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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졸업생 캠프


일곱 살!

8년 째 머물러 있는 나이입니다.

8년동안 일곱 살 담임만 여덟 번.

매년 한 살씩 나이를 먹지만

매년 다시 일곱 살이 되는 선생님입니다.

8년 전 일곱 살 아이들은

지금은 중학교 1학년

열 네살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일곱 살이 아닌 아이들을 만날 때면

선생님 마음에 무지개 색 추억이 떠오릅니다.

작고 소중한 일곱 살 기억에

늘 함께하고 있는 선생님

참으로 행복한 추억입니다.

오늘은 졸업생 캠프를 가는 갈입니다.

이제는 일곱 살이 아닌 녀석들과

일곱 살 때의 예쁜 기억을 더듬으며

이박 삼일간의 만남을 갖는 날입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이른 새벽에 눈을 뜹니다.

여름휴가와 함께 저절로 시작된 새벽맞이는

힘겨움없이 아침을 깨웁니다.

아버지 기침하시기도 전에

캠프갈 준비를 모두 마칩니다.

" 아버지! 저 오늘 아이들하고 캠프가요 "

" 캠프? 허구헌날 캠프가냐, 너는 "

" 그게 일 인데요, 뭐. "

" 언제 오는데? "

" 이박 삼일이에요. 수요일날 와요 "

" 비 온다는데 잘 갔다와라. "

" 예! 다녀오겠습니다. "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섭니다.

꼬르르륵~ 꼬르르르륵~

건강을 위해 저녁을 먹지 않으니

자연히 아침부터 배가 고픕니다.

24시간 김밥집으로 갑니다.

맛있는 제육덮밥이 먹고 싶습니다.

텔레비젼에서 올림픽 경기를 보여줍니다.

2002년 월드컵 때가 생각납니다.

월드컵 시작하기 며칠 전에야

우리나라에서 월드컵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텔레비젼이나 신문을 보지 않으니

세상소식에는 감감 무소식인 것이 당연하였습니다.

더욱이 만나는 사람들이 아이들이 전부이다 보니

알콩 달콩 꿈에 빠져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뉴스는 가끔씩 보고 있지만

안 보는 것이 더 좋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맛있게 아침식사를 마칩니다.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천천히 아침 길을 걷습니다.

졸업생 캠프 첫째 날 !

만남에 대한 기대와 기쁨으로

흥얼거림이 절로 생깁니다.

이제부터 즐거운 캠프가 시작됩니다.

참으로 여유로운 아침입니다!

비가 옵니다.

빗물에 젖은 은빛 우산 살을 바라보며

우산 속 작은 하늘

비 소리를 듣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데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충분한 행복에 넘치는 행복을 더합니다.

살며시 눈 감으면

이박 삼일 간의 행복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여유로운 아침

약속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모이는 장소에 도착합니다.

몇날 며칠도 기다렸는데

두 시간은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옥길동 현관에 노란 의자 꺼내놓고

작은 아이들 실은 큰 버스를 기다리던,

일곱 살 그 때의 그 행복처럼

선생님은 오늘도 기다림의 행복 속에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

기다리던 녀석들이 자동차에서 내립니다.

" 우와~ 많이도 컸다. 요 녀석! "

품에 안으니 넉넉한 품이 꽉 찹니다.

학부모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 선생님은 여전하시네요. 변한게 없으세요 "

변할 수 있나요

요 녀석들이 일곱살 적 모습 그대로

가슴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데요

늙을 수도 잊을 수도 없는 행복이 이 안에 잔뜩 있는데요.

" 오랫만에 뵙네요. 건강하시죠? "

" 그럼요. 선생님도 참 좋아 보이세요 "

그럼요. 안 좋을 수 있나요.

오늘이 어떤 날인데요.

한 녀석 한 녀석

그립던 모습이 두 눈에 선명해 질 때마다

행복에 겨운 선생님

어쩔 줄을 모릅니다.

표현할 길 없는 행복입니다.

마지막 한 녀석까지

모든 녀석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 자! 이제 출발합니다. 다녀오겠습니다!! "

학부모님들의 배웅을 받으며

흥분 가득 버스는 출발합니다.

버스 안의 광경은 더욱 뜨겁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녀석들

그동안의 안부를 묻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 자! 얘들아! 버스 출발했다. 버스에서 일어나지 않기! "

" 선생님! 달봉이 이야기 해 주세요 "

보자마자 달봉이 타령 하는 녀석들.

