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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산책 아품을 합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방학을 한지 3일이 지났습니다. 세수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양치질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깨비 머리로 회관을 걸어 다닙니다. 도깨비가 되어 회관을 산책합니다. 복도입니다. 바닥에 즐비하던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습니다. 여섯개의 빈의자가 보입니다. 의자를 두고 항상 책상밑에서 책을 보던 윤정이가 보입니다. 책상밑에서 책을 보면 더 재미있다고 합니다. 책이 재미있는 것인지 그렇게 책을 읽는것이 재미있는 것인지 재미있다고 합니다. 동화책을 깔고 기차길을 만들던 정훈이가 보입니다. 선생님이 지나가면 기차길을 팽개치고 기차길을 벗어나 교실로 도망가던 정훈이 기차입니다. 토끼에게 사과껍질을 줍니다. 눈두덩이 까만 용기 온몸이 연탄처럼 새카만 토토(갑자기 이름이 헷갈립니다.... 더보기
희망 빛 작은 기억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몸이었을 때 두팔과 두다리로 내려다 본 곳은 아마도 커다란 빵 공장이었던것 같습니다. 작은 기억이 있습니다. 채 떠지지도 않는 눈을 떠가며 아버지 어깨에 실려 밤기운에 정신을 차렸을 때는 가로수 나무 아래에서 동생들과 울음을 터뜨리고 있는 일곱살난 아이였습니다. 두 눈에 무서운 불길이 치솟는 것이 아마도 집에 불이 났던 모양입니다. 작은 기억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무서운 음성이 들립니다. 아무말도 못하고 아무말도 못하는 동생들과 함께 그렇게 오랫동안 기차를 타 보기는 처음입니다. 아침 햇님이 미국햇님인 것처럼 생각하게 한 높다란 빌딩과, 머리 꼭대기에서도 한참이나 높이 있는 다리를 본 것은 국민학교 4학년 어느 여름날 아침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지금껏 가슴.. 더보기
아빠 산타 빨간 옷... 하얀 수염.. 검은 벨트.. 허허 웃음 지으며 안경 쓴 산타할아버지 빼빼마른 산타할아버지 홀쭉한 산타할아버지 험상궂은 산타할아버지 산타할아버지가 갑니다. 커다란 카세트를 싣습니다. 흥겨운 케롤송이 숨어 있습니다. 선물 꾸러미들을 조심 조심 싣습니다. 아이들의 기다림이 숨어 있습니다. 종이를 펼칩니다. 오늘 선물을 받을 녀석들의 이름이 잔뜩 적혀 있습니다. "자.. 출발하시지요" 루돌프가 엔진을 달고 고삐대신 핸들을 잡고 하늘대신 차도를 달리며 아이들을 찾아 갑니다. "자.. 준비되셨지요?" 굴뚝대신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산타 할아버지다" 장난감을 손에 쥔 어린아이가 산타할아버지를 반깁니다. "안녕.. 메리 크리스마스" 훌륭합니다. 고개질이 한번.. 카세트를 틉니다. 아파트 골목골목 케롤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