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가고 난 현관에 두 선생님이 앉았습니다.
"작년 이맘때에 해바라기가 피지 않았나요?
옥길동 해바라기는 키도 크고 얼굴도 컸었는데..."
"아직 이르지 않은가요.. 해바라기가 피기에는...
작년 저쪽에 실한 해바라기가 하나 있었는데
씨 좀 받아둘까 했더니 금방 없어지더라구요"
"춘곤증, 식곤증에 졸음이 솔솔 오네요"
"그것이 봄의 매력이 아닌가 싶네요"
"올해도 장미가 필까요? 작년 겨울 때아닌 장미가 피고 졌었는데..."
"아마도 피겠지요. 올해도 때아닌 날씨니까..."
꽃 중에서 채송화가 특히 좋다는 선생님과
해바라기 마냥 얼굴 내밀고 앉아
볕을 쬡니다.
"지리산 반달곰이 이번 겨울동안 겨울잠을 못 잤다고 하네요.
겨울이 다 지나서야 조금 추워져서
그때서야 동면에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2040년이 되면 서울 기온이
저쪽 서귀포 쪽 기온이 된다고 하는데..."
이상한 날씨에 괴상한 기온에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자연마져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도 봄은 참 좋네요. 이렇듯 얼굴 내밀고 해바라기 할 수 있으니..."
봄이 왔습니다.
우리네 마음에도 때아닌 날씨와 기온에도 봄은 여지없이 따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