일곱 살 때 그렇게 듣고도 질리지도 않는지

달봉이 달봉이....

그래도 싫지 않습니다.

요 녀석들... 잊지 않고 기억 해 주는 것이

너무나도 고맙고 신통방통 하기만 합니다.

" 달봉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즐거운 캠프, 첫 번째 시간을 갖어야지. "

" 뭐 할껀데요? "

" 차 안에서의 재미있는 놀이 시간! "

" 이야호~ "

버스가 들썩들썩합니다.

노래소리

함성소리

웃음소리

행복한 소리 가득합니다.

견학을 가든, 캠프를 가든, 수영장을 가든

어디를 가든 흥얼 흥얼 노래 부르던 녀석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옆구리만하던 녀석들이

이제는 가슴만큼 성큼 올라섰다는 것.

" 여기 어디쯤인 것 같은데... "

기사 선생님의 말에

어느덧 캠프장은 코 앞입니다.

" 얘들아! 다 왔다. "

" 벌써요? "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면

엉덩이 씰룩씰룩 지겨울 때도 되었지만

바깥 한 번 내다볼 새 없이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캠프장입니다.

" 자! 가방 잘 메고 천천히 내리자. 놓고 내리는 것 없나 잘 보고.

캠프장까지는 좀 걸어야 하니까 짐 무거운 친구 짐은 같이 좀 들어주고..."

덩치가 커진 녀석들은

가방도 커졌습니다.

그래도 성큼 성큼 걷는 것이

이제는 일곱 살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 여기가 캠프장이야. 우리가 이박삼일동안 함께 지낼 곳! "

콩 상자를 쏟아 놓은 듯

여기저기 흩어지는 녀석들입니다.

쫑알쫑알 온갖가지 이야기를 담고서.

" 얘들아! 모이자. 밥 먹기 전에 먼저 모둠을 나누어야 돼. "

캠프하면 모둠활동입니다.

전체가 함께 움직이기에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재미도 없어서

선생님 한 분에 여섯, 일곱명의 아이들이 한 모둠이 됩니다.

졸업생 캠프는 졸업생이라는 믿음이 만들어 준 캠프입니다.

모둠도 아이들이 직접 짜고

오늘, 내일 할 일도 직접 짜면서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놀이하는 캠프입니다.

모둠을 짜는데 어려움이 생깁니다.

오랫만에 만난 선생님과 아이들은

생각을 나누고 맞추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나서는 녀석들은 나서는 녀석들대로

눈치보는 녀석들은 눈치보는 녀석들대로

모이는 듯 싶다가도 흩어지는 모습입니다.

' 이대로 하다가는 안 되겠다 '

선생님들이 방법을 만드는 동안

아이들과 다시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둠을 짜야하는 이유

모둠을 여섯, 일곱명으로 해야 하는 이유

여자, 남자가 공평하게 들어가야 하는 이유

여러가지 이유를 이야기 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강조합니다.

모두가 스스로 선택해야 해야 한다는 것!

웅성웅성 아이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여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대로

남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대로.

여자 아이들은 총 열 한명

세 명씩 세 모둠으로 나누자고 합니다.

두 명은 중학교 1학년 언니들이니까

모둠을 따로 만들자고 합니다.

남자 아이들은 총 열 여섯명

초등학교 3학년 형들은 세 명이니까

3학년끼리 한 모둠을 만들고

나머지 아이들은 네 명씩 세 모둠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러자 세 녀석이 불만입니다.

함께 하고 싶은 친구가 한 명밖에 없다는 불만입니다.

또 한 녀석은 혼자서만 하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세 녀석과 다시 이야기를 나눕니다.

혼자서 하겠다는 녀석은

따로 선생님과 이야기를 합니다.

함께 하고 싶은 친구가 한 명밖에 없다던 녀석들은

남은 아이들과 모둠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모둠 만들기가 끝났습니다.

힘들게 만들어진 모둠이지만

아이들 스스로 만든 모둠이기에

아무도 불만스럽지 않습니다.

혼자서 하겠다던 녀석도

모둠활동을 하기로 결정하고 옵니다.

이제는 모둠 선생님을 결정할 시간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잘 모르는 선생님도 있는 까닭에

제비뽑기로 결정하기로 합니다.

" 이 -야~ 호! "

" 에- 이~ "

좋아하는 목소리와 실망한 목소리가 뒤섞여

모둠 놀이가 시작됩니다.

" 자! 우리 뭐 부터 할까? "

" 피구해요! "

" 피구? "

" 네, 피구, 피구, 피구, 피구... "

" 알았어. 그런데, 오늘 할 놀이를 다 짜고나서 시작하자.

