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들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심장 소리만 콩콩 들려오는
3월의 검은 들판에서
초록의 꿈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술래는 고개를 돌려 움직이는 것을 찾습니다.
3월의 따사로운 햇볕에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는 솔솔 바람에
아이들의 얼굴은 초록웃음으로 씰룩거립니다.
체육실 마룻바닥에서 찾는 무궁화 꽃은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침묵의 얼굴입니다.
밟기도 전에 부스러지는
흙내음에서 피어나는 무궁화 꽃은
움직이지 않는 듯 살아있는 생명의 얼굴입니다.
"선생님 밥 먹을래요?"
돌멩이로 갈아 만든 흙 알갱이들을
흙 묻은 손에 담아 건네이는 아이들의 손 주머니에는
살아있는 하얀 쌀밥이 가득 입니다.
새롭게 만든 교구장에
파란 페인트를 뿌리며
파란 머리, 파란 옷이 될 때까지
투명한 햇볕에 파란 하늘이 담길 때까지
파랗게 웃는 얼굴이 자랑스러울 때까지는 몰랐습니다.
노랑나비 한 마리 팔랑거리며
교구장 위를 사뿐 사뿐 걸어가면서
파란하늘 예쁜 교구장이
노랑나비 팔랑 날개 짓에 고개를 떨굴 때에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예쁜 것은 생명이라는 것을..
봄은 생명의 이름이라는 것을..
엉덩이를 부벼가며
흙먼지를 발라가며
아이들의 깨끗한 옷에 누런 봄기운이 묻어 납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돌아보는 술래의 두 눈에는
파릇파릇 살아나는 봄이 기운들이 모두가 술래입니다.
다음은
봄 손님들이
봄의 주인들이
모두가 술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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