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먹여 살리시느라 세상과 싸워 오신 아버지,
나의 하나 뿐인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사셨습니다.
가족을 위해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그렇게 사셨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입고 싶은 것을 입고
먹고 싶은 것을 먹게 하기 위해
아버지는 자식들 곁에 있을 때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늘 바깥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아버지가 나이를 먹어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이 젊은 날의 아버지만큼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십니다.
하지만 아들은 그런 아버지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어
아버지의 바람처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같은 아빠는 되지 말아야지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이 못내 섭섭합니다.
아들은 이런 아버지가 못내 부담스럽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버지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아픔을 주지만
제 가슴이 아파 서로의 가슴을 느끼지 못합니다.
아들은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지 않기 위해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이의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선생님이 됩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빠들을 만나
좋은 아버지는 아버지가 생각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아이들이 가슴으로 느끼는 아버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월이 스무 해나 지났습니다.
어느 날 우연찮은 날에 아버지의 가슴과 아들의 가슴이 만났습니다.
그렇게 만난 가슴들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릅니다.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 아버지도 어린 아이처럼 울고
가슴 속에 어린 아이를 품고 사는 아들도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서로가 서로에게 가슴 자리를 내어 줄 수는 없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가만히 가슴에 안으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에 희망을 가져 봅니다.
그리고 이제 아들은 세상에 하나 뿐인 나의 아버지를 위해
그리고 그 아버지의 자랑스런 아들이 되기 위해
20년 동안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빠들과 살아 왔던 이야기를
가슴으로 써 내려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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