그래야 나중에 다시 짜지 않지. "

" 음.. 그럼, 피구 2시간, 축구 2시간! "

여자 아이들이 눈을 흘깁니다.

" 여자친구들은 싫은가 봐. "

" 그럼, 너희들은 뭐가 하고 싶은데? "

" 수영이요 "

" 수영? 그래 맞아. 우리 모둠에는 물놀이 배도 있잖아."

" 좋아요. 그럼 수영 1시간, 피구 2시간, 축구 1시간해요 "

" 왜 피구만 많이 해? "

" 피구가 재미있으니까 "

" 피구도 좋지만 수영도 좋아. 수영도 2시간 해 "

해가 지기 전에 결정이 날까 했는데

어느새 놀이가 정해집니다.

" 그럼, 이제 우리 수영하러 가요 "

" 그래! 자.. 그럼.. ?... 잠깐! "

" 왜요? "

" 그런데, 우리 무슨 모둠이지? "

" ............... "

" 모둠 이름이 없잖아 "

한 번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모둠 이름은 쉽게 지어집니다.

자연 모둠!

" 자, 자연 모둠 친구들, 수영하러 가자! "

수영복을 갈아입기 위해 문을 연 순간

'자연 모둠' 이라는 이름표를 단 아이들이 지나갑니다.

" 에잉? 너희도 자연 모둠이야? "

" 네, 우리가 먼저 정했어요. "

" 음...... "

" 얘들아! 저기에 자연 모둠이 또 있다! "

" 그럼, 우린 왕 자연 모둠해요! "

" 왕 자연 모둠? "

그때부터 우리는 왕 자연 모둠이 되었습니다.

수영을 하러 갑니다.

손에 손에 고무 풍선을 들고서.

" 너희들 어디갔다 오니? "

다른 모둠을 만납니다.

" 동네 한 바퀴 돌고 왔어요 "

" 아참, 길을 확인 안 했구나 "

" 왜요? 길을 확인해야 해요? "

" 응, 저녁에 손전등만 들고서 밤 놀이를 할껀데

선생님없이 너희들끼리 해야 하기 때문에 해 있을 때 길을 먼저 익혀둬야 해. "

" 그럼, 수영하러 가면서 한 바퀴 돌아요 "

" 수영복 입고서? "

" 그럼 어때요? "

하긴.. 그래도 될 듯 합니다.

모두들 겉 옷을 입고 있으니...

길을 걷습니다.

들풀 사이로 난 조그만 돌멩이 길.

당장이라도 달려가 풍덩 몸 담그고 싶은 개천을 따라

한참을 걷습니다.

" 뭐가 이렇게 멀어요? "

" 그러게? 참 멀다 "

그래도 다행입니다.

구름만 많았지 비가 오지 않아서.

" 선생님! 그만 가요. 그냥 설명으로 해 줘요. 그래도 할 수 있어요 "

" 정말? "

" 네! "

" 좋아, 그럼.. .잘 들어 "

마침 선생님도 다리가 아프기 시작한지라

잘되었다 싶어 설명을 합니다.

" 이리로 쭈-욱 가면 다리가 하나 나와.

그러면 그 다리를 건너서 동네 사이길로 계속 걸으면 다시 숙소로 올 수 있어.

어때? 찾을 수 있겠어? "

" 네! 쉬워요 "

" 그래. 그런데, 길은 쉬운데 길이 멀어서 좀 힘들겠다..

짧은 길로 다시 만들어야 겠다."

" 이제 수영하러 가는거죠? "

" 그래.. 저기.. 개천을 막아놓은 둑 위로 건너가자... "

다른 한 모둠이 벌써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 앗! 자연모둠이다..."

자연모둠 선생님과 아이들이

개울가 물오리처럼 동동 떠서

물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 우리도 해요! "

" 그래! "

신바람이 났습니다.

풍덩! 풍덩!

물장구를 치는 녀석들.

선생님은 발을 내 딪으며

물 깊이를 확인합니다.

" 선생님! 뭐 하세요? "

" 응? 어디가 얕고 어디가 깊은지 알아보는 거야.

깊은 곳이 있으면 안 되니까... "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목에 메달리는 녀석들.

물을 뿌려대는 녀석들.

신나는 물놀이가 시작됩니다.

첨벙 첨벙 물장구 소리

푸헤헤헤 웃음 소리

쉼 없이 울어대는 메미소리

해 지는 줄도 모르게

시간은 몰래 몰래 잘도 흘러 갑니다.

