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녀석이 고개를 빼꼼 내밉니다.
"선생님! 선생님은 우리가 가고 나면 뭐해요?"
"왜?"
"궁금해서요"
오늘은 방학을 하는 날입니다.
"선생님! 선생님은 방학 때 뭐하세요?"
"왜?"
"궁금해서요"
선생님이 묻습니다.
"너는 집에 가서 뭐하니?"
"왜요?"
"궁금해서!"
오늘은 방학을 하는 날입니다.
"너는 방학 때 뭐할꺼니?"
"왜요?"
"궁금해서!"
아이들이 돌아가고 나면
선생님은 궁금해합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어떻게 지낼까 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아이들은
멀어서 가는 선생님을 보면서 궁금해합니다.
선생님은 지금부터 무엇을 할까 하고.
방학을 하고 나면 궁금해집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지낼까 하고.
방학을 하고 나면 궁금해집니다.
선생님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고.
궁금함은 끊어지지 않는 관심인 것 같습니다.
궁금함은 보이지 않는 사랑인 것 같습니다.
궁금함은 손잡을 수 없는 손길인 것 같습니다.
한 장 한 장 카드에 이름을 적으며
아이들의 얼굴을 떠 올려 봅니다.
'사랑하는 녀석들아!
방학동안 게으르지 말고
방학동안 겨울잠만 자지말고
방학동안 더 많이 놀고
방학동안 더 신나게 놀고
그래서 더 튼튼해지고 더 건강해져서
선생님 가슴까지 올라
까칠까칠한 머리칼
가슴으로 두근거리게 해다오.
사랑한다. 이 녀석들아!'
궁금함은 우리가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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