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는 아이를 보면 욕심이 납니다.
아이를 낳아 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
부모가 되어 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잘 하는 아이를 보면 욕심이 납니다.
이것이 부모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내 아이가 잘 하는 아이였으면
우리 아이들이 잘 하는 아이였으면 하는 마음 말입니다.
아이들과 축구를 하면서 축구를 잘 하는 아이들을 보면 욕심이 납니다.
다른 아이들도 저 아이만큼 축구를 잘 했으면
잘 하는 아이가 조금만 더 잘 했으면 하는 욕심이 납니다.
누구나 욕심은 날 것 같습니다.
꼭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더라도
내 아이가 잘 했으면 하는 욕심은 날 것 같습니다.
선생 노릇을 하면서 한 가지 깨닫게 된 것이 있다면
축구를 잘 하는 아이는 무엇보다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축구를 좋아하면 잘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잘 하게 하기 위해 좋아하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욕심이 이를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에서 시작한 욕심이라도
욕심은 욕심입니다.
욕심은 생긴 그대로를 인정하지 않는데서 출발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욕심은 생기지 않습니다.
욕심이 없을 때 비로소 편안해집니다.
그리고 편안해지면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열립니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나 부모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도록 도와야합니다.
남들만큼이 아니라
내 아이가 하고 싶은 만큼
남들이 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 아이가 좋아하는 만큼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합니다.
좋아하면 그것만으로도 잘 하는 것입니다.
2011년 10월 29일
대전에서 전국 YMCA 유아 축구대회가 열렸습니다.
풀씨 축구단 어린이들도 참가했습니다.
풀씨 축구단 어린이들 중에는
축구를 잘 하는 아이도 있고
잘 못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하는 아이 못하는 아이 할 것 없이
대회 참가에 마음이 설레고
대회 전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모습이 어떻게 보였던지 간에
대회 날에는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한 모습은 누구랄 것도 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풀씨 축구단은 7명이 한 팀이 되는 경기에
4팀이 참가했고 4팀 가운데 한 팀은
우승을 차지해 우승기를 받았습니다.
우승을 한 팀은 한 팀이지만
그 중에 축구를 잘 하는 아이는 몇 안 되지만
우승은 팀이 만든 결과이고
풀씨 축구단 모든 아이들이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손가락 꼽아가며 축구 대회를 기다리고
머리카락이 매일 젖도록 열심히 뛴 풀씨 축구단 모든 아이들의 결실입니다.
이러한 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있다면
어느 아이 할 것 없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제는 분명히 알겠습니다.
잘 하는 것의 의미는 지금 모습의 실력만이 아니라
아직은 다가오지 않은 다가올 내일의 가능성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가능성에 대한 오해에서 욕심이 생겨났듯이
그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풀씨 축구단 모든 아이들에게 축하를 보내 주세요.
풀씨 축구단 모든 아이들이 기뻐하고 행복해 하듯이.
그리고 그것이 아이들의 가능성을 보다 분명히 하는 일이고
아이들이 축구를 더 좋아하게 하는 일이며
결국에는 의심의 여지없이 모든 아이들이 축구를 잘 하게 하는 일입니다.
그것의 이름이 축구이든
그림 그리기이든 만들기이든 달리기이든
책 읽기이든 종이접기이든 밥 먹기이든 장난하기이든 말하기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내 아이가 지금 좋아서 하고 있는 바로 그것
그것이 바로 내 아이의 가능성을 실현시켜줄 열쇠입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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