 

 

피구를 합니다.

수영을 마치고 샤워를 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밖으로 나와 피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

일곱 살 때 허구헌날 하던 피구.

선생님이 있으나 없으나

공만 있으면 팀을 짜서 피구를 하던 녀석들.

그 녀석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졸업생 캠프는 2학년 이상만 오는 캠프입니다.

1학년은 1학년만 따로 캠프를 갖습니다.

며칠 후면 1학년들과의 캠프가 또 다시 시작됩니다.

1학년이 된 녀석들은 허구헌날 축구만 하였습니다.

' 내년에는 축구만 하겠는걸? '

" 선생님! 피구 안 해요? 어서 와요 "

" 알았어. 갈께! "

배 고픈줄도 모르게 뛰어 다닙니다.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보이지 않고

하늘에선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 비 온다! "

" 그래도 계속 해요 "

신명난 녀석들은 궂은 비에도 끄떡없습니다.

빗방울이 굵어 집니다.

" 선생님! 이제 축구해요 "

" 축구? "

" 네! 축구요. 비 올때 축구하면 재밌어요 "

다른 모둠 아이들도 달려옵니다.

다른 모둠 선생님들도 함께 옵니다.

" 선생님들 대 아이들 축구시합 어때? "

" 좋아요!! "

비가 오든 말든 축구공은 구릅니다.

우루루 뛰어 가는 아이들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는 선생님들

간지럼을 태우는 빗방울에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웃음이 그칠 줄 모릅니다.

" 이제 좀 쉬자! "

" 밤 놀이 해야죠 "

저녁을 먹고 앉은 김에 잠시 쉬어볼까한 선생님

여지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빨강, 노랑, 꽃무늬 우비를 입은 녀석들이

검은 밤에도 해를 달아 줍니다.

밤 놀이는 아이들끼리 길을 가는 놀이입니다.

길목을 지키는 선생님을 만나면

선생님과 함께 놀이를 해야합니다.

소리지도 그리기, 한 밤의 수수께끼,

검은 밤 숨바꼭질, 불빛 글씨 맞추기

네 가지 놀이를 통과하는 놀이입니다.

투둑 투둑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컴컴한 밤에 아이들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혼자 있자니 왠지 등골이 오싹합니다.

멀리 불빛들이 춤추는가 싶더니

점점 가까이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왔습니다.

" 선생님이 여기서부터 서른 걸음을 가서 불빛으로 글씨를 쓰면

무슨 글씨인지 맞추는 놀이야. 처음에는 한 글자, 그 다음은 두 글자,

마지막에는 세 글자. 할 수 있겠니? "

" 네! 할 수 있어요 "

전등을 들 때마다 불빛에 빗 줄기가 흔들립니다.

쑥덕 쑥덕 이야기 소리가 빗 물을 따고 전해집니다.

한 글자, 두 글자, 세 글자...

그렇게 네 번을 쓰고 나니 밤 놀이가 끝이 납니다.

" 선생님이 이야기 하나 해 줄까? "

" 무슨 이야기요? "

" 으응.. 저기.. 보이지? "

불빛으로 개천 건너 풀 숲을 가르킵니다.

" 작년에 엄마들하고 이리로 수련회를 온 적이 있었는데...

밤에 담력놀이를 했어. 그때 선생님이 귀신 역을 했는데

하얀 소복을 입고 긴 머리를 하고 나무 뒤에 숨어 있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 우히히히히' 하면서 달려나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역이었거든? "

" 그래서요? "

" 세 번째 모둠까지 놀래키고 신바람이 나서

다시 마지막 한 모둠을 기다리고 있었단다.

마침 발자욱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거야.

그래서 옳거니..하고 발소리가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 우히히히 ' 하면서 달려 나갔는데... "

" 그랬는데요? "

" 사람들이 놀라지도 뒤 돌아보지도 않고 그냥 계속 걷기만 하는거야.

너무 어이가 없어서 '여기요' 하고 불렀어.

그랬더니 걷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데

이상하게 얼굴이 보이질 않는거야. 아무리 깜깜한 밤이어도

오래 있으면 어둠에 익숙해져서 희미하게나마 얼굴이 보여야 하거든. "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 그래서 가지고 있던 전등을 들어 그 사람들을 비췄는데 "

" 비췄는데요? "

" 전등을 비추니 사람들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거야.

