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태권도복이
뽀안 아기피부처럼 새하얀 태권도복이
이제는 검정바탕에 흰때가 되어 버린 장난꾸러기들의 태권도복이
넓다란 복도를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에 묻어버리는 그 귀여운 악동들을 입히고
오늘도 종횡무진 교실을 누비고 다닙니다.
허리에 두르라고 허리에 메어준 띠가
목욕탕의 할아버지 수건마냥 목에 걸쳐지고
산보가는 강아지마냥 줄줄 끌려 다니고
고기없는 낚시터의 미끼없는 낚시대가 되어
오늘도 아이들 손에 이끌려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무슨 띠에요?"
"응? 개띠! "
"그런띠도 있어요?"
"그럼.. 검은띠 다음이 개띠야"
"정말요?"
"넌.. 태권도 선생님 말도 못믿냐? 너.. 선생님 제자 맞냐?"
고개를 기웃거리며 달려갑니다.
빙그레 웃으며 달려갑니다.
헬리콥터마냥 머리위로 띠를 빙빙 돌리며 달려갑니다.
"얘들아 ! 선생님은 개띠래"
"띠 묶을 사람 이리와라"
아이들이 식당집 파리처럼 달려듭니다.
한줄기차가 한줄 탑이 되었다 스프링마냥 늘어납니다.
"밀지마라.. 선생님 넘어진다'
띠를 묶어주는 선생님은 쉴새없이 손이 움직이고
띠를 묶어달라 서있는 녀석들은 쉴새없이 입이 움직입니다.
"왜 목에다 묶어요?"
"너는 목에다 묶어야해.. 쉴새없이 떠드는 녀석들은 목에다 묶어야 해"
그러면 이내 허리의 띠들이 풀려지고
목에다 묶고 머리에다 묶고
띠들끼리 매듭을 지어 줄다리기를 하고
줄넘기를 해댑니다.
그래서 이런 장난은 시간이 넘쳐날때 아니면 절대 안합니다.
이녀석 저녀석 놀리고 울리고 얼래고 달래면서
한바탕 태권도를 하였습니다.
태권도를 배우러 오는지 장난을 배우러 오는지
그래도 이녀석들..
태권도 시범을 한다 하면 호랑이눈이 됩니다.
승급심사를 본다 하면 로보트 몸이 됩니다.
그 조그마한 체구에서 어디서 그런 힘들이 나오는지
그 조그마한 가슴에서 어디서 그런 목소리들이 나오는지
도복이 펄럭펄럭
선생님 가슴도 울렁울렁 거립니다.
집에 가는 길입니다.
띠를 묶어주면 슬그머니 내려서 배에다 살짝 걸치는 녀석
"배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어? 뱃속에 동생을 데려왔어?
선생님이 동생은 집에 두고 오랬잖아?"
푸후훗 웃으며 그녀석 대답합니다.
"김치하고 고기때문이에요"
"김치하고 고기가 뱃속에 동생을 집어넣으라고 그랬어?"
푸후훗 웃으며 그녀석 대답합니다.
"아니에요. 김치하고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너무 많이 넣어서 그래요.
김치하고 고기가 자꾸 들어가잖아요"
그녀석 표현이 한웃음 합니다.
"그래? 그럼 들어가지 말라고 하지.. 왜 자꾸 들어가게 입을 열어 줬어?"
"에이.. 내가 들어가라고 허락했어요.. "
"그렇구나. 그래서 네 배가 김치하고 고기로 가득찼구나..
선생님 배고프면 네 배에서 몇개씩 꺼내 먹어야 겠다"
" 안되요.. 오늘 집에가서 똥싸 버릴거에요.."
"잘가! 김치,고기 많이 먹은 녀석아!!"
"태.... 권.."
장난꾸러기 녀석들..
태권소리는 동네가 시끄럽도록 외쳐댑니다..
누가 뭐라해도
우리 귀여운 악동녀석들이
대한민국에서 태권도를 제일 사랑할 것입니다..
우리 구여운 악동들 보다
태권도를 더 잘 말하는 녀석 있으면
어디 나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