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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옥길동 나들이 길

나들이를 갑니다. 가방을 메고서.

가방 안에는 맛있는 도시락이 있습니다.

오늘은 나들이 길에 점심을 먹습니다.

소풍을 가듯이 견학을 가듯이.

오늘은 다른 길로 가 보기로 합니다.

밭길을 따라 구불탕 구불탕.

걸음마다 놀란 개구리 폴딱폴딱 도망갑니다.

절로 나오는 노래. "개울가에 개구리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은행나무 숲에 섭니다.

숲이라 하기에는 작고 작지만

가운데만 폭- 쉼터가 있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너희들 이 숲이 얼마나 예쁜 줄 아니? 여름에는 초록 잎으로 하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이 되면 온통 노란 세상이란다. 그뿐 인줄 아니? 겨울이 올 때쯤이면 노랗게 깔린 은행침대에서 폭신폭신 놀 수도 있거든. 그래서 선생님은 여기에다 선생님의 마음을 심을 꺼야. 은행나무처럼 예쁘게 자라도록 말야..."

"정말이요?"

"그럼... 마음도 잘 심으면

은행나무처럼 멋지게 잘 자랄꺼야.

은행나무처럼 튼튼하게 자랄꺼야."

"빨리 보고 싶다."

고개 들어 바라 본 하늘에

은행나무 꿈을 꾸는 아이들이 걸립니다.

"선생님! 배고파요!"

"그래, 그럼...우리 밥 먹을까!"

"네!"

11시가 겨우 넘었는데

꼬르륵 배 시계는 밥 달라 야단입니다.

약수터에서 한숨쉬고

한달음에 약수터 작은 산을 오릅니다.

"여기서 밥 먹으면 되겠다!"

눈을 감습니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과

귓불을 간질이는 새 소리를 들으며.

엄마가 싸 주신 맛있는 도시락에

산들산들 바람을 비빕니다.

새들이 톡톡 흘려주는 콩알 같은 울음들이

아이들 작은 가슴 체하지 말라 두드려 줍니다.

"무슨 놀이할까?"

"숨바꼭질이요"

밥 먹기가 바쁘게 놀이가 시작됩니다.

"이야~ 여기는 정말 숨을 곳이 많다."

"선생님이 먼저 술래해요"

"그래! 그럼 스물까지 센다! 자... 하나- 둘- 셋..."

나뭇잎이 잎을 들어 아이들을 숨겨 줍니다.

커다란 나무둥치 엉덩이를 쏘옥 빼고 감싸줍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꼭꼭 숨어라..."

나뭇잎 사이로 동그란 눈 네 개.

"찾았다!"

나무둥치 옆으로 조그만 엉덩이 한 개.

"찾았다!"

숨는다 숨어도 숨을 줄 모르는 아이들...

보물을 숨기듯 마음 마저 꼭꼭 숨기는

커다란 어른들이 생각납니다.

선생님도 그런 어른들 중의 한 명은 아닌가!...

부끄러워 또 다시 숨고 싶은 마음...

숨바꼭질을 하듯 숨은 마음을 찾아봅니다.

아이들 마냥 싱긋 웃으며 나오기를 바라면서...

"얘들아!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옥길동 작은 산, 작고 작은 은행나무 숲을 걸으며

숨바꼭질하듯 힘겹게 찾은 마음 몰래 몰래 심고 갑니다.

둥실 둥실 구름 마냥 하늘 걷듯 가벼운 마음...

옥길동 나들이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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