그래서 이상하다 싶어 다시 전등을 껐는데

그랬더니 다시 눈 앞에 그 사람들이 보이는 거 있지?

그래서 다시 전등을 켰지. 그랬더니 또 사라지는 거야.

참 이상하다 싶어 다시 전등을 껐는데 "

" 그런데요? "

" 글쎄 그 사람들이 바로 내 눈 앞에 서 있는거 있지? 얼굴도 없이! "

순간 아이들의 눈이 커다래집니다.

어깨를 때리는 비 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 깜짝놀라 ' 엄마야 ' 하고 소리를 질렀지.

다행히 그때 마침 뒤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 무슨 일이세요? ' 하고 묻는 목소리.

바로 네 번째 모둠이었어.

나는 재빨리 다시 전등을 켰지.

그랬더니 눈 앞의 그 사람들이 다시 사라져 버리더라구.

나는 네 번째 모둠을 놀라게 할 생각도 못하고

네 번째 모둠과 함께 부랴부랴 숙소로 돌아왔어.

정말 무섭고 으시시한 일이었어.

그 장소가 바로 저기야 .저기... "

" 정말 있었던 이야기에요? "

" 그럼, 작년에 진짜로 있었던 이야기야. 바로 저기에서 "

손전등에 비춰진 나무들 사이에서

금방이라도 무언가가 확- 튀어 나올 것만 같습니다.

" 무섭다! 선생님, 이제 가요. "

" 그래. 이제 가자. 비도 계속 오는데... "

하루를 마칩니다.

수북히 쌓인 벌레들을 쓸어낸 후

요를 깔고 이불을 놓습니다.

하루종일 놀기만 한 녀석들.

누워서도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대더니

한 순간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 아이구~ 이 녀석들.. 빨리도 잠 든다..."

온 몸이 나른합니다.

잠이 쏟아집니다.

눈 감으면 바로 꿈나라로 갈 듯 합니다.

얼핏 잠이 들었나 싶은데

한 녀석이 훌쩍 훌쩍 울기 시작합니다.

" 왜 그래? "

계속 울기만 합니다.

" 왜? 어디 아파? "

이마에 손을 얹어 봅니다.

미열이 느껴집니다.

" 꿈 꿨니? "

절레절레 고개를 흔듭니다.

" 그럼? 몸이 아파? "

끄떡끄덕.

" 어디가? "

" 머리하고 배가 아파요 "

" 알았다. 선생님이 해열제 가지고 올께..."

한참동안 비를 맞아 감기에 걸렸나 봅니다.

해열제를 먹인 후 몸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 걱정마. 선생님이 옆에서 지켜줄께. "

스르르 눕는 녀석.

언제 아팠나 싶게 금방 잠이 듭니다.

잠든 녀석 옆에 눕습니다.

' 요 녀석들하고 함께 자는 것도 참 오랫만이다 '

빙그르 미소가 지어집니다.

사르르 잠이 쏟아 집니다.

입가에 웃음을 남긴 채

그렇게 잠에 빠져 듭니다.

졸업생 캠프 하루가 지납니다.



 

캠프장의 아침은 일찍 찾아옵니다.

산과 물과 바람이 있는 곳.

자연스레 자연과 하나되는 아침입니다.

초등학생 캠프라 밤새 별탈없이 게운한 아침을 맞습니다.

유아들과 가는 캠프는 잠을 설칠 각오를 해야합니다.

밤새 칭얼거리는 녀석 달래줘야 하고

열이라도 나는 날이면 열을 식히기 위해 분주해 집니다.

엄마가 보고싶어 잠이 깨는 녀석들에게는 엄마가 되어 주어야 하고

잠결에 쉬 마려운 녀석이 있을라치면 함께 따라가 주어야합니다.

자는 듯 마는 듯 설잠에, 귀는 깨어 있는 밤이지만

그렇게 아이와 단 둘이서 갖는 시간이 무엇보다 행복합니다.

오히려 그러한 시간이 설레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 자! 일어나라. 잠꾸러기들아! 해가 벌써 하늘 꼭데기에 떴다! "

도깨비 머리에 부시시한 눈을 뜨고서 문밖을 내다보는 녀석들.

" 거짓말하지 말아요. 해 안 떴잖아요."

잠이 덜깬 목소리가 화답합니다.

" 체조해야지. 몸을 깨우는 아침체조!! "

뿌드득 뿌드득

몇백 년을 자고 있어난 듯

뼈마디 움직이는 소리가 납니다.

" 아이구~ 아이구~ "

움직일 때마다 한마디씩 던지는 녀석들.

