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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금붕어야. 미안해. 오늘은 견학가는 날입니다. 풍선을 단듯이 모두들 들뜬 마음입니다. 도시락 뚜껑을 열고 벌써부터 입맛을 다시는 녀석도 있습니다. 신나게 노래하며 바라보는 창밖은 모두가 친구입니다. 오늘은 견학가는 날입니다. 부천 생태박물관입니다. 아이들의 눈이 왕방울 사탕이 되었습니다. 방울옷이 귀여운 꽃사슴, 푸른목을 자랑하는 공작, 손가락을 쫄새라 촐랑되는 거위, 한잠 늘어지게 자고있는 누렁이까지 모두가 아이들의 친구입니다. 예쁘게 정돈되어 있는 박재된 곤충들은 무척이나 시시합니다. 시원스레 흐르는 물줄기를 타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한무더기의 금붕어떼가 있습니다. 손을 넣어 어항을 만듭니다. 조그마한 손어항에 금붕어가 들어찹니다. 아이들이 성화입니다. "저두요.. 나두..." 솜털같은 손아귀에 금붕어가 춤을 춥니다. .. 더보기
새 식구가 생긴 날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병아리입니다.. 가정에서 키우던 병아리 네 녀석이 이사를 왔습니다. 두마리는 초등학생이고 두마리는 사춘기를 겪고있는 고등학생입니다. 이사온지 하루가 지났습니다. 초등학생 병아리 두 녀석이 키보다 세배나 되는 울타리를 넘어 동네마실을 다닙니다. 군데 군데 화장실을 만듭니다. 여기 저기 병아리 놀이터입니다. 고등학생 병아리 두 녀석은 동생들이 부러운지 연신 바깎세상을 염탐합니다. 병아리 형제들과 함께 시작되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파리떼가 나타났습니다. 웽웽 거리며 오토바이족이 되어 회관을 질주합니다. 간섭쟁이 파리떼입니다. 무엇을 하든 간섭합니다. 욕심꾸러기 파리떼입니다. 무엇을 먹든 먼저 먹으려 합니다. 지저분한 파리떼입니다. 복길이 화장실에도 앉았다가 이내 희망이 얼굴에도 다가옵니.. 더보기
내 삶이 부끄러워질 때 가끔씩 아주 가끔씩 내 삶이 부끄러워질때.. 어떻게 하시나요? 조그마한 아이들 앞에서 신명나게 율동체조를 하다가 갑자기 이런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질때.. 그래서, 작은 손모양, 발구름이 어색해 질때.. 저는 저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 작고 가날픈 얼굴속에서 세상을 다 감싸안을듯한 환한 웃음이 피어나는 그런 얼굴을요. 가끔씩 아주 가끔씩 내 삶이 부끄러워질때... 어떻게 하시나요? 모든이들이 그림자 꼬리마져 감추고 가버린 넓고 어두운 회관에 혼자 덩그라니 남았을때 여전히 길게 드리운 내 그림자가 마구 부끄러워 질때 저는 그림자 밟기 놀이를 합니다.. 휘영청 밝은 달빛에 그림자가 좋은 벗이 되어 줍니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내 삶이 부끄러워질때.. 어떻게 하시나요? 아이들과 함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