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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피터팬과 달봉이


달봉이는 7살입니다.

댕기머리에

펑퍼짐한 한복을 입고

눈을 반쯤 뜬채

눈을 반쯤 감은채

언제나 빙그레 웃고 있는 녀석입니다.

달봉이는 7살입니다.

어렸을적 보았던 텔레비젼 프로그램중에

모여라 꿈동산이라는 아이들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커다란 인형탈을 쓰고

시골길을 기우뚱 갸우뚱 뛰어가는 댕기머리 소년이 나옵니다.

노래가 들립니다.

'달봉아. 달봉아. 뭐하니? 달달봉아 달달봉아 뭐하니!'

우습지만 정겨운 목소리에

실수도 많이 하지만 정감어린 아이들의 친구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봅니다.

30명이 넘는 아이들과 첫대면을 하였습니다.

60개가 넘는 눈이 저를 바라봅니다.

당혹스럽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손발이 저리도록 어색한것은 처음 이었습니다.

조용하던 눈망울이 술렁술렁 거립니다.

재미가 없습니다.

하나 둘씩 재미를 찾아 갑니다.

아이들을 부를 수가 없습니다.

멍한 표정만이 조그만 의자위에 앉아 있습니다.

하루가 지났습니다.

또 하루가 지났습니다.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아이들 수만큼

한 아이의 표정이 아이들 수 이상으로

많고 많음을 바라봅니다.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 웃음입니다.

달봉이가 생각납니다.

30명이 넘는 달봉이가 있습니다.

달봉이가 아이들과 함께 뛰어 다닙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렇게

달봉이가 아이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그 아이들이 이제는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5학년입니다.

달봉이는 7살입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유치원을 다닐때에도

달봉이는 7살입니다.

언제나 7살 친구들이 있는 것처럼

언제나 달봉이는 7살입니다.

참으로 이상합니다.

그 아이들이 이제는 7살이 아니지만

그 아이들이 말합니다.

달봉이는 7살입니다.

외국에는 피터팬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달봉이가 있습니다.

아이들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언제나 아이이고

언제나 7살인

그런 친구가

달봉이입니다.

희망이의 나이 서른둘입니다.

언제인가 마흔이 될 것이고

언제인가 예순이 되겠지만

달봉이는 언제나 7살입니다.

희망이가 달봉이입니다.

'달봉아 달봉아 뭐하니? 달달봉아 달달봉아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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