" 할아버지들이냐? 이 놈들아. 자! 이제 체조 마치고 산책가자! "

얼른 손을 잡는 녀석.

아침에 느껴지는 손 길은 참으로 따스합니다.

뒷 산으로 오릅니다.

조금만 오르면 절이 있다 합니다.

굽이 굽이 산 길을 오르며

굽이 굽이 되짚어 내려오는 개울을 만납니다.

" 물 참 시원하겠다. "

" 선생님! 언제까지 올라 갈꺼에요? "

" 음... 일곱시 삼십분까지만 올라가자. 그리고선.. 에구.. 삼십 분이네.. 내려가자 "

" 우히히히... 선생님 정말 웃기다 "

젖과 꿀을 바른듯 맛있는 아침밥.

입으로 먹는 음식보다

몸으로 먹는 자연이 더욱 맛있습니다.

" 오전에는 추적놀이를 한다 "

" 추적놀이요? 우리가 만든 놀이는 언제해요? 피구 언제해요? "

" 음.. 추적놀이는 선생님들이 만든 놀이야. 하루에 하나씩! "

" 어떻게 하는 건데요? "

" 모둠 선생님들이 열가지 문제를 줄꺼야. 어렵지는 않지만

열심히 하지 않으면 두 시간 안에 풀 수 없어. 물론 재미있을꺼야. "

" 좋아요. 해요. 시작해요 "

뭉게뭉게 하얀 구름 하얀 하늘아래

추적놀이가 시작됩니다.

" 첫번째는 곤충 한 마리를 찾아서 10분동안 따라 다니기! "

" 벌레요? 10분동안 따라다니라구요? "

" 그래. 먼저 곤충을 찾자! "

" 선생님! 저기 있는 거미는 안 될까요? "

" 거미는 곤충아냐, 바보야! "

" 내가 왜 바보냐! 니가 바보지 "

" 여기에 바보없다. 멋진 친구들과 더 멋진 선생님만 있지. "

" 에이~ "

" 선생님... 그럼, 거미줄에 걸린 파리는 안 될까요? "

" 죽어있는 곤충은 안된데.. 살아서 움직이는 곤충을 골라야 돼 "

" 선생님! 저기 파리요! "

파리 한 마리가 윙- 나르다 벽에 달라 붙습니다.

" 자! 그럼, 파리로 정하자! 지금부터 10분동안 따라 다니기 "

" 제발~ 날아가지 마라. "

죽은 듯 움직이지 않는 파리.

" 선생님, 몇 분 지났어요? "

" 음.. 3분! "

" 이 파리 혹시 죽은거 아니에요? 꼼짝도 안 하잖아요. 만져 볼까요? "

" 안돼. 아까 날다가 앉는거 봤잖아. 그러다가 지붕 위로라도 올라가면 어떻할래?

지붕으로 따라 올라갈 수 없잖아. "

" 히히. .그래.. 맞아 "

10분이 지났습니다.

다행입니다.

" 파리야. 고맙다. 기다려줘서..."

" 자.. 그럼.. 두 번째 문제는... "

한 문제 한 문제 풀 때마다 재미가 솔솔합니다.

" 거참.. 누가 만들었는지 문제가 참 재미있지 않니? "

" 누가 만들었는데요? "

" 내가! "

" 에이~ 선생님... 잘난 체 하기는..."

이제 두 문제가 남았습니다.

" 음.. 이번에는 달팽이, 지렁이, 개구리 찾기! "

" 히히..그거야 식은 죽 먹기죠! "

개구리는 금방 찾습니다.

온 몸이 초록색인 작은 청 개구리.

" 초록색인데 왜 청 개구리라고 하지? 초록 개구리라고 해야지. 안 그러냐? "

" 선생님! 말만하지 말고 어서 달팽이나 찾아요! "

" 피~ "

아무리 찾아도 달팽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지렁이도 보이지 않습니다.

" 어떻한담? "

" 이상하다? 우리 유치원 다닐 때 유치원에는 지렁이, 달팽이 많았는데... "

" 그러게 말야...아! 좋은 수가 있다. 지렁이는 땅에서 사니까 혹시 땅을 파면 나오지 않을까? "

" 정말이요? "

벽에 세워진 부러진 삽을 들고 옵니다.

열심히 땅을 팝니다.

한 녀석 한 녀석 번갈아 가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칩니다.

