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달봉샘의 성장통

행복에는 밤낮이 없다!


해 뜨고 방긋웃고

종종걸음 재촉걸음

한 발 앞서 마음 보내고

겨울바람 신바람 차가운 줄 모릅니다.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슴깨 너울거리는 녀석들이

하룻밤 사이에 졸아 들었습니다.

큼지막한 질경이반 녀석들이

올망졸망 질경이반이 되었습니다.

처음보는 녀석들이 많아지고

호기심도 많아지고 물음표 투성입니다.

신나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흔들리는 눈빛이 고정되는 순간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깔깔 웃음이 쏟아집니다.

선생님은 친해지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선생님이 내보이고 아이들이 주워담고

마음과 마음이 서로 얼르고 견주다가

탁 하고 부딪히는 그 소리가 참 좋습니다.

학기초에는 종종 아저씨가 됩니다.

어른이고 남자면 무조건 아저씨입니다.

'선생님이야'그래도 아저씨입니다.

맘 좋은 녀석들은 그래도 선생님은 붙여 줍니다.

아저씨 선생님!

마술을 보여줍니다.

달봉이 이야기를 합니다.

100가지 놀이를 하나씩 펼칩니다.

우헤헤헤 이히히히

태엽감는 웃음소리에

선생님은 장난감 병정처럼 열심히 걷습니다.

매일 걷은 길이지만

매일 다른 녀석들과 함께 합니다.

매일 새로운 길입니다.

꿀꺽-

햇님 삼키는 소리가 들립니다.

전화벨이 울립니다.

"여보세요"

"질경이반 선생님이에요?"

"누구니?"

"저에요. 지원이"

"아..지원아..그래.. 학교는 잘 다니니?"

"재미없어요"

"왜? 운동장도 넓고 놀이터도 많고 교실도 크잖아.."

"재미없어요"

"뭐가 재미없는데?"

"선생님이 화장실도 안 가르쳐 주고 화장실 가래요.

그리고, 교실도 되게 작아요. 책상만 많고.

재미있는 것도 없어요. 선생님도 놀아주지 않구요"

"초등학교는 ymca하고는 다르니까 그래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재미있어질꺼야.

지원이가 재미있는 것을 스스로 찾게 될테니까"

"선생님은 뭐해요?"

"응? 일하고 있지?"

"무슨 일 하는데요?"

"내일 뭐하고 놀까.. 생각하는게 일이지"

"재미있는 일이네..."

"그래.. 정말 재미있는 일이야"

"내일 또 전화해도 되요?"

"그럼. 얼마든지... 내일 전화할 때는 학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 줘"

"재미있는게 생기면 해 줄께요"

"그래. 그럼, 기대할께..."

"선생님, 사랑해요"

"그래. 선생님도 많이 많이 사랑해"

"먼저 끊으세요"

"지원이가 먼저 끊어"

"알았어요. 선생님. 사랑해요"

"지원아! 사랑해!"

졸업한 녀석들의 이름위로

질경이반이 된 녀석들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기억은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 곱게 접어 잘 넣어두듯이

옷장에는 졸업한 녀석들의 이름이 숨어 있습니다.

한바퀴 훠이 둘러보는 교실안에는

밤낮없는 선생님의 행복이 가득합니다.

선생님의 행복에는 밤낮이 없습니다.

'달봉샘의 성장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앙금이  (0) 2010.05.05
태권도 몸살나다!  (0) 2010.05.05
뒤로 달리기  (0) 2010.05.05
이 세상 모든 것은 생명이어라.  (0) 2010.05.05
왕 눈  (0) 2010.05.05
가슴으로 만나기  (0) 2010.05.05
세 개의 눈  (0) 2010.05.05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  (0) 2010.05.05
출근 길  (0) 2010.05.05
부메랑  (0) 201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