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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터

릴레이로 맞이하는 29번째 회원 김성길 회원을 소개합니다!!

-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어린 달봉샘 -

작성자: 김창욱(달봉샘)

김성길 회원은 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신 제게 하나뿐인 저희 아버지이십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시느라 세상과 싸워오신 아버지

나의 하나 뿐인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사셨습니다.

가족을 위해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그렇게 사셨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입고 싶은 것을 입고

먹고 싶은 것을 먹게 하기 위해

아버지는 자식들 곁에 있을 때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늘 바깥사람이었습니다.

- 부산 큰 고모와 함께 -

이런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은 젊은 날의 아버지만큼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십니다.

하지만 아들은 그런 아버지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어 아버지의 바람처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아버지 같은 아버지는 되지 말아야지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이 못내 섭섭하셨습니다.

아들은 이런 아버지가 못내 부담스러웠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버지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아픔을 주었지만

제 가슴이 아파 아버지의 가슴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지 않기 위해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이의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빠들을 만나

좋은 아버지는 아버지가 생각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아이들이 가슴으로 느끼는 아버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월이 스무 해나 지났습니다.

 

어느 날 우연찮은 날에 아버지의 가슴과 아들의 가슴이 만났습니다.

그렇게 만난 가슴들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릅니다.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 아버지도 어린 아이처럼 울고

가슴 속에 어린 아이를 품고 사는 아들도 자리에 주저 앉아 펑펑 울었습니다.

하루 하침에 서로에게 가슴 자리를 내어 줄 수는 없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가만히 가슴에 안으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들은 세상에 하나 뿐인 아버지를 위해 그리고 그 아버지의 자랑스런 아들이 되기 위해

20년 동안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빠들과 살아 왔던 이야기를 가슴으로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 아버지의 리어커 -

한 때는 젊은 시절 배운 제과 기술로 제과점과 빵공장까지 운영하며 떵떵거리고 산 날도 있었지만

가세가 기운 후부터는 다시는 손에 밀가루를 묻히지 않겠노라 결심하시고 

빵 만드는 일 빼고는 안 해 본 일없이 별의별 일을 다 해 오신 아버지이십니다.

 

아버지는 지금도 하루에 두 가지 일을 하십니다.

늘 그렇게 부지런히 살아오셨던 만큼 지금도 그렇게 살고 계십니다.

구청에서 마련해 준 동네 청소 일과 폐지 줍는 일이  현재까지 하고 계시던 일이었습니다.

- 아버지의 오토바이 -

오래 걷는 것이 힘든 아버지께서는 오래 전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계십니다.

나이도 있으시고 늘 조심하시는 편이시라 항상 저속 운전만 하십니다.

 

그런데 며칠 전, 교통사고가 나셨습니다.

오토바이로 천천히 골목을 나오시다가 일방통행로로 달리던 자동차와 부딪히셨습니다.

머리와 팔, 다리를 다치셨습니다.

뇌출혈이 있고 팔, 다리 뼈 골절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1차 수술을 마치시고 중환자실에서 쉬고 계십니다.

못난 아들은 아버지 곁을 수시로 지키며 아버지 시중을 들고 싶어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아들 걱정 해서 해만 지면 얼른 집에 가라고 성화십니다.

브라질에 살고 있는 결혼한 막내 아들이 1년에 한 번씩 한국에 들어오는데

교통사고가 난 다음 날, 동생이 8개월된 딸을 데리고 입국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몸도 가누지 못하시는 가운데에도

미리 준비해 두신 친손주에게 줄 반지를 가져오라고

병간호는 됐으니 집에 가서 얼른 가져 오라고....

아버지는 언제나 그런 분이셨습니다. 

제 몸보다는 자식들을 먼저 챙기시는.

-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시절의 일기 중에서 -

 

아버지를 그렸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인 얼굴과 얼굴의 주름살 그리고 손에 난 수많은 상처와 다리의 상처들.

못난 아들은 아버지 몸에 큰 수술 자국이 두 군데나 있는 것도 이번에 병원에 입원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40년 된 다리 인대 수술 자국과 20년 된 팔 인대 수술 자국.

 

아버지와 닮은 것이 너무나도 많은 아들

그런 아들이 자신을 보면 이제는 늘 아버지가 보입니다.

아직은 늦지 않아서 천만다행입니다.

오늘도 그랬듯이

아버지의 아들로서 살아갈 날들에 내일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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