" 정말 여기에 있기는 있는거에요? "

" 나도 모르지. 하지만 파다보면 아마 나올껄? "

" 선생님! 그러지 말고 딱정벌레나 거미로 바꾸면 안되요? "

" 안돼. 그대로 해야지.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어. "

파도 파도 지렁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땅만 깊어집니다.

" 음... 아홉번 째 문제 푸는 동안 열 번째 문제도 같이 풀까? "

" 네.. 좋아요. "

" 열번 째 문제는 속담 맞추기야. 여기에 글자판이 있지?

이 뒤죽박죽된 글자들을 순서대로 놓으면 속담이 만들어져.

그런데 필요없는 글자도 세 글자나 있으니까 잘 골라야 돼.

우리 땅 파면서 같이하자. "

한 녀석은 열심히 땅을 파고

또 다른 녀석들은 글씨 판을 바닥에 놓고 말을 만듭니다.

" 등 터진다? 등 터진다가 맞는 것 같은데? "

" 등이 어떻게 터지냐? 그런 말이 어딨냐? 그렇죠? 선생님? "

" 글쎄다? 선생님은 가르쳐 줄 수 없다! 너희들끼리 풀어야지. "

" 음... 이렇게 이렇게 하면.... 우? 래? 이게 뭐야~ "

" 아이구..힘들어. 땅 파는것 좀 바꿔 줘 "

" 알았어. 내가 할께.. "

둥치 커다란 나무 아래

올망졸망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뒤죽박죽 순서없는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 아! 알았다. 새우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야! 봐 봐.. 이렇게... 맞지? "

" 새우 싸움에 고래 등이 어떻게 터지냐? 고래가 더 큰데.."

" 그래.. 맞아 맞아. "

" 그럼..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단가? "

" 맞아 맞아.. 전에 배운 적 있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선생님 맞죠? "

" 딩동댕! 맞았다. 가서 다른 선생님께 보여 드리고 와라! "

" 이야하...... "

" 선생님.. 아무리 파도 지렁이가 안 나와요 "

구덩이가 제법 깊어 졌습니다.

" 어떻하지? "

달려갔던 녀석들이 달려옵니다.

" 선생님! 다른 모둠도 지렁이랑 달팽이는 못 찾았데요. "

" 그래? 그럼.. 우리도 그만 찾자..벌써 시간이 넘었거든.."

아쉽습니다. 문제를 다 풀고 싶었는데...

" 그냥 거미나 딱정벌레로 하자니까.."

" 야~ 선생님이 문제 바꾸면 안 된다고 했잖아. "

" 그래.. 최선을 다했으니 됐어. 아.. 이렇게 달팽이하고 지렁이가 보고 싶기는 처음이다 "

" 저두요. .히히히 "

" 우리 이제.. 뭐할까? "

" 이제 피구해야죠.. "

" 또 피구? "

하루종일 피구만 하는 녀석들..

지겹지도 않나?

어스름 저녁이 올 때까지 아이들은 피구만 합니다.

간간히 동그랗게 모여 앉아

369놀이, 손 놀이도 하지만

그래도 역시 피구만큼 오래하는 놀이는 없습니다.

이제는 정말 심판보기도 지겹습니다.

캠프 마지막 밤이 되었습니다.

꾸뻑 꾸뻑 벌써부터 졸고있는 녀석들이 보입니다.

" 선생님! 이제 자요! "

" 촛불의식 해야 해.. 애찬식말야.. "

" 아.. 우리 유치원 다닐 때 했던 그거요? "

" 그래. 맞아 "

동그랗게 앉습니다.

두 명이 나란히 초 하나씩을 들고서.

하나의 촛불이 옆으로 옮겨지며

둘, 셋, 넷.. 불을 밝힙니다.

커다란 촛불 동그라미가 됩니다.

촛불에 밝혀진 얼굴들이 촛불따라 흔들립니다.

너무나 보고 싶었던 녀석들.

이 녀석들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합니다.

가운데 놓여진 초판에 초를 넣고

빵 한 줌 떼어 서로 먹여주고

포도주스를 서로 먹여주며

얼싸안고 토닥이며 사랑한다 말합니다.

기독교 의식에서 비롯된 애찬식은

나름대로 의미를 되살리고 바꾸어

아이들에게 마음의 초를 밝혀 줍니다.

내 마음에서 서로의 마음으로

작지만 내 몸을 태워 주위를 밝히는 촛불처럼

사랑을 전하고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 자! 이제 다같이 초를 끕시다! "

" 후~ 욱! "

" 선생님! 이제 자는거에요? "

" 편지쓰고 자야지 "

" 선생님한테 써도 되죠? "

" 아냐! 오늘은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거야.

