살 정도 되면 어떤 운동 능력을 소화할 수 있고
또 어떤 것은 일곱 살이 되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냐고.
그래서 내가 그랬지.
그런 건 책에서나 보라고.
내가 말하는 것은 그런 수치나 통계 자료를 말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아이들 몸을 말하는 거라고.
물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옷을 갈아입어야 하잖아.
아이들이 옷을 벗고 입을 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
아이들이 스스로 하기 힘들어 하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해.
그리고 한 번에 여러 명의 아이들을 도와야 하기 때문에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하고.
아이들은 옷을 아무데나 벗는 경향이 있어.
그래서 바구니에 꼭 넣을 수 있도록 바로 도와야 해.
몇 초만 지체해도 이게 누구 옷인지 금방 모르게 돼.
옷들이 여기 저기 널리니까.
수건도 바로 바로 빼서 수건 바구니에 따로 빼 놓아야 해.
왜냐면 그 이유는 뒤에 나와.
그리고 특히 물 젖은 수영복 상의를 벗을 때(예전에는 남자 아이들 수영복이 하의만 있어 편했는데 요즘에는 상, 하의가 다 나오고 게다가 긴팔도 있어)는 만세를 하라고 해.
그러면 밑에서 위로 바로 벗겨 줄 수 있어.
그리고 수영모 안에다 수영복을 다 넣어서 달라고 해.
이것을 우리는 ‘만두 만들기’라고 해.
이렇게 해야 탈수기로 수영복을 같이 짜도 수영복을 찾기가 쉽거든.
수영복을 짜는 사이 샤워한 아이들을 한 명씩 닦아줘야 해.
아이들 스스로 수건으로 닦으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자기 수건도 못 찾고 안 닦는 곳이 더 많아서야.
수건 바구니에서 이름을 보고 수건을 찾아서 한 명씩 불러서 닦아 주는데
수건에 이름이 없으면 주인 찾는데 애를 먹어.
아이들은 샤워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으니까!
(수건에 이름이 없는 아이들, 꼭 좀 적어주세요. ㅠㅠ)
수건으로 닦아 줄 때도 재빨리 닦아 주는 방법이 있어.
하도 많이 하다 보니 굉장히 빠르게 할 수 있어.
아이들도 이제는 선생님하고 호흡이 착착 맞아.
“ 만세 하세요~ ” 하면
두 팔을 쫙 펴고 들고, 그러면 선생님이 빠른 손놀림으로 상체를 닦아주고
“ 다리 벌려 주세요~” 하면
선 자세로 두 다리를 벌려 주고, 그려면 선생님이 후다닥 하체를 닦아 준 후
목에 수건을 걸어주지.
그리곤 아이들이 옷을 입으러 가.
물론 옷 입는 것을 도와주는 선생님도 있어.
마지막에는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줘.
남자 아이들은 그나마 머리가 짧으니까 다행이야.
머리를 말릴 때도 뜨거운 바람으로 하면 안 돼.
아이들도 싫어하고 오히려 머릿결만 상해.
그래서 선선한 바람 모드로 말려줘.
모든 순서가 끝난 아이들은
자기 수영복을 가방에 넣었나 놓고 가는 것 없나 확인하고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
옷 갈아입히는 얘기만 했는데 지면이 다 되어 가네?
그런데 뭐 어디 물놀이 뿐이겠어?
시작부터 정리까지 놀이에 따라 해야 할 일들이 다양해.
하지만 말이야.
선생님이 정작 몸 놀이 시간보다
몸 놀이를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더 힘들고 더 많은 시간이 들어도
아이들과의 몸 놀이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아이들의 이런 반응 때문이야.
오늘은 일곱 살 아이들과 물놀이를 했는데 한참 놀던 중에 한 녀석이 그러데?
“ 달봉샘! 이게 꿈이야? 진짜야? ”
그래서 “ 진짜지! ” 하고 말했더니 아주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물에 풍덩 하더라구~~~! ♣
'유아 몸 놀이 연구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웃음 (0) | 2017.08.21 |
---|---|
교사 성장을 위한 동력! (0) | 2017.07.24 |
작은 아이들과의 캠프 (0) | 2017.07.14 |
교사도 교사를 보고 배운다! (0) | 2017.07.04 |
예민한 부모와 아이들 (0) | 2017.07.03 |
노는 게 다르다!! (0) | 2017.06.21 |
선생님은 알고 있지~! (0) | 2017.06.09 |
수영장에 물 놀이하러 갑니다~! (0) | 2017.06.07 |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 (0) | 2017.05.25 |
뗏목 타기 (0) | 2017.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