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이 수영장에 앉아 있습니다.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몸 놀이 선생님은 물에 들어가 레인 선을 걷어 냅니다.
“ 달봉샘은 왜 준비운동도 안 하고 물에 들어 가? ”
“ 달봉샘은 위험을 무릅쓰고 물에 들어가는 거야. 너희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서. 선생님은 그래야 하거든 ”
아이들은 수영장 물 바깥에서 선생님은 수영장 물 안에서 함께 준비운동을 합니다.
수영장 안전 지킴이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들이 수영장 난간에 앉습니다.
몸에 물을 묻히고 발로 물장구를 친 후에 천천히 물에 들어옵니다.
“ 달봉샘! 나 좀 던져줘! ”
물을 좋아하는 아이는 선생님이 번쩍 들어 던져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떤 아이는 선생님 어깨 위에 올라서서 뛰어 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는 선생님 손길도 무서워 뒷걸음질 칩니다.
그 표정이 안쓰러워 더 이상 다가서지는 못하고 편 손을 아이가 잡아줄 때까지 기다립니다.
무엇이든 자신이 생기면 활기가 생기고 재미가 붙습니다.
반면 경계가 생기면 움츠려들고 두려움이 붙습니다.
누구나 경계하는 것이 있습니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많고 적을 따름입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고 있노라면 나름 스스로 물에 대한 도전을 합니다.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낮은 곳을 찾아 몸을 내려 보기도 하고.
친구들이 재미있게 노는 모양을 보는 아이의 표정은 안전한 곳에서 이미 친구들과 놀고 있습니다.
쉽게 빨리 되는 방법은 없습니다.
도전은 언제나 진지하고 천천히 일어납니다.
한 번, 두 번 작은 도전들이 쌓이고 쌓여 자연스러움으로 뭉쳐질 때까지
멀지 않은 곳에서 관심을 보여주고 기다려주고 손을 내밀 뿐입니다.
아무리 유능한 교사라도 아이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아이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떤 결정을 하든 그 결정을 끝없이 받아주고 재촉하지 않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발만 물에 담갔다면 ‘다음 시간에는 무릎까지 담가 봤으면 좋겠다’ 는 것이 교사의 마음이지만
다음 시간에는 오히려 ‘발도 담그지 않을 거야’ 라고 아이가 결정할 수 있음도 인정해야 합니다.
성장이란 점점 높아지고 커지는 것의 연속이 아니라
높아졌다 낮아졌다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가운데 높아지고 커가는 것임을 믿습니다.
“매일 수영장에 갔으면 좋겠다” 고 하는 아이들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일 수영장 가는 날이야?” 를 묻는 아이들 사이에서
어느 쪽 상관없이 따뜻한 가슴을 내어 주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은 오늘도 수영장 가는 버스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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