편지를 써서 주면 선생님이 집으로 붙여줄께. "

" 자기 자신에게 쓰라구요? 뭐라고 써요? 나한테? "

" 글쎄.. 그거야 네가 더 잘 알겠지?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

한 쪽에는 베개싸움을 하느라 난리입니다.

한 쪽에서는 봉숭아 물을 들인다 북적거립니다.

한 쪽에서는 귀신 이야기를 듣는다, 무섭다 소리치고 야단입니다.

한 쪽에서는 열심히 편지를 씁니다.

자기 자신에게 쓰는 편지..

몰래 읽어 보고 싶었지만 꾸욱 참고 가방에 넣어 둡니다.

스르르... 스르르...

아무도 청하지 않았는데도

제멋대로 찾아오는 잠에 취해 오늘도 그렇게 웃으며 잠듭니다.

" 선생님! 삼박 사일하면 안 되요? "

눈뜨자마자 한 녀석이 대뜸 말합니다.

" 그럼, 우리끼리만 삼박 사일할까? "

" 예.. 그래요 "

" 그래. 선생님도 그렇게 하고 싶다. 그런데.. 엄마들이 기다려서 가야 해. "

" 우리 엄마한테는 전화하면 되요. "

" 걱정마. 금방 또 만날 수 있을꺼야. 지금 이렇게 같이 있는 것처럼..."

오늘은 이박 삼일간의 캠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그렇게 놀고도 모자랐던지 아침부터 다시 피구를 하는 녀석들입니다.

" 자! 집에 가기 전에 깨끗하게 청소부터 하자! 우리가 올 때처럼. "

가방을 싸고 방을 쓸고 걸레질을 합니다.

한 녀석이 계속 울상입니다.

" 왜 그래? "

" 배가 아파요."

" 배가? "

" 체했나 보다 "

속지 좋아 않아 아침도 먹지 않았는데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 약 먹고 누워있자. 청소는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할 테니까"

마음 한 구석이 아픕니다.

아픈 녀석을 보면 선생님 몸도 마음도 아픕니다.

청소를 하면서도 힐끔힐끔 자고있는 녀석을 봅니다.

마지막 평가시간입니다.

" 피구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

피구만 한 녀석 입에선 역시 피구 이야기가 나옵니다.

" 귀신 이야기가 재미있었어요. 무섭기도 했지만... "

저마다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합니다.

" 전 하나도 재미없었어요"

" 정말? 재미있었던 게 하나도 없었어? "

" 네 "

" 잘 생각하면 있을 것도 같은데? "

" 없다구요 "

" 알았어... 알았어 "

녀석의 얼굴을 보니 재미없기만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제 떠날 시간입니다.

이박 삼일동안 뛰고 또 뛰었던 곳을 돌아보며

아이들 손 때 묻은 곳을 만져 봅니다.

" 집에 갈 시간이야. 일어날 수 있겠니? "

" 네 "

아픈 녀석을 일으켜 줍니다.

친구들이 가방을 들어 줍니다.

힘없는 손을 붙잡고 천천히 걷습니다.

부슬부슬 부슬비가 내립니다.

간간이 비가 오긴 했지만

아이들이 노는데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버스에 오릅니다.

이박 삼일간의 마지막 여정입니다.

골아 떨어질 줄만 알았던 녀석들이

이야기를 해 달라 난리입니다.

고개 숙이고 졸고 있던 녀석마저 일어섭니다.

" 알았어. 알았어 "

허구 헌날 캠프를 가는 선생님이지만

많고 많은 캠프장을 오갔던 선생님이지만

캠프장 가는 길은 아는게 없습니다.

언제나 뒤 돌아서서 아이들과 이야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버스는 출발한 곳에 닿고 있었습니다.

" 선생님! 고생 많으셨지요? "

" 고생은요... 재미있기만 하던걸요..."

" 선생님. 겨울에도 갈꺼죠? "

" 그래..겨울에는 눈썰매타러 가자"

" 이야호~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돌아서는 아이들 뒷 모습을 바라보며

선생님 가슴에 또 하나의 행복이 자라나고 있음을 봅니다.

이 세상에는 많고 많은 사랑과 행복이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누어도 부족하지 않은 사랑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도 모자라지 않은 행복입니다.

그 많은 사랑과 행복을 한 몫에 받은 듯

선생님 가슴에는 또 하나의 소중한 사랑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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