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맨 땅에는 매일 가면서
꼬랑지 빠져라 흔들어도 나는 쳐다도 않 보구
짧은 내 다리 반 도 안 되는 녀석에겐
큰 놈, 작은 놈 힘들겠다 죄-다 뽑아 주면서
진흙탕 뒹굴어 온 몸이 흙 빛이 되어도 나는 나 몰라라 하구
에게게~ 겨우 하루 비 안 오면
목 마르겠다 호수로 펑 펑 넘치면서
배고파 컹컹 짖으면 시끄럽다 나만 야단맞구
쬐끔한 놈 나 보러 올라치면
왕- 문다 못 오게 하구선
맛도 없는 저 놈의 들풀들에겐
시도때도 없이 가게하구
풀 잎 하나 떼면서도 ' 미안 ' 하면서
점심 한 끼 훌쩍 넘기고도 내겐 아무 말도 안 하구
나고 지고, 나고 지고, 나고 지고
저 놈의 들 풀들
세 번 지고 세 번 날동안
컹컹 짖고, 컹컹 짖고, 컹컹 짖었지만
큰 놈이나 작은 놈이나 나만 미워해!
나는 개 인데!
털 많네~ 늑대로 만들고
벌렁 코네~ 돼지로 만들고
나는 나는 개만 되고 싶은데!
끙 하고 뱉은 똥, 다시 먹다가도
하늘보고 한숨지니 구름만 생기네.
바다야! 바다야!
먼저 하늘 간 내 친구, 바다야!
거기는 어떠니?
거기는 좋으니?
내 이름이 하늘인데
왜 네가 갔니?
배 대고 눕다가도
등 대고 돌아눕는, 내가 하늘인데
왜 네가 갔니!
...옥길동 텃 밭에 문지방이 설 때부터...
...돼지 코 강아지, 늑대 털 강아지. 하늘이는...
...땅 위에서 하늘처럼 옥길동을 지켜 온 친구랍니다...
...그런데, 요즘 하늘이가...
...심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조그만 아이들이나 커다란 선생님이나...
...하늘이 있는데, 없는 척 하니까요...
...하늘이 있는 줄 고개 들어야 알 수 있듯이...
...하늘이 컹컹 짖으면 있는 척 해야 한답니다...
...반가운 척 해야 한답니다...
...그래야 하늘이, 온전히 하늘이가 된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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