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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죽음에 대한 경험


일요일 오후

오랫만에 집 안 대 청소도 하고

빨래통의 빨래도 빨고

나른한 기운에 스르르 낮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얼마나 잤을까?

가슴이 터질듯한 답답함에 눈을 뜹니다.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숨통이 막힌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벌떡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현관문으로 뛰어 갑니다.

문을 열고 억지로 기침을 해 봅니다.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순간 ' 죽을 것 같다 ' 라는 생각이 온 몸을 휘감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 얼굴이 떠오릅니다.

위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임종 전 숨을 쉬지 못해 힘들어 하시던 모습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조금씩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친 숨을 내쉬면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져 앉습니다.

' 이게... 무슨... 일이지? '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

무섭고도 당황스럽습니다.

죽음을 느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머리가 지끈 거립니다.

온 몸이 쇳덩어리 같습니다.

기운이 다 빠져 나간 듯

껍데기만 입고 앉아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 갑자기..이게..무슨.. 일이야.... '

왜 그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선풍기를 틀어 놓기는 했어도

창문이 열려져 있었고

방문도 현관문도 열려 있었는데...

청소를 마치고 먹었던 떡 탓일까?

떡을 먹고 한참이나 지난 후에 자리에 누웠는데

떡이 걸린 것 같지도 않고...

가위에 눌린 것인가?

꿈을 꾸지는 않았는데

갑작스런 호흡곤란에 눈이 떠진것인데...

알 길이 없습니다.

단지 그 순간의 공포만 살이 돋듯 남아 있을 뿐.

무엇을 해야 될지도 모르게 앉아 있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한 듯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얼어 붙은 느낌입니다.

아무도 없었던 그 순간

죽는다는 것 보다

혼자라는 것이 더 무서웠다는 느낌.

일요일 오후

갑자기 찾아온 죽음에 대한 느낌은

내 모든 것을 송두리채 뒤흔드는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어쩔 수 없는 공포에서 더욱 간절해지는

오로지 모든 것이 하나가 된 그 순간

살아있음을 뼈져리게 감사하게 만드는

있는 그대로의 전율이었습니다.

짧은 순간의 그 엄청났던 공포는

삶에 대한 단 하나의 이유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존재함의 이유를 알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나는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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