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는다.
살아있음을 느끼며
천천히 숨을 쉰다.
숨결 따라 하루를 되짚어간다.
순서 없이 아이들 얼굴이 떠오른다.
늘 나를 웃게 해 주는 녀석들이 있다.
만남이 곧 웃음인 녀석들이다.
내게는 그 녀석들이 바로 행복이다.
때 묻지 않은 녀석들
분명 이 녀석들도
때를 묻히며 살 테지만
고운 때만 묻히기를 빌어본다.
얼굴이 겹쳐지는 녀석도 있다.
좋으면서도 싫은 표정
새로운 언어를 터득하게 해 준 녀석.
고맙다.
또 한 녀석이 떠오른다.
가슴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녀석
하지만 녀석과는 아직
마음 길이 닿지 않고 있다.
못내 안타까운 마음만
가슴에 묻을 뿐이다.
언젠가는 녀석과도
한 마음이 되겠지.
부디 그때까지 선생님이 곁에 있도록
허락해 주길.
가만히 생각하면
떠오르지 않는 녀석도 있다.
마치 그림자처럼 형체만 있는 녀석.
오늘 내가 놓친 녀석이다.
다음에는 꼭 가슴에 담아와야지.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욕심만 느나보다.
가슴은 늘 그 가슴인데
담고 싶은 녀석들은
계속 늘어만 간다.
..........
내 죽어 천국에 가지 못한다면
아이들과 이미 천국에서 살다 가기 때문이라
생각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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